
소아기 아토피피부염은 단순한 피부 질환을 넘어 환아의 수면 장애와 성장 지연, 나아가 가족 전체의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하는 중대한 보건 문제로 자리 잡았다. 이에 경기도는 질환에 대한 맹신이나 검증되지 않은 정보 대신,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자가관리 역량을 심어주기 위해 지난 13일 ‘2026 아토피 힐링데이’를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일방향적인 지식 전달을 탈피하고, 가정 내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올바른 건강 습관을 체화할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올해 행사에는 경기 남부 지역 아토피·천식 안심학교에 재학 중인 환아와 학부모 총 863가정이 참여를 신청하며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주최 측은 이 중 500가정을 선정해 질환 관리 안내서와 대용량 보습제가 포함된 ‘힐링키트’를 사전 배포했다. 이는 온라인 화상 교육을 통해 습득한 목욕법과 보습 요령을 종료 직후 가정에서 즉시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다.
전체 프로그램 구성 역시 보호자와 아동 모두의 눈높이를 충족하는 맞춤형 세션으로 채워졌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전문의 나정임 교수가 연자로 나선 특강에서는 아토피 관리의 핵심인 올바른 세정 방식, 골든타임을 지키는 보습제 도포법, 그리고 많은 부모가 오해와 두려움을 갖고 있는 치료용 연고의 안전한 사용 기준 등이 상세히 다뤄졌다. 전문가의 임상 경험이 녹아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일상적인 피부 장벽 관리가 왜 최선의 예방이자 치료인지 역설했다.
특히 이번 행사의 백미는 사전에 취합된 학부모들의 절박한 고민과 실시간 질의응답이 오고 간 소통의 시간이었다. 현장에서는 “성장 과정에서 자연 치유가 가능한지”, “야간마다 극심해지는 소양증(가려움증)을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 등 임상 현장에서 흔히 마주하는 현실적인 고충들이 쏟아졌다. 나 교수는 최신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개별 증상에 따른 대처법을 명확히 제시하며, 만성 질환 관리에 지친 보호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크게 덜어주었다.

아동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요소도 돋보였다. ‘아토피 빙고 게임’으로 명명된 세션에서는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질환 관리 수칙을 OX 퀴즈 형태로 풀어내며 흥미를 유발했다. 퀴즈 미션을 통과한 환아들에게는 소정의 리워드를 제공함으로써, 아이들 스스로 건강한 생활 습관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주도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했다.
일회성 교육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후속 장치인 ‘4주 보습 챌린지’는 이번 힐링데이의 실효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프로젝트다. 챌린지에 돌입한 가정은 한 달간 매일 환아의 피부 상태와 보습제 사용 여부를 스스로 체크하고 한 줄 일기를 기록하게 된다. 이 과정을 성실히 수행한 달성자에게는 추가 힐링키트가 보상으로 주어지며, 온라인 자조 모임에 합류할 자격도 부여된다. 환우 가족 간의 연대를 통해 관리 노하우를 나누고 투병의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심리적 지지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이번 온라인 힐링데이는 질병관리청과 경기도의 정책적 지원 아래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 설립된 경기도남부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와 비영리 공익법인 엑제마 파운데이션(Eczema Foundation)이 뜻을 모아 공동 주최했다. 두 기관의 유기적인 협력은 공공 보건 의료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역사회 중심의 알레르기 질환 관리망을 고도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행사는 아토피피부염이라는 만성 질환 앞에서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기 쉬운 현대 가정에 ‘검증된 의학 정보’와 ‘꾸준한 실천’이라는 명확한 해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4주간의 보습 챌린지와 자조 모임 연계는 단기적인 증상 완화를 넘어 평생에 걸친 자가 면역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전문가 중심의 일방적 처방전이 아닌, 가족 구성원 전체가 치료의 주체로 거듭나는 이러한 실천 중심 공공 의료 프로그램이 향후 전국적인 롤모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장윤석 경기도남부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장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흔들리지 않고 올바른 치료법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핵심이며, 이번 행사가 지친 환아와 부모의 마음을 위로하는 따뜻한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는 당부처럼, 올바른 지식과 따뜻한 연대가 질병을 극복하는 가장 강력한 백신임을 이번 행사가 증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