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도 비닐하우스에서 하루 10시간 넘게 일한다…이주 농업 노동자, 폭염 안전망의 사각지대

8월 현장 사례로 드러난 가이드라인 무력화

권고로만 남은 폭염 대응, 처벌 장치 부재의 구조

법·감독 체계 개편 없이는 건강 피해 반복된다

8월 현장 사례로 드러난 가이드라인 무력화

 

2026년 8월 10일, 섭씨 38도를 넘긴 비닐하우스 안에서 네팔 출신 이주 노동자가 하루 10시간 이상 작업을 수행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해당 사례는 Business and Human Rights Centre(이하 BHR)가 2026년 9월 10일 공개한 보고서에 실린 구체적 상황이다. 노동자는 고용주에게 휴식을 요청했지만, 고용주는 작업을 계속하도록 지시했다.

 

현행 폭염 안전 권고가 법적 강제력을 갖지 못하는 한, 이주 농업 노동자는 반복적으로 심각한 건강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현장 미비를 넘어 제도적 공백을 드러낸다.

 

BHR 보고서는 2026년 8월에 수집된 현장 증언과 관찰을 토대로,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가 38도 이상으로 올라간 날에도 농장주가 작업 중단 권고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폭염 안전 가이드라인은 폭염 경보 발령 시 비필수 야외 작업 중단과 2시간마다 휴식 제공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BHR 보고서가 조사한 현장에서 이 지침은 대부분 무시되었다. 수치와 현장 진술이 상황의 심각성을 뒷받침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네팔 출신 이주 노동자는 38도 이상의 환경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노동했다.

 

말레이시아 출신 이주 노동자들은 폭염 안전 가이드라인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했으며,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는 상황을 호소했다. 또 다른 비닐하우스에서는 세 명의 여성 이주 노동자들이 호박을 따는 작업을 하며 "덥다", "힘들다"고 반복해서 말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이들 역시 법적으로 보장된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했다. 고온 환경에서의 장시간 노동은 열탈진·열사병 등 온열질환 발생 위험을 급격히 높이며, 응급의료 체계 접근성이 낮은 농촌 지역에서는 건강 피해가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제도적 문제의 핵심은 폭염 대응 기준이 '권고'로만 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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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R 보고서는 이를 현장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권고는 준수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다. 농장주가 인건비·수확 일정 등을 이유로 지침을 지키지 않아도 현행 법·행정 체계로는 처벌하거나 시정 명령을 내리기 어렵다.

 

이 구조는 노동자의 안전을 사업주의 자율적 판단에 전적으로 맡기는 결과를 낳는다.

 

권고로만 남은 폭염 대응, 처벌 장치 부재의 구조

 

정보 격차도 구조적 문제로 작용한다. BHR 보고서는 일부 이주 노동자가 폭염 안전 가이드라인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했다고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상의 누락이 아니라, 고용주-노동자 관계가 언어·체류 신분·계약 구조에 의해 근본적으로 불균형화된 결과다.

 

정보 접근성이 낮은 환경에서는 권고나 안내가 실제 보호 수단으로 기능하지 못한다. 이번 한국 사례는 계절·농업 이주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 조건이 국제 인권단체 보고서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온 문제와 같은 맥락에 있다. 한국 농업 현장의 특수성은 이주 노동자들이 국내 식품 공급의 핵심 인력으로 기능한다는 점, 그리고 폭염이 빈번해진 기후 환경 속에서 온열 위험이 상시화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본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나, 국내 농촌 노동력의 고령화와 내국인 인력 부족이 이주 노동에 대한 농가의 의존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도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심화시키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현장 자율과 농업 현실을 고려하면 강제 규정은 과도하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법적 강제력의 부재가 안전 지침을 사실상 무력화한다는 점은 이번 보고서가 현장 증언으로 입증한 사실이다.

 

작업 중단 기준을 법적 의무로 전환하더라도 시행 방식은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다. 기온·습도·습구흑구온도(WBGT)·작업 강도를 기준으로 위험 수준을 명확히 규정하고, 위반 시 행정처분과 함께 보건 지원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이는 농가의 영업권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조치가 아니라,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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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적 함의는 단기와 장기 모두에 걸친다. 폭염 권고를 법제화하지 않으면 동일한 위험이 매년 여름 반복된다.

 

법적 강제력 부여와 현장 감독 강화를 병행하면 취약 노동자의 건강 피해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다. 다만 감독 강화는 단순한 점검을 넘어 통역·정보 제공, 의료 접근성 보장, 노동 계약의 투명성 제고와 결합되어야 효과를 발휘한다.

 

일부 규정만 강화하고 이러한 지원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장에서는 또 다른 회피 수단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법·감독 체계 개편 없이는 건강 피해 반복된다

 

결론은 분명하다. 2026년 8월 10일 보고된 사례와 9월 10일 공개된 BHR 보고서는 폭염 대응이 '권고' 수준에 머물 때 이주 노동자에게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정부와 지자체는 권고를 법적 의무로 전환하고, 위반 시 행정처분과 보건의료 연계를 명문화해야 한다. 농업 생산 체계의 지속 가능성과 노동자의 기본권 보호는 상충하지 않는다. 제도를 재설계할 의지가 있느냐의 문제다.

 

사회·복지 관련 법률·윤리 주의사항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개인의 복지 신청·수급·사회서비스 이용 의사결정을 대체하지 않는다.

 

사회·복지 관련 조치나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전문가 또는 해당 기관과 상담하고, 관련 법령(사회보장기본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노인복지법, 아동복지법, 장애인복지법 등)과 최신 고시·지침을 확인해야 한다. 기사에 언급된 정책·제도·통계의 효과는 개인·시기·지역·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최신 공식 자료와 전문가 의견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FAQ

 

Q. 현재 이주 노동자가 폭염 관련 피해를 입었을 때 어떤 구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나

 

A. 현행 제도 아래에서 이주 노동자는 고용노동부 외국인력 상담센터(1644-0644)나 지역 외국인노동자지원기관에 피해 사실을 신고할 수 있다. 다만 언어 장벽과 고용 관계의 불안정성 때문에 실제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지방자치단체와 노동단체, 외국인노동자지원기관이 연계된 통번역 지원과 긴급 의료 연계 창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향후 제도 개선 과정에서는 신고자의 체류 신분 보호와 보복 금지 조치가 법적으로 명문화되어야 실효성이 높아진다.

 

Q. 폭염 권고를 법적 의무로 전환하면 농가에 어떤 영향이 있나

 

A. 법제화 시 농장주는 기온·습도·습구흑구온도(WBGT) 등 기준에 따라 작업을 중단하거나 휴식을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며, 위반 시 행정처분이나 벌금이 부과된다. 단기적으로는 수확 일정 조정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온열질환으로 인한 노동력 손실과 의료비 지출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농가에도 유리한 구조다. 정부가 환기 설비·그늘막·휴식 공간 설치에 대한 보조를 병행하면 소규모 농가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법제화 논의에서는 과학적 기준 설정과 농가 이행 가능성, 지원책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Q. 이주 노동자가 폭염 안전 정보를 제대로 전달받으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A.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해당 언어로 된 안전 가이드라인 제공이다. 이주 노동자가 주로 사용하는 네팔어·베트남어·인도네시아어 등으로 폭염 경보 기준과 휴식 권리를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 입국 초기 고용허가제 교육 단계에서 폭염 대응 내용을 의무 교육 항목으로 포함시키는 방안도 실효성이 높다. 나아가 농장주가 노동자에게 가이드라인을 고지했는지 여부를 고용 계약서에 확인란으로 명시하는 방식으로 이행 책임을 부과할 수 있다.

 

※ 이 기사는 Business and Human Rights Centre의 2026년 9월 10일 보도 및 현장 보고서를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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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9.13 21:54 수정 2026.09.1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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