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과 네트워크, 정보보안 기술을 가르치는 대학에서 11일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다시 배우는 교육이 열렸다.
ICT폴리텍대학은 이날 대학 회의실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성매매 예방을 중심으로 폭력예방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은 법정교육연구소 김범일 대표가 맡았다.
ICT 전문인력을 키우는 대학에서 왜 폭력예방교육일까
ICT폴리텍대학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ICT 특성화대학이다. 정보통신·AI네트워크·AI소프트웨어·IT융합·정보보안 등 ICT 산업현장과 연결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기술을 가르치는 대학에서 폭력예방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기술과 인권이 서로 다른 영역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이 사람과 사람을 더 촘촘하게 연결할수록 그 기술을 다루는 사람에게는 상대방의 의사와 경계를 존중하는 태도도 요구된다.
특히 대학 임직원은 조직의 구성원이면서 학생들이 경험하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주체다. 성희롱과 성매매 문제를 개인의 일탈이나 사건 발생 뒤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평소 조직문화에서 예방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폭력예방교육, ‘한 번 들었다’보다 중요한 것
성평등가족부의 ‘2026년 폭력예방교육 운영안내’에 따르면 각급 학교 등은 관련 법률에 따라 성희롱·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법이 교육을 요구한다는 사실과 교육의 목적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교육을 실시했다는 기록을 남기는 것이 끝이라면 폭력 ‘예방’이라는 이름의 의미는 작아진다.
예방의 출발점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구성원이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차리는 데 있다. 성희롱을 비롯한 폭력 문제에서 자신의 의도만으로 행동을 판단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와 경계를 함께 살피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이 때문에 폭력예방교육의 전문성은 법 조항을 얼마나 많이 전달하느냐보다 구성원이 자신의 일터에서 문제 상황을 인
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데서 드러난다. 이날 김범일 대표가 ICT폴리텍대학 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는 사실도 이러한 예방교육의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
좋은 기술을 만드는 것만큼, 누가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중요하다
ICT폴리텍대학은 설립 목적에서 ICT 산업의 성장과 고도화에 필요한 정보통신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을 대학의 역할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날 폭력예방교육은 전공기술을 가르치는 수업과는 내용이 다르지만 대학이 길러내는 ‘사람’이라는 지점에서는 맞닿아 있다. 기술의 수준은 빠르게 높아질 수 있어도 그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의 판단과 조직문화까지 기술이 대신 만들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성희롱·성매매 예방교육을 포함한 폭력예방교육도 결국 교육 횟수보다 교육 이후가 중요하다. 농담이나 관행이라는 이유로 상대방의 불편함을 가볍게 여기지는 않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말할 수 있는 조직인지, 구성원이 서로의 경계를 존중하고 있는지는 일상의 조직문화에서 드러난다.
ICT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에서 기술교육과 폭력예방교육이 만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좋은 기술을 다루는 능력과 사람을 존중하는 능력은 미래 산업현장에 나갈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에서 어느 하나만 선택할 문제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