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의 고성 운흥사 대웅전과 경북 영천의 영천 거동사 대웅전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지정 절차에 들어갔다. 두 건물은 17세기 후반 영남지역 사찰 건축의 구조와 단청을 보여주는 불전으로, 문헌 기록과 목재 연륜연대·방사성탄소연대 분석 등을 통해 건립 시기와 건축적 가치가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11일 고성 운흥사 대웅전과 영천 거동사 대웅전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지정 예고 이후 30일 동안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1682년 세운 고성 운흥사 대웅전…경남의 정면 5칸 맞배지붕 불전
고성 운흥사는 신라 문무왕 16년인 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한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사명대사가 이끄는 승병의 본거지로 쓰였으며 전투 과정에서 사찰이 불탄 뒤 재건됐다.
대웅전의 건립 시기는 문헌과 과학적 조사 결과가 함께 뒷받침한다. 『와룡산운흥사동구신건법당기』 등 관련 기록에는 1682년 건립 사실이 남아 있다. 2022년 기둥 3본과 보 1본을 연륜연대 분석한 결과에서도 1681년 늦가을부터 1682년 초봄 사이에 벌채된 목재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건물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다포계 맞배지붕이다. 임진왜란 이후 지어진 사찰 주불전 상당수가 정면 3칸, 측면 3칸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큰 편이다. 국가유산청 자료에 따르면 경남에서 정면 5칸 규모의 맞배지붕 불전은 이 건물이 유일하다.
정면 공포에는 장식을 집중하고 배면은 상대적으로 간결하게 구성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차이가 당시의 경제적 상황과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판단했다. 17~18세기 중수·중건 과정의 단청도 남아 있어 시기별 단청 형식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첨부 사진에는 운흥사 대웅전의 정면과 측면 모습이 실려 있다. 정면 5칸 규모와 맞배지붕, 공포 구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영천 거동사 대웅전, 17세기 후반 건립 추정
영천 거동사 역시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한다. 근대에는 1906년 영천에서 조직돼 영남지역에서 활동한 의병부대인 산남의진의 제4차 결성지로 알려져 있다.
거동사 대웅전에는 정확한 건립 연대를 기록한 문헌은 남아 있지 않다. 다만 목재 연륜연대 분석에서 1682년의 절대연대가 확인됐으며 기둥과 창방을 대상으로 한 방사성탄소연대 분석에서도 목재가 17세기 후반에 벌채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유산청은 건축 양식까지 종합해 대웅전이 17세기 후반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다포계 맞배지붕이다. 고주를 이용해 중도리를 직접 받치고, 측면 벽체에는 뜬창방과 홍예초방 같은 부재를 사용했다. 대량을 비롯한 목부재의 치목에서도 이전 시기의 건축 기법을 계승한 특징이 나타난다.
장식에서도 지역적 특성이 확인된다. 정면 공포에는 연꽃 등의 장식을 집중했지만 배면에서는 장식을 절제했다. 내부 고주에는 용두와 코끼리 문양 등을 새겼다. 대량의 머리초 문양과 채색을 비롯한 내부 단청에서는 17~18세기 경상도 지역 사찰 주불전에서 나타나는 양식적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국가유산청의 설명이다.
첨부 사진에는 거동사 대웅전 전경뿐 아니라 내부 닫집과 천장, 정면 공포의 세부 모습도 수록돼 있어 건물의 목조 장식과 단청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두 대웅전에 대해 지정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받은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따라서 현 단계의 정확한 지위는 ‘보물 지정’이 아니라 ‘보물 지정 예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