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인 10명 중 4명 이상이 최근 6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외로움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인 가구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과 정서적·실질적 도움을 받을 사람이 없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리서치 및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 피앰아이(PMI, 대표 조민희)는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전국 만 20~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현대인의 외로움과 사회적 연결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에서 최근 6개월 동안 외로움을 느낀 빈도를 묻자 ‘거의 매일’이라는 응답이 11.3%였으며 ‘주 2~3회 정도’ 18.9%, ‘주 1회 정도’ 16.4%로 집계됐다. 이를 합하면 전체 응답자의 46.6%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외로움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1~2회 정도’는 18.1%, ‘거의 느끼지 않았다’는 35.3%였다.
외로움의 정도는 가구 형태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1인 가구의 63.0%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외로움을 느꼈다고 답한 반면 비1인 가구는 40.5%로 나타났다. 두 집단 간 격차는 22.5%포인트였다.
1인 가구 가운데 ‘거의 매일’ 외로움을 느낀다는 응답은 17.0%였으며, ‘주 2~3회 정도’ 28.1%, ‘주 1회 정도’ 17.8%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외로움을 느낀다는 응답은 20대가 55.6%로 가장 높았고 30대 50.8%, 40대 42.8%, 50대 37.2%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50.2%, 여성이 43.0%로 남성이 7.2%포인트 높았다.
외로움을 느끼는 상황에서는 정서적 교류의 부재가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최근 6개월 동안 한 달에 1~2회 이상 외로움을 경험했다고 답한 6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민이나 감정을 나눌 사람이 없을 때’가 47.9%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 때’ 46.1%, ‘연락하거나 만날 사람이 없을 때’ 45.1%,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36.5% 등이 뒤를 이었다. ‘주변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게 될 때’는 32.1%, ‘SNS에서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볼 때’는 30.4%, ‘특별한 이유 없이 문득 외로울 때’는 28.9%였다.
연령별로는 외로움을 체감하는 상황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20대는 ‘연락하거나 만날 사람이 없을 때’가 가장 높았으며 SNS를 통해 다른 사람의 일상을 접하면서 외로움을 느낀다는 응답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50대에서는 ‘고민이나 감정을 나눌 사람이 없을 때’와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 때’가 주요 상황으로 꼽혔다.
사회적 관계의 질과 관련한 조사에서도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7.5%는 편하게 일상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다고 답했지만, 34.1%는 고민이나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고 응답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실제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응답도 30.5%에 달했다.
관계에 대한 인식에서는 77.5%가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기보다 마음이 통하는 몇 사람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76.2%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자신에게 꼭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인간관계 유지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69.0%는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때로 피곤하게 느껴진다고 답했으며, 53.8%는 주변에 사람이 있어도 외롭다고 느낄 때가 있다고 응답했다.
1인 가구에서는 사회적 연결의 부족이 더욱 두드러졌다. 고민이나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는 응답은 1인 가구에서 47.0%로 비1인 가구의 29.3%보다 17.7%포인트 높았다. 어려울 때 실제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응답 역시 1인 가구가 44.8%로 비1인 가구 25.2%보다 19.6%포인트 높았다.
어려움을 주변에 표현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데에도 장벽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59.0%는 힘든 일이 있어도 다른 사람에게 쉽게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라고 답했다. 특히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외로움을 느끼는 응답자에서는 이 비율이 65.0%로 더 높았다.
정서적으로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주변 사람이나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50.8%였다. ‘보통이다’는 37.7%,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11.5%로 조사됐다.
피앰아이 조민희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외로움이 단순히 혼자 사는지, 주변에 사람이 있는지와 같은 물리적 조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관계의 수나 형태뿐 아니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정서적 연결과 필요할 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실질적 연결이 충분히 형성돼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로움을 개인이 혼자 있는 상태로 바라보기보다 개인이 체감하는 ‘연결의 질’이라는 관점에서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피앰아이 보유 패널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활용한 온라인 방식으로 지난 9월 3일부터 8일까지 진행됐다. 전국 만 20~59세 성인 남녀 1000명이 참여했으며 성별 각 500명, 20·30·40·50대 각 250명으로 균등 할당해 표본을 구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