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때로는 외부의 제도 변화가 기업의 명운을 좌우하는 거대한 해일로 다가오곤 한다. 지난 3월 이미 시행에 들어간 개정 상법과, 내년 시행을 목표로 국회 심의를 앞둔 세제 개편안이 바로 그러한 전례 없는 위기다. 과거 비상장법인의 경영진은 경영권 방어나 가업 승계, 혹은 대표이사의 오랜 골칫거리인 가지급금 정리를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일종의 전가의 보도처럼 유연하게 활용해 왔다. 하지만 이제 그 유예기간의 끝이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2027년부터는 회사 자금으로 지분을 사들이는 순간, 그 획득 목적 여하를 불문하고 최고 49.5%에 달하는 무거운 의제배당 과세의 철퇴가 전면적으로 내려진다. 게다가 사들인 물량은 1년 이내에 흔적 없이 없애야 하는 강력한 소각 의무 강제 규정까지 신설되었다. 이미 묵혀두고 있는 보유 물량이라도 2027년 9월까지 완전히 처분하지 않으면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게 되는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다. 처분 이익 비과세라는 표면적으로 달콤한 유혹 이면에는 처분 손실의 손금불산입이라는 매서운 채찍이 숨어 있어, 과거와 같은 재무적 여유를 부릴 틈은 사실상 완전히 사라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순히 보유 물량을 불태워 자본을 줄이는 1차원적인 물리적 감자 방식만으로는 얽히고 설킨 기업의 복잡한 역학 관계를 온전히 풀어낼 수 없다. 여기서 경제 칼럼니스트로서 각별히 주목하는 지점은 바로 촘촘한 법망의 테두리 안에서 자본을 유연하게 재배치하는 '주식 전환과 가치 희석'이라는 고도의 우회 전술이다.
여기에 더해 지분 가치 자체를 재설계하는 몇 가지 고난도 기법까지 접목하면, 아는 기업과 모르는 기업의 세부담 격차는 갈수록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치밀한 재무적 계산 끝에 가치가 급락한 회사의 몫을, 상법 제418조가 보장하는 비례 배정 원칙에 따라 기존 주주나 승계를 준비하는 후계자 등에게 저가로 매각하여 지분 구조를 튼튼하게 다지는 것이다. 물론 이 좁은 문을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해서는 임직원 보상이나 경영상 목적 달성 등 법이 명확히 예외로 인정한 5가지 까다로운 요건 중 하나를 빈틈없이 충족시켜야만 한다.

이는 회사의 뼈대인 자본금 자체에 직접 손을 대는 위험한 수순을 피하면서, 오롯이 주주 몫으로 남겨둔 미처분이익잉여금만을 재원으로 삼아 모든 주주에게서 공평하게 액면가로 지분을 거둬들여 소멸시키는 매우 세련되고 안전한 재무 기법이다.

특정인에게 부당한 경제적 이익이 쏠리지 않도록 지분 비율에 철저히 맞춰 균등하게 실행에 옮긴다면, 징벌적 세금 폭탄이나 편법 증여라는 과세 관청의 매서운 오해 없이 오랜 기간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아 온 부채의 사슬을 털어낼 수 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이 모든 치밀한 전략의 최종적인 성패는 결국 거버넌스의 절차적 완벽성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한 정관의 세밀한 수정 작업, 이사진 전원의 무거운 책임과 합의가 담긴 명확한 처분 계획서 작성, 그리고 매년 정기주총을 통한 갱신 승인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묵묵히 밟아내는 기업만이 다가오는 조세와 법무의 혹한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이다. 험난한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의 생존은 결국 위기의 징후를 얼마나 빨리 읽어내고, 얼마나 정교한 시스템으로 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만 이러한 전략들은 회사별 지분 구조와 자본 상황에 따라 실행 가능 여부와 절차가 전혀 달라지므로, 섣부른 자가 진단보다는 정확한 진단이 먼저다.
관련 홈페이지: http://www.kordea.co.kr
경기산업신문, 김성현 컨설턴트 /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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