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갱년기 시험에 불면 항목 포함됐지만 ‘수면 기능성’ 인정과는 별개
- 같은 유산균도 균주에 따라 달라…제품 고를 땐 인정 기능성 확인해야
갱년기에 접어들면 안면홍조와 피로, 신경과민 등 여러 신체·정서적 변화를 겪을 수 있다.
이때 장 건강을 위해 먹던 ‘유산균’이 갱년기 여성 건강이나 인지기능에도 도움이 된다는 정보를 접하면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국내에서는 실제로 특정 프로바이오틱스 원료가 ‘갱년기 여성 건강’과 ‘노화로 저하된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별 인정받았다.
다만 갱년기 여성 건강 기능성이 갱년기 치료나 호르몬 치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수면과 프로바이오틱스의 관계도 연구되고 있지만, 연구 결과와 국내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인정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장 건강 때문에 찾던 유산균, 기능성 영역은 넓어졌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 건강이나 배변 활동과 관련한 건강기능식품으로 익숙하다.
하지만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살펴보면 특정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나 이를 다른 원료와 조합한 원료가 장 건강 이외의 기능성을 인정받은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영역이 인지기능과 갱년기 여성 건강이다.
여성에게는 갱년기 건강 기능성을 인정받은 프로바이오틱스가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 수 있다.
안면홍조와 피로, 수면 문제 등 여러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시기에 ‘갱년기 유산균’, ‘수면 유산균’처럼 기능을 단순화한 제품 설명이나 광고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정 원료가 인정받은 기능성을 모든 유산균의 효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어떤 균주를 사용했는지, 다른 원료와 결합했는지, 식약처가 정확히 어떤 기능성을 인정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갱년기 여성 건강 기능성 인정받은 프로바이오틱스 있다
갱년기 여성 건강 분야에서 확인되는 개별인정형 원료 가운데 하나는 Lactobacillus acidophilus YT1이다.
식약처 개별인정번호는 제2019-22호이며 인정 기능성은 ‘갱년기 여성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다.
일일섭취량은 YT1 기준 1×10⁸ CFU(살아 있는 균의 수를 나타내는 단위)다.
관련 인체적용시험은 40~60세의 갱년기 증상이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03명을 모집해 85명을 무작위 배정했고, 최종적으로 시험군 32명과 위약군 35명 등 67명이 연구를 마쳤다.
시험기간은 12주였으며 다기관 무작위 배정·이중 맹검·위약 대조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요 평가에는 갱년기 증상을 평가하는 쿠퍼만지수(KMI)가 사용됐다.
시험군의 평균 KMI는 32.75점에서 11.25점으로 감소했고, 위약군은 33.20점에서 21.06점으로 낮아졌다.
시험 전과 비교한 감소 폭은 시험군 21.50점, 위약군 12.14점으로 두 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안면홍조와 신경과민, 우울감, 피로, 근골격계 통증 등 일부 개별 증상에서도 차이가 관찰됐다.
‘갱년기에 도움’이 ‘여성호르몬 조절’이라는 뜻은 아니다
여성 독자가 특히 구분해서 볼 부분이 있다.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은 ‘갱년기 여성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다.
이는 갱년기를 치료하거나 여성호르몬을 조절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호르몬 치료를 대신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실제 YT1 인체적용시험에서도 난포자극호르몬(FSH)과 에스트라디올 등 성호르몬 수치는 두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갱년기 증상이 심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면 건강기능식품에만 의존하기보다 의료진과 상담해 증상의 원인과 관리 방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인정과 질환의 진단·치료는 서로 다른 영역이다.
잠 못 드는 갱년기…‘수면 유산균’으로 봐도 될까
갱년기 여성에게 수면 문제는 관심이 큰 영역이다.
YT1 인체적용시험에서도 갱년기 증상을 평가하는 KMI에 불면 항목이 포함됐다. 하지만 결과는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6주 시점의 일부 분석에서는 차이가 나타났지만, 12주 시점의 불면 점수는 시험군 1.94점, 위약군 2.91점으로 낮아졌음에도 두 군 사이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연령 등을 보정한 분석에서도 유의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연구를 근거로 YT1을 ‘수면 개선 유산균’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연구 결과와 식약처 인정 범위를 넘어선다.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은 ‘갱년기 여성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다.
‘수면의 질 개선’이라는 별도의 기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아니다.
갱년기 증상을 평가하는 하나의 척도에 불면 항목이 포함됐다고 해서 해당 원료가 별도의 수면 기능성을 인정받는 것도 아니다.
프로바이오틱스와 수면, 연구는 어디까지 왔나
그렇다고 프로바이오틱스와 수면의 관계를 연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2024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은 15개 무작위 위약 대조시험을 분석했다.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군에서 일부 수면 평가 지표의 개선이 관찰됐다.
하지만 연구 간 차이와 편향 가능성이 있었고, 연구진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 근거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수면의 관계가 연구되고 있다’고 설명하는 것과 ‘수면 기능성을 인정받았다’고 표현하는 것을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
수면 문제 때문에 제품을 선택한다면 ‘수면 유산균’이라는 표현만 보기보다 해당 원료가 실제로 어떤 기능성을 인정받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지기능 기능성 인정받은 프로바이오틱스도 있다
인지기능 분야에서는 Lactiplantibacillus plantarum C29 프로바이오틱스와 발효대두분말 복합물(DW2009)이 개별인정형 원료로 확인된다.
식약처 개별인정번호는 제2022-43호다.
인정 기능성은 ‘노화로 저하된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며 일일섭취량은 DW2009로서 800㎎이다.
관련 인체적용시험은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55~85세 성인 100명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진행됐다.
시험군은 DW2009를 하루 800㎎ 섭취했다.
연구에서는 주의력과 작업기억, 언어기억 등을 포함한 인지기능을 평가했으며, 일부 지표에서 위약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됐다.
다만 대상자는 일반 건강인이 아니라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성인이었고, 연구 규모는 100명, 기간은 12주였다.
프로바이오틱스와 인지기능을 다룬 최근 메타분석에서도 일부 인지기능 검사에서 개선 가능성이 나타났지만 전반적인 근거의 확실성은 낮거나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따라서 ‘노화로 저하된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과 ‘치매 예방·치료’는 같은 의미가 아니다.
장에 있는 균이 어떻게 뇌와 연결될까
프로바이오틱스와 인지기능·수면 등의 관계를 연구하는 배경에는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는 개념이 있다.
장과 뇌는 서로 완전히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기관이 아니다.
장내 미생물과 그 대사산물, 면역·내분비 신호, 미주신경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장과 뇌가 양방향으로 상호작용할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다만 이를 ‘유산균이 뇌로 이동해 기억력을 높인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프로바이오틱스 자체가 뇌로 이동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장내 환경의 변화가 대사·면역·신경 경로 등을 거쳐 뇌 기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연구하는 개념이다.
생물학적으로 가능한 작동 경로가 제시됐다는 것과 특정 제품이 사람에게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를 낸다는 것도 구분해서 봐야 한다.
‘여성용 유산균’이라고 모두 같은 제품은 아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건강기능식품에서는 ‘여성 유산균’이라는 표현을 접하기 쉽다.
하지만 이 표현만으로 제품의 기능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같은 종(species)에 속하더라도 균주(strain)가 다르면 특성과 연구 근거가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여성 건강’을 내세우더라도 갱년기 여성 건강과 질내 유익균 증식 등 식약처가 인정한 구체적인 기능성은 서로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제품을 고를 때는 ‘여성 유산균’이라는 포괄적인 이름보다 사용된 기능성 원료와 식약처의 인정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갱년기 건강을 목적으로 제품을 찾는다면 해당 원료가 실제로 ‘갱년기 여성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인정받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광고 속 ‘몇 % 개선’보다 인정 기능성 먼저 확인해야
건강기능식품 광고에서는 ‘몇 % 개선’과 같은 수치가 강조되기도 한다.
하지만 시험군에서 나타난 상대적인 변화율이나 특정 평가 항목의 결과만으로 실제 효과의 크기와 임상적 의미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또 인체적용시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같은 정도의 변화가 나타난다는 뜻도 아니다.
갱년기 증상과 건강 상태 역시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따라서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할 때는 광고의 큰 수치보다 어떤 원료와 균주를 사용했는지,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이 무엇인지, 자신이 기대하는 효과와 실제 인정 범위가 일치하는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는 장 건강을 넘어 인지기능과 수면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특정 프로바이오틱스 원료가 인지기능이나 갱년기 여성 건강 기능성을 인정받은 사례도 있다.
그러나 연구의 확대가 곧 모든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 확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갱년기 여성 건강 기능성은 갱년기 치료나 호르몬 치료와 같지 않다.
인지기능 개선은 치매 예방·치료를 의미하지 않으며, 프로바이오틱스와 수면에 관한 연구 결과도 국내 건강기능식품의 수면 기능성 인정과 같은 뜻은 아니다.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할 때 필요한 것은 더 강한 효과를 약속하는 문구가 아니라 어떤 원료가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정확히 어떤 기능성을 인정받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