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접촉 화학물질 87% "안전성 데이터 부족"…유해물질 골라내는 새 기법 나와

'SMARTS' 기법으로 1만5159종 분류

발암·내분비교란 물질 1222종 확인

식품 포장재, 주방용품 등 식품과 접촉하는 물질에 사용되는 1만5159종 화학물질의 안전성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약 87%는 데이터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취리히 소재 비영리 연구재단 '식품포장포럼재단(Food Packaging Forum Foundation)'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환경 과학&기술'에 공개했다.

 

 

식품과 접촉하는 화학물질 중에는 인체에 유해한 것들이 많지만, 유해성을 하나하나 검증해 규제하기에는 대상 화학물질이 너무 많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유해한 화학물질을 빠르고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한 지침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식품 포장 포럼에서 관리하는 식품 접촉 화학물질(FCC) 데이터베이스 2건을 통합해 총 1만5159종 규모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각 화학물질의 유해성과 음식에 노출되는 정도를 기준으로 위해성이 높은 화학물질을 선정했으며, 방대한 양을 효율적으로 분류하기 위해 화학물질의 분자 구조 속 유사한 패턴을 식별하는 'SMARTS' 기법을 활용했다. 구조가 유사한 화학물질은 인체에서 비슷한 기능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방법을 이용하면 유해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위험할 수 있는 물질까지 함께 분류해낼 수 있다.

 

 

이러한 평가를 통해 연구팀은 1222종의 화학물질을 'FCC프리오 리스트'로 정리했다. 여기에는 발암물질이거나 내분비 체계를 교란하거나 특정 장기에 독성을 갖는 등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화학물질이 포함된다. 리스트는 위해성에 따라 4등급으로 나뉘며, 가장 위해성이 높은 1등급 94종 중에는 납과 과불화옥탄산(PFOA), 디에틸헥실 프탈레이트(DEHP) 등이 포함됐다. 과불화옥탄산은 프라이팬 코팅이나 종이컵에,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용도로 의료용 튜브나 세제, 식품 포장재에 쓰인다.

 

 

연구팀은 이어 1만5159종을 모양과 구조에 따라 그룹화해 유해화학물질 비율이 유독 높은 38개 그룹을 '우선관리 그룹'으로 분류했다. 여기에는 과불화화합물(PFAS)처럼 잘 알려진 유해물질 그룹뿐 아니라 폴리우레탄 소재에 쓰이는 1차 방향족 아민, 코팅제로 쓰이는 이소시아네이트 등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물질도 포함됐다.

 

 

이렇게 분석한 결과 우선관리 그룹에 속한 FCC는 4222종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적절한 유해성 데이터가 부족한 화학물질은 70%에 달했다. 우선관리 그룹에 속하지 않는 FCC까지 포함하면 공신력 있는 기관의 유해성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FCC는 1만3211종까지 늘어났다.

 

 

연구에 참여한 제인 뭉케 식품포장포럼재단 연구원은 "현재 각각의 화학물질을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유럽과 북미의 규제 방식은 비효율적이며 소비자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며 "이번 연구는 적절한 시험법과 데이터가 확보될 때까지 의사결정권자들이 지금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근거 기반의 그룹화 접근법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성 2026.09.07 10:30 수정 2026.09.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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