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가을학기를 맞아 중국 교육부는 전국 초·중·고교와 유치원을 대상으로 개학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새 학기 핵심 과제를 배치했다. 최근 중국 교육정책이 인공지능과 디지털교육,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집중돼 왔다면 이번 개학 지침은 학교 안전과 수업 정상화, 학생 건강, 규범적인 학교 운영이라는 기본으로 다시 돌아갔다는 점이 특징이다.
개학은 단순히 학생이 교실로 돌아오는 행사가 아니다. 여름방학 동안 비어 있던 시설을 점검하고 급식·통학·기숙사·소방·실험실의 위험요인을 확인해야 한다. 신입생과 전학생의 적응을 돕고 교과서와 교원을 배치하며 수업시간표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학교 안전은 사고가 난 뒤 책임자를 찾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다. 출입구와 운동시설, 전기·가스, 통학차량과 식재료 공급과정을 사전에 살펴야 한다. 실험수업이나 체육활동은 위험하다는 이유로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안전교육과 보호장비를 갖추어 정상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수업 정상화도 핵심 과제다. 중국은 일부 지역과 학교에서 성적 경쟁을 이유로 교육과정을 임의로 바꾸거나 예체능·과학실험·노동교육 시간을 줄이는 관행을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시간표에는 과목이 표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시험과목 보충수업으로 바뀌는 ‘음양 시간표’도 규범적인 학교 운영을 해치는 사례로 지적돼 왔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타난다. 대학입시의 영향으로 선택과목과 창의적 체험활동, 예술·체육교육이 서류상으로만 운영되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학생의 선택과 역량을 강조하더라도 교사와 공간, 수업자료가 부족하면 실제 학교에서는 선택권이 축소될 수 있다.
학생의 신체·정신건강도 양국의 공통 과제다. 개학 초기는 생활리듬이 바뀌고 새로운 인간관계가 형성돼 학생의 불안과 피로가 높아지는 시기다. 학교는 문제가 나타난 학생만 상담실로 보내기보다 모든 학생의 수면, 관계, 학습부담과 정서 상태를 자연스럽게 점검해야 한다.
교사에게 모든 책임을 넘겨서는 안 된다. 담임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 상담, 행정, 안전점검을 동시에 담당하면 중요한 신호를 놓칠 수 있다. 전문상담교사, 보건교사, 학교사회복지 인력과 지역 의료기관이 역할을 나누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디지털기기 사용도 균형 있게 다뤄야 한다. 중국과 한국 모두 디지털 교재와 AI 학습도구를 확대하고 있지만, 새 기술이 곧 좋은 수업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학생 개인정보가 어떻게 수집되는지, 추천 결과에 편향이 없는지, 화면 사용시간이 과도하지 않은지를 교사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디지털기기를 무조건 금지하는 방식도 현실적이지 않다. 학교는 수업 목적에 따라 사용할 때와 사용하지 않을 때를 구분하고, 학생에게 정보의 신뢰성을 확인하고 출처를 표시하며 생성형 AI의 답변을 검증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한국과 중국의 교육환경은 다르지만 개학기에 확인해야 할 질문은 비슷하다. 학교는 안전한가, 정해진 교육과정은 실제로 운영되는가, 학생의 몸과 마음을 살피는가, 교사가 혼자 책임을 떠안지 않는가, 디지털 기술은 교육목적에 맞게 쓰이는가이다.
새 학기 정책의 성패는 거대한 구호보다 작은 일상에서 결정된다. 고장 난 시설을 수리하고, 수업시간을 지키며, 말수가 줄어든 학생을 살피고, 교사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교육정책의 출발점이다. AI 시대에도 학교의 기본은 학생이 안전하게 배우고 교사가 안정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이다.
근거자료: 중국 교육부 2026년 가을학기 개학 지침, 기초교육 규범관리 강화 정책
[중역] 新学期重新追问学校教育的基本问题
中国2026年秋季开学部署与韩国教育现场的共同课题
2026年秋季学期开学之际,中国教育部对全国中小学和幼儿园开学准备工作进行调度,部署新学期重点任务。如果说近年来政策较多聚焦人工智能、数字教育和科技人才培养,那么此次开学工作则再次突出校园安全、正常教学、学生健康和规范办学等基本要求。
开学不只是学生返回教室。学校需要检查假期中闲置的设施,并确认食堂、校车、宿舍、消防和实验室的风险。新生和转学生需要适应支持,教材、教师与课程表也必须及时到位。
校园安全不能依靠事故发生后追究责任。校门、体育设施、电气设备、校车和食品供应链都应提前排查。实验课和体育课也不能因为担心事故而被取消,而应在安全教育和防护措施完善的基础上正常开展。
课程规范同样重要。部分学校可能因为考试竞争随意调整课程,压缩艺术、体育、科学实验和劳动教育时间。课程表上安排某门课,实际却被考试科目补习代替的“阴阳课表”,损害了国家课程的严肃性。
韩国也有类似问题。在升学压力下,选修课程、创意体验活动和艺术体育课程是否真正实施,需要持续检查。即使2022修订课程标准强调学生选择,如果教师、教室和教材不足,学生在现实中的选择仍会受到限制。
学生身心健康是两国共同面对的课题。开学初期生活节奏和人际关系发生变化,学生更容易感到疲劳与焦虑。学校不能只在问题明显后把学生送往咨询室,而应自然地了解所有学生的睡眠、同伴关系、学习负担和情绪状态。
所有责任也不能集中在班主任身上。教师如果同时承担教学、生活指导、心理咨询、行政事务和安全检查,就可能错过重要信号。学校需要心理教师、保健教师、社会工作者和地方医疗机构共同参与。
数字设备使用也需要保持平衡。中韩都在扩大数字教材和人工智能学习工具,但新技术本身不等于优质教学。教师需要了解学生信息如何收集、算法推荐是否存在偏差,以及屏幕使用是否过度。
完全禁止数字设备同样不符合现实。学校应根据教学目的区分使用与停止使用的场景,并教育学生判断信息可信度、标注资料来源、核查生成式人工智能给出的答案。
中韩教育环境有所不同,但开学时必须回答的问题十分相似:校园是否安全,国家课程是否真正实施,学生身心是否得到关注,教师是否独自承担过多责任,数字技术是否符合教育目的。
新学期政策的效果不取决于宏大口号,而体现在日常细节中。修复损坏设施、保证正常课时、注意突然沉默的学生,并让教师能够及时获得帮助,这些才是教育政策的起点。即使进入人工智能时代,学校最基本的责任仍是让学生安全学习,让教师安心教学。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