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도로교통 소음, 파킨슨병 위험과 연관…310만명 추적

덴마크 40세 이상 310만명 분석…추적 기간 2만587명 파킨슨병 발생

주거지 도로교통 소음 11.5dB 증가당 파킨슨병 위험비 1.03

대기오염 등 보정 후에도 연관성…인과관계 입증한 연구는 아냐

  • 수면 방해·스트레스·염증·산화스트레스, 생물학적 연결 경로로 연구
  •  
  • 집에 상대적으로 ‘조용한 쪽’ 있으면 위험 연관성 낮아지는 양상
  •  
  •  

장기간 도로교통 소음에 노출된 사람에게서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소폭 높게 나타났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주민 310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다. 

주택에 상대적으로 조용한 방향이 있는 경우에는 소음과 파킨슨병 위험의 연관성이 낮아지는 양상도 관찰됐다. 

 

다만 관찰연구인 만큼 소음이 파킨슨병을 직접 일으킨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와 인접한 집에서 밤에 소음으로 수면을 방해 받는 시니어를 표현한 이미지 (AI 제작)

 

40세 이상 310만명 추적…2만587명 파킨슨병 발생

덴마크 연구진은 장기간 주거지의 도로교통 소음 노출과 파킨슨병 발생 위험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2026년 7월 20일 국제학술지 ‘JAMA Neurology’에 ‘Road Traffic Noise, Noise Difference Between Residential Facades, and Risk of Parkinson Disease’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발표됐다.

 

연구진은 덴마크에 거주하는 40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추적했다. 

분석 대상은 310만3,577명으로, 연구 시작 당시 평균 연령은 50.9세였다. 

 

추적 기간 2만587명에게서 파킨슨병이 새로 확인됐다.

 

소음 노출은 1990년 이후 참가자들의 전체 거주지 주소 이력을 바탕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각 시점에서 이전 10년간의 도로교통 소음 노출을 시간가중 방식으로 계산하고, 주택에서 소음에 가장 많이 노출된 외벽과 가장 적게 노출된 외벽을 각각 분석했다.

 

도로교통 소음 11.5dB 증가당 위험비 1.03

소음이 가장 큰 외벽의 도로교통 소음이 사분위범위(IQR)인 11.5dB 증가할 때 파킨슨병 위험비(HR)는 1.03이었다. 

95% 신뢰구간은 1.00~1.05였다.

 

여기서 11.5dB는 파킨슨병 위험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기준치나 환경기준을 뜻하지 않는다. 

 

연구 대상자의 소음 노출 분포에서 하위 25% 지점과 상위 25% 지점 사이의 차이에 해당하는 통계적 범위다.

 

위험비 1.03은 이 정도의 소음 노출 차이에 따라 파킨슨병 발생의 상대적 위험이 약 3% 높게 관찰됐다는 의미다. 

개인의 파킨슨병 발병 확률이 3%포인트 높아진다는 뜻은 아니다.

 

위험 증가 폭은 작고 95% 신뢰구간도 1.00~1.05였다. 

따라서 결과의 크기와 불확실성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연구진은 개인과 거주지역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초미세먼지(PM2.5)와 초미세입자 등 대기오염, 녹지 환경을 통계적으로 보정했다. 

 

일부 대상자를 이용한 추가 분석에서는 흡연과 신체활동도 고려했으며 결과는 대체로 일관됐다.

 

연구진 역시 교통소음과 파킨슨병에 관한 기존 역학적 근거가 제한적이고 일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만으로 소음이 파킨슨병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집에 ‘조용한 쪽’ 있으면 연관성 낮아지는 양상

이번 연구에서는 주택의 가장 시끄러운 면뿐 아니라 가장 조용한 면의 소음도 분석했다.

 

연구진은 주택에서 소음이 가장 큰 외벽과 가장 작은 외벽 사이의 차이가 10dB 이상인 경우를 상대적으로 ‘조용한 쪽’이 있는 주거환경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했다.

 

가장 시끄러운 외벽의 도로교통 소음이 50dB를 넘는 여러 노출 수준에서 두 외벽의 소음 차이가 10dB 이상인 경우 파킨슨병 위험과의 연관성이 낮아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가장 조용한 외벽의 소음도 사분위범위인 8.9dB 증가당 파킨슨병 위험비가 1.04로 나타났다. 

95% 신뢰구간은 1.02~1.07이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주거지에 상대적으로 조용한 면이 있는 것이 소음과 파킨슨병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완화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를 ‘침실을 조용한 쪽으로 옮기면 파킨슨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 연구는 방음이나 침실 배치 등 생활환경을 바꿨을 때 파킨슨병 예방 효과가 있는지를 시험한 연구가 아니다.

 

소음은 어떻게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나

일반적인 대화는 약 60dB, 가까이에서 지나가는 열차나 혼잡한 도로의 소음은 80~90dB 안팎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항공기 이륙처럼 매우 큰 소음은 가까운 거리에서 100dB을 훌쩍 넘기도 한다. 

 

반면 10dB은 작은 숨소리처럼 거의 들리지 않는 수준이고, 50dB은 비교적 조용한 실내에서 접하는 생활소음에 가깝다.

 

소음과 파킨슨병을 연결하는 생물학적 기전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다만 환경소음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선행 연구에서는 몇 가지 가능한 경로가 제시돼 왔다.

 

그 가운데 하나는 소음을 지속적인 환경 스트레스 요인으로 보는 것이다.

 

교통소음은 불쾌감을 유발하고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이런 자극이 반복되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HPA축)과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고 코르티솔과 카테콜아민 등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20년 ‘Redox Biology’에 발표된 리뷰에서는 교통소음에 따른 스트레스와 수면 방해가 HPA축과 교감신경계를 자극하고, 염증과 산화스트레스에 관여하는 경로로 이어질 가능성을 검토했다.

 

다만 이는 교통소음이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반적인 생물학적 경로에 관한 연구다. 

소음이 이 과정을 거쳐 사람에게 파킨슨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산화스트레스·염증이 연결고리로 거론되는 이유

산화스트레스는 활성산소 생성과 이를 제거하는 인체 방어체계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말한다.

 

2022년 ‘Environment International’에 발표된 환경소음과 뇌 건강 관련 리뷰에서는 인간과 동물 연구를 검토한 결과, 환경소음이 뇌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활성산소종과 산화스트레스, 염증 경로 등이 관여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파킨슨병에서도 산화스트레스와 신경염증은 질환의 병태생리를 연구할 때 중요하게 다뤄지는 경로다.

 

이 때문에 ‘소음에 따른 스트레스와 수면 방해→염증·산화스트레스 관련 변화→신경계에 지속적인 부담’이라는 경로가 소음과 파킨슨병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는 가설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그러나 환경소음 연구에서 염증·산화스트레스가 관찰되고, 별도의 파킨슨병 연구에서 같은 생물학적 경로가 연구된다는 사실만으로 두 현상 사이의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덴마크 연구 역시 참가자의 스트레스 호르몬이나 염증·산화스트레스 지표, 뇌 신경세포 변화를 측정해 소음에서 파킨슨병 발생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확인하지 않았다.

 

수면 방해도 후보 경로…인과관계는 불분명

수면도 소음의 영향을 설명하는 주요 후보 경로다.

 

환경소음 연구에서는 야간 교통소음에 따른 수면 방해와 수면 분절이 비청각적 건강 영향을 설명하는 경로 가운데 하나로 다뤄진다.

 

파킨슨병과 수면의 관계는 복잡하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여러 형태의 수면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일부 수면장애는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관찰되기도 한다.

 

따라서 수면장애가 파킨슨병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인지, 초기 질병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인지, 여러 경로가 함께 작용하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현재 근거만으로 ‘교통소음이 잠을 방해해 파킨슨병을 일으킨다’고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신경과 전문가들도 환경 위험요인 연구에 주목

이번 연구와 함께 ‘JAMA Neurology’에는 미국 러시대 의대와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신경과 연구진이 작성한 사설 ‘Environmental Risk in Parkinson Disease—Bring the Noise’도 발표됐다.

 

연구진은 파킨슨병의 수정 가능한 위험요인을 찾을 필요성을 짚으면서 농약, 탄화수소계 용제, 대기오염 등 여러 환경 노출과 파킨슨병 사이의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로교통 소음 연구도 이러한 파킨슨병의 환경 위험요인 연구라는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

 

소음은 농약이나 용제처럼 체내로 들어오는 화학물질과는 성격이 다르다. 

불쾌감과 수면 방해, 스트레스 반응 등을 통해 신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연구되고 있다.

 

대기오염과 소음은 구분해서 봐야

도로교통량이 많은 지역에서는 소음과 대기오염에 동시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도로 주변 거주자의 파킨슨병 위험이 높게 나타났더라도 그 차이가 소음 때문인지, 대기오염이나 다른 생활환경 때문인지 구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진은 이를 고려해 PM2.5와 초미세입자 등 대기오염을 통계적으로 보정했다. 

녹지와 사회경제적 특성도 함께 고려했다.

 

이러한 보정 이후에도 도로교통 소음과 파킨슨병 발생 위험의 연관성이 관찰됐다.

 

하지만 통계적 보정만으로 측정하지 못한 생활습관과 환경 차이를 모두 제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관찰연구에는 측정되지 않은 요인에 따른 잔여 교란 가능성이 남는다.

 

아직 ‘소음이 파킨슨병 원인’이라고 말할 단계 아니다

이번 연구는 300만명이 넘는 인구를 장기간 분석하고 과거 거주지 이력을 이용해 10년간의 소음 노출을 추정했다는 점에서 규모가 크다.

 

대기오염과 녹지, 사회경제적 요인 등을 고려했고 주택에서 가장 시끄러운 면과 상대적으로 조용한 면의 소음까지 구분해 분석한 것도 특징이다.

 

반면 개인에게 측정기를 부착해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노출된 소음을 직접 측정한 연구는 아니다. 

거주지 주소와 소음 모델을 이용해 주택 외벽의 노출량을 추정했다.

 

또 이번 연구는 소음에 따른 수면 변화나 스트레스 호르몬, 염증·산화스트레스 지표, 뇌 신경세포 변화를 측정해 파킨슨병 발생까지 연결한 연구가 아니다.

 

현재 제시되는 생물학적 기전은 환경소음과 스트레스·수면, 뇌 건강, 파킨슨병 병태생리에 관한 여러 연구를 토대로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따라서 특정 수준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면 파킨슨병이 발생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방음시설 설치나 거주지 이전이 파킨슨병을 예방한다는 효과도 이번 연구에서 검증되지 않았다.

 

현재 확인된 근거는 장기간 도로교통 소음 노출과 파킨슨병 발생 위험 사이에 작은 연관성이 관찰됐으며, 이를 설명할 생물학적 기전과 인과관계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수준이다.

작성 2026.09.04 07:47 수정 2026.09.04 07:47

RSS피드 기사제공처 : 웰라이프타임즈 / 등록기자: 이장연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