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언해본 함께 전하는 「불정심다라니경」 보물 지정 예고

1485년 한문본·금속활자로 찍은 언해본 6권 1책…서울대 소장

조성 당시 구성 온전히 전해져…왕실 주도 불경 간행 연구자료

1725년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회도·1654년 공주 마곡사 동종 포함

조선 전기 왕실 주도로 간행된 한문본과 언해본을 한 책에 갖춘 「불정심다라니경(한문·언해본)」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국가유산청은 이 책을 비롯해 「평창 상원사 석가여래삼존좌상·16나한상 일괄 및 복장유물」,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회도」, 「공주 마곡사 동종」 등 4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3일 밝혔다.

「불정심다라니경(한문・언해본)」 - 한문본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한문 경전과 이를 우리말로 풀어낸 언해본을 함께 갖춘 조선 전기 「불정심다라니경」이 보물 지정 절차에 들어갔다.

 

국가유산청이 이번에 지정 예고한 「불정심다라니경(한문·언해본)(佛頂心陀羅尼經(漢文·諺解本))」은 서울대학교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한문본 3권과 언해본 3권 등 모두 6권을 한 책에 갖춘 자료다.

 

「불정심다라니경」은 경전을 필사하거나 간행해 지니고 읽으면 재앙을 물리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밀교 계열의 불교 경전이다.

 

한문본은 1485년(성종 16) 인수왕대비의 주도로 간행한 목판본이다. 인수왕대비는 세조의 맏아들 의경세자의 부인이자 성종의 어머니다.

 

언해본은 1455년(세조 1)에 조성된 금속활자로 찍었다. 국가유산청은 한문본과 언해본을 함께 갖춘 책 가운데 조성 당시의 온전한 구성이 전해지면서 국가유산으로 지정된 사례가 현재 없다고 설명했다. 한문본만으로 구성된 동일 책과 비교해 내용과 인쇄 상태가 좋은 선본(善本)이라는 점도 지정 예고의 근거로 제시했다.

 

사진자료 1쪽에서는 한문·언해본의 실제 인쇄 상태와 판면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한쪽에는 한글과 한자가 함께 배열된 언해본이, 다른 쪽에는 불교 도상과 한문 경문이 담긴 면이 제시돼 있다.

 

15세기 조각 양식 전하는 상원사 불상과 복장유물

함께 지정 예고된 「평창 상원사 석가여래삼존좌상·16나한상 일괄 및 복장유물」은 존상 21구와 복장유물 30건 34점으로 구성된다. 현재 상원사 소유로 월정사성보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이 불상들은 원래 경북 예천 운복사에 봉안돼 있었다. 소조상 가운데 없어진 상은 1711년 목조로 다시 제작됐다. 이후 1885~1886년 무렵 운복사에서 상원사로 옮겨졌고, 왕실 주도로 다시 채색해 중수한 뒤 영산전에 봉안됐다.

 

소조상의 정확한 제작 연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가유산청은 대체로 15세기 후반 불상들과 시대 양식을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복장에서 나온 1467년판 다라니도 제작 시기를 살펴보는 참고자료로 제시됐다.

 

1711년 제작한 목조상은 복장 발원문을 통해 조각승 혜주가 조성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자료에는 제화갈라보살좌상·석가여래좌상·미륵보살좌상의 모습이 나란히 제시돼 있다.

 

제작자·연대 확인되는 송광사 오십삼불회도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회도」는 불화 7폭과 복장유물 17건 31점이 지정 예고 대상이다. 1~5·7폭과 복장유물은 송광사 소유이며, 6폭은 국유로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 작품은 『관약왕약상이보살경』에 근거한 오십삼불 신앙을 불화로 표현한 것이다. 복장낭에서 발견된 회향발원문을 통해 수화승 의겸을 중심으로 26명의 화승이 1725년 제작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오십삼불회도의 완전한 구성이 남아 있고, 제작자와 제작 시기, 봉안처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정 가치로 들었다. 각 부처의 이름을 그림에 함께 기록한 점도 특징이다. 사진자료 2쪽에는 오불도·구불도·칠불도 등 작품의 일부가 제시돼 있다.

 

1654년 승장 보은이 만든 마곡사 동종

「공주 마곡사 동종」은 몸체에 양각으로 새긴 주종기를 통해 승장 보은이 1654년(효종 5)에 제작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에는 안곡사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됐으며, 국가유산청은 18세기 중반 무렵 안곡사가 폐사할 때 마곡사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종에는 두 마리 용으로 구성된 종뉴가 있으며 별도의 음통은 만들지 않았다. 승려가 보살상 앞에서 무릎을 굽혀 합장하고 예경하는 모습과 삼전패, 당시 승려를 위한 원패도 새겨져 있다.

 

표면에는 동종 제작을 위해 신도들이 시주한 물목을 ‘종시주’, ‘용두시주’ 등으로 구분해 기록했다. 국가유산청은 이 기록이 종뉴와 종신을 별도의 틀로 제작한 뒤 결합해 주조했던 당시 제작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사진자료 2쪽에서도 종과 종을 매단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예고한 대상에 대해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검토한다. 이후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광고 배너

 

작성 2026.09.03 18:32 수정 2026.09.03 18:32

RSS피드 기사제공처 : 국가유산신문 / 등록기자: 이성희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