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건강보험료율 7.19%로 인상…정부, 향후 지출 증가 소요도 고려
- 고액 의료비 안전망과 재정 지속가능성 사이…급여비 증가 속도가 관건
고액 의료비를 쓴 국민에게 돌려주는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이 2025년 진료분 기준 3조760억원으로 처음 3조원을 넘어섰다. 2024년보다 2,840억원, 10.2% 늘었다.
환급액 증가는 고액 의료비로부터 가입자를 보호하는 건강보험의 역할이 커졌다는 의미인 동시에 공단이 부담해야 하는 지출도 증가했다는 뜻이다.
다만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려면 상한제 환급액만 볼 것이 아니라 연간 90조원이 넘는 전체 급여비와 보험료 수입, 정부지원금 등 재정의 수입·지출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

226만명에게 3조760억원…1년 새 2,840억원 더 지급
본인부담상한제는 가입자가 1년 동안 부담한 건강보험 적용 의료비가 개인별 상한액을 넘으면 초과분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제도다.
2025년 진료분을 기준으로 226만2,605명이 적용 대상이 됐다. 2024년 213만5,776명보다 5.9% 증가했다.
지급액은 같은 기간 2조7,920억원에서 3조760억원으로 10.2% 늘었다.
대상자 증가율보다 지급액 증가율이 높았다.
최근 몇 년을 놓고 봐도 지급 규모는 커지고 있다.
2021년 지급액은 2조3,860억원이었다. 2023년 2조6,278억원을 거쳐 2025년 3조760억원으로 증가했다.
4년 사이 6,900억원, 약 28.9% 늘어난 셈이다.
공단 입장에서는 본인부담상한제를 통해 가입자에게 되돌려주거나 의료기관에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환급액 증가, 공단 재정에는 ‘지출 증가’
가계에서는 환급이지만 건강보험 재정에서는 보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다.
본인부담상한액을 넘은 의료비를 환자가 부담하지 않도록 공단이 대신 부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상자와 초과금이 계속 늘어나면 다른 조건이 같다는 전제에서 공단의 재정 지출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2025년 지급액만 놓고 보면 3조760억원이고, 전년 대비 추가로 늘어난 금액은 2,840억원이다.
하지만 여기서 ‘환급액이 2,840억원 늘었으니 건강보험 재정이 그만큼 악화됐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건강보험 재정에는 보험료와 정부지원금 등의 수입이 들어오고, 진료에 따른 급여비를 비롯해 여러 항목으로 돈이 지출된다.
본인부담상한제 증가분은 그 가운데 하나의 지출 요인이다.
건강보험 전체 수입이 얼마나 늘었는지, 다른 지출이 어떻게 변했는지까지 계산해야 실제 재정수지가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더 큰 흐름은 건강보험 급여비…2025년 94조6,796억원
공단 재정을 볼 때 본인부담상한제와 함께 살펴야 할 숫자는 전체 건강보험 급여비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영공시에 따르면 2025년 건강보험 진료비는 125조717억원이다.
2024년 116조2,509억원보다 7.6% 증가했다.
이 가운데 보험자인 공단이 부담한 급여비는 2024년 87조5,284억원에서 2025년 94조6,796억원으로 8.2% 늘었다.
금액으로는 1년 사이 약 7조1,512억원 증가했다.
본인부담상한제 지급액의 전년 대비 증가액 2,840억원보다 훨씬 큰 규모다.
따라서 건강보험 재정을 분석할 때는 상한제 환급 증가만 따로 떼어 보기보다 건강보험 전체에서 의료 이용에 따라 발생하는 급여비가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상한제 지급액 3조원, 전체 급여비와 비교하면 약 3.2%
2025년 본인부담상한제 지급액 3조760억원을 같은 해 건강보험 급여비 94조6,796억원과 단순 비교하면 약 3.2% 규모다.
다만 두 통계는 집계와 지급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를 건강보험 지출에서 본인부담상한제가 정확히 3.2%를 차지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전체 재정 규모를 가늠하기 위한 단순 비교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규모보다 증가 흐름이다.
상한제 지급액은 2024년보다 10.2% 늘었고 건강보험 전체 급여비는 8.2% 증가했다. 2025년에는 상한제 지급액 증가율이 전체 급여비 증가율보다 높았다.
이런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는지는 향후 통계를 더 지켜봐야 한다.
상한제 줄이면 재정 좋아진다? 그렇게만 볼 수 없는 이유
재정 지출만 놓고 보면 본인부담상한제 지급액이 적을수록 공단 부담은 줄어든다.
그러나 본인부담상한제는 단순히 공단의 지출을 발생시키는 사업이 아니다.
고액 의료비가 발생했을 때 가입자가 소득 수준에 따라 정해진 상한 이상을 부담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건강보험의 의료비 안전망이다.
2025년 환급 대상자의 89.1%인 201만6,503명은 소득 하위 50% 이하에 해당했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2조3,556억원으로 전체 지급액의 76.6%였다.
65세 이상도 131만761명으로 전체 대상자의 57.9%를 차지했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2조596억원으로 전체의 67%였다.
결국 상한제 지출을 단순히 줄이면 공단 재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만큼 고액 의료비를 부담하는 가입자의 보호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
건강보험 재정 문제를 다룰 때 ‘얼마나 적게 지출할 것인가’뿐 아니라 ‘어떤 의료비를 사회보험이 부담할 것인가’를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건강보험 급여비는 2021년 이후 24조원 넘게 증가
건강보험 급여비 증가 추세는 상한제보다 훨씬 큰 재정 변수다.
공단 통계를 보면 건강보험 급여비는 2021년 70조1,654억원에서 2022년 76조7,250억원, 2023년 84조4,436억원으로 늘었다.
2024년에는 87조5,284억원, 2025년에는 94조6,796억원을 기록했다. 4년 동안 약 24조5,142억원 증가한 규모다.
2025년 한 해에만 전년보다 약 7조1,512억원 늘었다.
본인부담상한제의 같은 기간 증가액 2,840억원과 비교하면 건강보험 재정에서 더 큰 흐름은 전체 급여비 증가다.
환급액 증가는 그 안에서 고액 의료비에 대한 보험자의 부담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볼 필요가 있다.
2026년 건강보험 지출예산 112조9,690억원
공단의 2026년 건강보험 수입·지출예산은 각각 112조9,690억원이다.
일반회계 사업비용은 111조310억원이며 이 가운데 건강보험급여비 예산이 109조9,117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2025년 건강보험급여비 예산 102조4,678억원과 비교하면 2026년 예산은 7조4,439억원 많다.
건강보험 재정에서 의료서비스에 지급하는 급여비가 차지하는 규모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상한제 환급액 증가도 관리해야 할 지출 요인이지만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은 전체 급여비를 포함한 지출 증가와 보험료 등 수입 증가가 장기적으로 어떤 속도로 움직이는지에 있다.
보험료도 2026년 인상…직장가입자 월평균 2,235원 늘어
건강보험 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가입자가 관심을 가질 부분은 결국 보험료다.
2026년 건강보험료율은 7.19%로 결정됐다. 전년보다 0.1%포인트, 1.48% 인상됐다.
보건복지부는 보험료율을 결정하면서 당시 건강보험 재정은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그동안의 보험료율 동결과 경제 저성장으로 수입 기반이 약해졌고, 지역·필수의료 강화 등에 따른 향후 지출 소요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보험료율 인상으로 직장가입자의 월평균 본인부담 보험료는 2025년 15만8,464원에서 2026년 16만699원으로 2,235원 증가했다.
지역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는 8만8,962원에서 9만242원으로 1,280원 늘었다.
다만 본인부담상한제 환급액이 늘었기 때문에 2026년 보험료가 인상됐다고 연결해서는 안 된다.
보험료율은 건강보험 전체 수입과 지출 전망, 보장성, 의료 이용, 정책에 따른 재정 소요 등을 종합해 결정한다.
상한제 지급액 증가는 여러 지출 요인 가운데 하나다.
환급액 늘면 앞으로 보험료도 더 오를까
본인부담상한제 지급액 증가가 곧바로 다음 해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아니다.
하지만 건강보험 전체 지출이 수입보다 장기간 빠르게 증가하면 재정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논의는 불가피해질 수 있다.
방법은 보험료 수입을 늘리는 것만 있는 것도 아니다.
정부는 2026년 보험료율을 결정하면서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유발하는 재정 누수 요인을 관리하고 지출 효율화를 병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따라서 앞으로 가입자 부담을 판단할 때는 보험료율 하나만 볼 것이 아니라 전체 급여비 증가율과 정부지원, 보험료 수입, 재정수지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본인부담상한제처럼 저소득층과 고령층의 고액 의료비를 보호하는 제도는 재정 지출과 사회보험의 보장 기능을 동시에 평가할 필요가 있다.
3조원 환급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지속할 수 있나’
본인부담상한제 지급액이 3조원을 넘어섰다는 사실은 건강보험 재정에서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중증질환과 입원으로 발생한 고액 의료비를 건강보험이 분담하는 안전망이 커졌다는 의미다.
공단 입장에서는 보험자가 책임져야 하는 의료비 지출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지출 하나가 아니라 전체 의료비 증가와 함께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다.
2025년 건강보험 급여비는 94조6,796억원으로 전년보다 8.2% 증가했고, 2026년에는 건강보험급여비 예산으로 109조9,117억원이 편성됐다.
본인부담상한제 지급액도 2021년 2조3,860억원에서 2025년 3조760억원으로 증가했다.
현재 확인된 자료만으로 상한제 환급액 증가가 건강보험 재정 적자나 보험료 인상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부족하다.
오히려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전체 급여비 증가 속도와 보험료·정부지원 등 수입 증가 속도가 균형을 이루는지, 그 과정에서 고액 의료비에 취약한 저소득층과 고령층의 보장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지다.
환급액 3조원은 건강보험 재정을 단순히 줄여야 할 비용으로만 볼 숫자가 아니다.
국민의 고액 의료비를 사회보험이 얼마나 분담하고 있으며, 그 안전망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묻는 지표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