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건강보험 진료비 125조717억원…전년보다 7.6% 증가
비급여·선별급여 등 상한제 밖 비용도 있어…가계 체감 의료비는 별도 확인해야
한 해 동안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비를 개인별 상한액보다 많이 부담한 국민이 2025년 226만명을 넘어섰다.
이들에게 돌아가는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은 3조760억원으로 전년보다 10.2% 증가했다.
같은 해 건강보험 진료비도 125조717억원으로 7.6% 늘었다.
그렇다면 일반 가정에서 부담하는 병원비도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일까.
관련 통계를 함께 보면 의료비 지출 규모가 커진 흐름은 확인되지만, 환급액 증가만으로 모든 국민의 실제 의료비 부담이 증가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상한액 넘긴 국민 226만명…1년 새 12만명 넘게 증가
본인부담상한제는 한 해 동안 환자가 부담한 건강보험 적용 의료비가 개인별 상한액을 넘으면 초과분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제도다.
2025년 개인별 상한액은 소득 등에 따라 89만~1,074만원이다.
비급여와 선별급여 등 일부 의료비는 계산에서 제외된다.
2025년 진료분을 기준으로 상한액을 넘겨 의료비를 부담한 사람은 226만2,605명이다.
2024년 213만5,776명보다 12만6,829명, 5.9% 늘었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3조760억원이다.
2024년 2조7,920억원보다 2,840억원, 10.2% 증가했다.
대상자 한 명이 돌려받는 금액은 평균 약 136만원이다. 환급 대상자가 늘어난 데다 지급액 증가율이 대상자 증가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4년 사이 환급 대상 51만명, 지급액 6,900억원 늘어
증가 흐름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다.
2021년 본인부담상한제 수혜자는 174만9,831명이었다. 2023년 201만1,580명을 거쳐 2025년 226만2,605명으로 늘었다.
2021년과 비교하면 4년 사이 51만2,774명, 약 29.3%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지급액은 2조3,860억원에서 3조760억원으로 6,900억원, 약 28.9% 증가했다.
상한제를 통해 고액 의료비를 돌려받는 사람이 2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연간 지급액도 3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 수치는 고액 의료비로부터 가계를 보호하는 건강보험 안전망의 규모가 커졌다는 사실과 함께 개인별 상한액을 넘어 건강보험 적용 의료비를 부담한 사람이 늘고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환급액 늘었는데…일반 국민 병원비도 늘었다는 뜻일까
여기서 생기는 질문이 있다.
본인부담상한제 환급액이 계속 늘고 있다면 일반 국민이 내는 병원비도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일까.
관련 지표에서는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가 늘어난 흐름이 확인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연도별 요양급여비 통계를 보면 2025년 건강보험 진료비는 125조717억원이다.
2024년 116조2,509억원보다 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단이 부담한 급여비는 87조5,284억원에서 94조6,796억원으로 8.2% 늘었다.
여기서 건강보험 진료비는 환자가 병원에서 직접 낸 돈만을 뜻하지 않는다.
공단부담금과 법정 본인부담금을 합친 요양급여비용 총액이다.
따라서 건강보험 진료비가 7.6% 증가했다는 통계를 ‘모든 국민이 병원에서 직접 낸 돈이 7.6%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같은 기간 공단 급여비도 8.2% 증가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환급액 증가도 ‘가계 부담 증가율’과 같지 않아
본인부담상한제 환급액이 10.2% 늘었다는 사실 역시 일반 가구의 의료비가 10.2% 증가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상한제 환급액은 전체 국민이 지출한 의료비가 아니라 개인별 상한액을 넘어선 건강보험 적용 본인부담금을 대상으로 한다.
환급 규모에는 상한액을 넘어 의료비를 쓴 사람의 수와 개인별 초과액 등이 영향을 미친다.
본인부담상한액 자체도 매년 같은 금액으로 고정돼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소득 1분위의 일반적인 상한액은 2024년 87만원에서 2025년 89만원으로 높아졌다. 10분위는 같은 기간 808만원에서 826만원으로 조정됐다.
요양병원에 120일을 초과해 입원하는 경우 적용되는 별도 상한액도 있다.
결국 환급액 증가에는 의료 이용과 비용뿐 아니라 대상자 수, 소득별 상한액 등 여러 조건이 함께 작용할 수 있다.
현재 확인되는 통계만으로 환급액 증가분을 일반 국민의 의료비 부담 증가분으로 바꿔 계산할 수는 없다.
그래도 ‘의료비 지출 규모가 커졌다’는 신호는 확인
환급액만으로 일반 국민의 부담 증가를 단정할 수 없다고 해서 의료비 증가 흐름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25년 건강보험 진료비는 전년보다 7.6% 늘었고 공단이 부담한 급여비도 8.2% 증가했다.
본인부담상한제에서도 대상자가 5.9%, 지급액이 10.2% 늘었다.
건강보험 안에서 발생한 전체 진료비와 고액 의료비 안전망을 통해 되돌려주는 금액이 모두 증가한 것이다.
다만 여기서 ‘의료비 규모 증가’와 ‘가계가 직접 부담하는 의료비 증가’를 구분해야 한다.
건강보험 진료비가 늘어도 그중 상당 부분은 공단이 부담한다.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대상자는 상한액을 넘긴 급여 본인부담금의 일부를 다시 돌려받는다.
반대로 건강보험 밖의 비급여 등은 가계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따라서 국민이 체감하는 병원비 부담을 판단하려면 건강보험 진료비뿐 아니라 법정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지출, 환급액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건강보험 밖 의료비는 상한제 보호 못 받아
본인부담상한제의 한계도 가계 입장에서는 중요하다.
이 제도는 환자가 병원에서 지출한 모든 의료비를 합쳐 일정 금액 이상을 돌려주는 방식이 아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본인일부부담금을 중심으로 계산하며 비급여와 선별급여 등은 제외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비급여 정보에서는 2024년 비급여 진료비를 21조8,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상한제를 통해 돌려받는 금액이 늘더라도 제도 적용을 받지 않는 의료비까지 함께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건강보험 적용 진료비와 상한제 환급액만으로 실제 가계에서 빠져나간 의료비 전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다.
환급 대상 10명 중 9명은 소득 하위 50%
의료비 부담을 생활 문제로 볼 때 더 주목할 부분은 누가 상한제의 보호를 받고 있느냐다.
2025년 소득 하위 50% 이하에서 본인부담상한제 적용을 받은 사람은 201만6,503명이다.
전체 대상자의 89.1%에 해당한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2조3,556억원으로 전체 환급액의 76.6%를 차지한다.
소득이 낮을수록 개인별 본인부담상한액이 낮게 설정되는 제도 구조가 반영된 결과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200만명이 넘는 소득 하위 50% 가입자가 상한제를 통해 의료비를 돌려받았다는 것은 고액 의료비와 저소득 가계의 생활 안정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병원비라도 가구소득이 적으면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131만명…전체 환급액의 67%
고령층에서도 상한제 이용이 집중됐다.
65세 이상 대상자는 131만761명으로 전체 환급 대상자의 57.9%다.
지급액은 2조596억원으로 전체의 67%를 차지했다.
고령층 가운데 70~79세 대상자는 2024년 49만4,470명에서 2025년 55만1,518명으로 11.5% 증가했다.
지급액은 6,741억원에서 7,800억원으로 15.7% 늘었다.
90~99세에서도 대상자가 6만4,653명에서 7만2,733명으로 12.5%, 지급액은 1,610억원에서 1,834억원으로 13.9% 증가했다.
고령층은 본인부담상한제를 통해 의료비를 돌려받는 비중이 높은 만큼 고령사회에서 가계 의료비와 건강보험 재정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1,889만원 의료비, 상한제 적용 뒤 89만원 부담한 사례
고액 의료비가 가계에 미칠 수 있는 충격은 실제 지급 사례에서 드러난다.
70대 A씨는 2025년 척추 골절로 대학병원에서 3개월간 입원치료를 받았다.
비급여를 제외한 총진료비는 9,209만원이었다.
건강보험공단이 7,603만원을 부담했지만 A씨에게도 1,606만원의 본인부담 의료비가 발생했다.
다른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금액 등을 포함한 본인부담 의료비는 1,889만원이었다.
A씨는 소득 1분위로 개인별 상한액이 89만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최종적으로 89만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1,800만원은 공단이 부담했다.
이 사례는 의료비가 크게 발생한 가구에서 본인부담상한제가 실제 지출을 낮추는 역할을 보여준다.
다만 개인 사례이므로 일반 가구의 평균적인 의료비 부담으로 확대해서 해석해서는 안 된다.
20대 중증질환 사례에서는 상한제 밖 비용 717만원
고액 의료비는 고령층만의 문제도 아니다.
20대 B씨는 2025년 중증질환 치료를 받으면서 비급여를 제외하고 총 3억212만원의 진료비가 발생했다.
산정특례 등에 따라 공단이 2억7,985만원을 부담했지만 환자에게도 2,227만원의 본인부담 의료비가 발생했다.
사후정산에서 소득구간에 따른 본인부담상한액은 320만원으로 확정됐고 상한액 초과금 1,190만원을 지급받게 됐다.
그러나 선별급여와 상급병실 등 상한제 적용에서 제외되는 비용 717만원은 남았다.
상한제가 고액 의료비를 낮춰주는 안전망이지만 환자에게 발생하는 모든 의료비를 일정 금액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는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일반 가정의 의료비 부담은 늘었나
현재 확인된 통계로는 답을 두 부분으로 나눠야 한다.
건강보험에서 발생한 전체 진료비 규모와 본인부담상한제를 통한 환급 규모가 증가한 것은 확인된다.
2025년 건강보험 진료비는 7.6%, 본인부담상한제 지급액은 10.2% 증가했다.
상한제를 적용받은 사람도 226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모든 국민이나 평균적인 가구의 실제 의료비 부담이 증가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건강보험 진료비에는 공단이 부담하는 금액이 포함되고, 고액 의료비를 지출한 가입자는 상한제를 통해 일부를 돌려받는다.
반면 비급여 등 상한제에서 제외되는 비용은 별도로 남는다.
특히 환급 대상자의 89.1%가 소득 하위 50%, 57.9%가 65세 이상이라는 점에서 이번 통계는 ‘모든 국민의 병원비가 일제히 늘었다’기보다 고액 의료비에 노출된 저소득층과 고령층을 보호하기 위해 작동하는 의료비 안전망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더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일반 가정의 의료비 부담이 실제로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판단하려면 가구소득 대비 의료비 지출, 법정 본인부담금, 비급여 의료비, 연령·소득별 의료비 지출 등을 함께 분석해야 한다.
따라서 환급액 3조760억원은 의료비 부담이 사라졌다는 숫자도, 모든 국민의 부담이 그만큼 늘었다는 숫자도 아니다.
고액 의료비가 발생했을 때 건강보험이 가계 부담을 어디까지 막아주고 있는지, 그리고 제도 밖에서 가계가 여전히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할 지표다.
환급 대상자는 신청 여부도 확인해야
공단이 미리 지급한 금액을 제외하고 상한액 초과금 지급 대상으로 확정된 사람은 226만1,271명이다.
이 가운데 지급동의계좌를 등록한 131만2,819명, 58%는 별도의 신청 없이 9월 2일부터 등록된 계좌로 순차 지급받는다.
나머지 대상자는 지급 안내를 받은 뒤 공단에 신청해야 한다.
올해 10월 8일부터는 관련 법 시행에 따라 건강보험료나 국민건강보험법상 징수금을 체납한 경우 해당 금액을 공제한 뒤 초과금을 지급할 수 있다.
유주헌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본인부담상한제는 경제적 취약계층과 고령층 등 사회적 약자의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는 매우 중요한 의료안전망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도 국민들이 고액의료비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