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옮기면 내 의료정보도 제대로 이어질까…의료데이터 표준화 실증 확대

진료의뢰·회송 과정서 병원 간 데이터 교류 실증…KR Core 현장 적용

환자의 모든 진료정보 자동 연계는 아냐…기관 간 데이터 교류 가능성 검증

11월 말까지 현장실증…결과는 국가표준 개선과 의료기관 확산 기초자료로

다니던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진료를 의뢰받거나 다시 지역 의료기관으로 돌아갈 때 기존 의료정보는 얼마나 정확하게 이어질까. 

 

보건복지부가 의료기관마다 다른 정보시스템에서도 보건의료데이터를 같은 기준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표준화 현장실증을 확대한다. 

 

다만 이번 사업이 환자의 모든 진료정보를 전국 의료기관에서 자동으로 연계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올해 선도병원을 기존 1곳에서 4곳으로 늘려 진료의뢰·회송 과정에서 표준화된 데이터의 교류와 활용 가능성을 검증한다.

 

서로 다른 병원 사이에서 필요한 진료정보를 같은 기준으로 교류하는 과정을 표현한 이미지 (AI 제작)

 

병원이 바뀌어도 의료정보를 같은 기준으로 교류할 수 있을까

환자가 의료기관을 옮길 때 의료정보를 단순히 전송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서로 다른 병원 정보시스템에서도 전달받은 데이터를 같은 기준으로 교류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이를 위해 핵심 데이터 항목과 용어, 전송 규격을 정한 ‘보건의료데이터 용어 및 전송 표준’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이번 선도병원 사업은 이 표준을 실제 진료현장에 적용해 의료기관 사이에서 데이터를 교류·활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고, 현장에서 확인한 개선과제를 국가표준에 반영하기 위한 사업이다.

 

올해는 다양한 의료환경과 정보시스템으로 검증 범위를 넓혀 표준의 현장 적용성과 확산 가능성을 살펴본다.

 

선도병원 1곳에서 4곳으로 확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2일 서울성모병원에서 ‘보건의료데이터 표준 선도병원 합동 착수보고회’를 열고 신규 지정병원에 현판을 전달했다.

 

보건의료데이터 표준 선도병원은 2024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국내 최초로 지정됐다.

 

올해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과 원광대학교병원, 서울적십자병원 등 3곳이 추가돼 모두 4곳으로 늘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컨소시엄은 기존 현장실증을 이어간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컨소시엄은 새로 참여해 의료현장에서 데이터 표준을 검증한다.

 

주요 과제는 상호운용성 성숙도 평가체계 개발·고도화와 참여기관 평가, 표준용어세트 개발 지원, 한국 핵심교류데이터 전송 표준인 ‘KR Core’ 현장 적용, 의료기관 간 상호운용성 검증, 진료의뢰·회송 기반 데이터 교류 실증 등이다.

 

‘상호운용성’이 왜 중요한가

이번 사업의 핵심은 의료기관 사이의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데 있다.

 

병원마다 사용하는 의료정보시스템이 다르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항목이나 용어, 전송 방식의 차이로 기관 간 교류·활용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표준화는 이러한 차이를 줄이기 위해 핵심 데이터 항목과 용어, 교환 규격에 공통 기준을 적용하는 작업이다.

 

이번 사업에서는 국제 데이터 전송 표준인 FHIR을 기반으로 개발한 한국 핵심교류데이터 전송 표준 ‘KR Core’를 의료현장에 적용한다.

 

KR Core는 의료기관 사이의 교류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 항목과 교환 규격을 정의한 전송 표준이다.

 

진료의뢰·회송 과정에서 실제 데이터 교류 검증

소비자 입장에서 주목할 부분은 표준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진료의뢰·회송 과정에 적용해 본다는 점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컨소시엄은 FHIR 기반 KR Core를 의료현장에 적용해 진료의뢰·회송 과정에서 기관 간 데이터 교류와 상호운용성을 검증한다.

 

서울성모병원은 소아 급성백혈병 응급의뢰, 다빈도 암 분기의뢰, 검진 후 정밀진단 의뢰 등 3개 시나리오를 활용해 검증할 계획이다.

 

서울성모병원을 총괄 거점으로 하는 가톨릭중앙의료원 8개 부속병원은 동일한 병원통합정보시스템을 사용한다. 

서울성모병원은 검증한 표준 적용 모델을 8개 부속병원으로 확산하고 실증 결과를 한국보건의료정보원과 공유해 국가표준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환자의 모든 진료정보가 자동으로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이번 선도병원 확대가 환자의 모든 진료정보를 전국 어느 의료기관에서나 자동으로 불러오거나 공유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업의 범위는 보건의료데이터 표준을 실제 진료현장에 적용하고, 진료의뢰·회송 등을 통해 기관 간 데이터 교류와 상호운용성이 가능한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KR Core 역시 의료기관 간 교류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 항목과 교환 규격’을 정의한 표준이다. 

따라서 환자 한 사람의 과거 진료기록 전체가 아무런 별도 절차 없이 다른 병원으로 자동 전송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다만 실제 환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에서 어떤 진료정보가 어느 범위까지 전달되는지, 환자가 어떤 절차를 거쳐 정보를 공유하게 되는지에 관한 세부 내용은 공개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단계는 ‘모든 의료정보의 자동 연계’가 아니라, 의료기관이 필요한 데이터를 공통된 기준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표준을 실제 현장에서 시험하고 개선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의료데이터를 같은 기준으로 주고받을 기반 검증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컨소시엄은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의 디지털헬스 성숙도 평가모델을 참고해 기존 성숙도 평가체계를 상호운용성 평가체계로 고도화한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컨소시엄은 KR Core를 의료현장에 적용해 실제 기관 간 데이터 교류가 가능한지를 검증한다.

 

두 컨소시엄은 오는 11월 30일까지 평가와 현장실증을 완료할 예정이다.

 

정부는 실증 결과를 상호운용성 성숙도 평가체계 고도화와 국가표준 개선, 향후 의료기관 확산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통해 의료기관 간 표준화된 데이터 교류 기반을 넓히고 향후 보건의료데이터와 인공지능 활용 여건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경일 보건복지부 첨단의료지원관은 “이번 선도병원 확대를 통해 다양한 의료환경에서 표준의 적용성과 상호운용성을 검증할 수 있게 됐다”며 “보건의료데이터 표준이 의료기관 간 정보 연계와 인공지능 활용의 기반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현장 확산을 지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환자가 체감할 변화는 실증 이후 지켜봐야

이번 사업으로 당장 환자의 병원 이용 방식이나 진료정보 전달 절차가 바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실증의 직접적인 목적은 의료기관이 데이터를 같은 기준으로 교류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개선할 부분을 찾는 데 있다.

 

특히 실제 진료의뢰와 회송 과정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교류해 본다는 점에서 병원이 달라져도 필요한 의료정보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가 주요 검증 대상이 된다.

 

두 컨소시엄의 평가와 현장실증은 11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실증 결과를 국가표준 개선과 의료기관 확산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결국 환자 입장에서 중요한 질문은 ‘내 모든 진료기록이 자동으로 따라가느냐’보다 ‘진료에 필요한 의료데이터를 다른 의료기관에서도 같은 기준으로 정확하게 주고받을 수 있느냐’​에 가깝다.

 

이번 사업은 그 가능성을 의료현장에서 검증하는 단계다.

작성 2026.09.03 07:35 수정 2026.09.0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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