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간지역 중증환자 ‘골든타임’ 지킨다…119 헬기가 병원까지 잇는 방법

강원형 119헬리-이엠에스, 환자 상태 따라 현장 이송·병원 간 전원 탄력 운영

강원도 의료원 5곳과 연계…지역 병원 초기 처치 뒤 최종 치료기관으로

산악·해안에 긴 의료기관 이동거리…소방헬기와 지역의료 연결해 이송 공백 줄인다

산악·해안지역이 넓게 분포한 강원에서는 중증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어느 병원으로 어떻게 옮길 것인지가 치료 과정의 중요한 변수다. 

 

소방청과 강원특별자치도는 의료진이 탑승하는 119헬리-이엠에스(Heli-EMS)를 활용해 환자를 현장에서 최종 치료병원으로 직접 옮기거나,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먼저 응급처치와 검사를 받은 뒤 권역외상센터로 연계하는 방식으로 중증환자 이송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산간지역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119구급대와 의료진이 소방 헬기로 이송하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AI 제작)

 

헬기가 올 때까지 기다린다?…환자 상태 따라 이송 방식 달라져

119헬리-이엠에스는 의료진이 소방헬기에 탑승해 중증응급환자의 이송과 치료를 연계하는 응급의료체계다.

 

강원지역에서는 환자의 상태와 의료기관 수용 여건에 따라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 최종 치료병원으로 곧바로 옮기는 ‘현장 직접 이송’, 먼저 도착한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병원 간 전원’, 가까운 지역 의료기관에서 응급처치와 검사를 받은 뒤 최종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강원은 관할 면적이 넓고 산악·해안지역이 함께 분포해 의료기관 간 이동거리가 길다. 

중증응급환자를 최종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의료자원도 지역마다 차이가 있어 모든 환자에게 같은 이송 방식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소방청의 설명이다.

 

특히 지역 병원에서 먼저 필요한 처치를 받을 수 있는 환자라면 헬기가 도착할 때까지 사고 현장에서 기다리는 대신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먼저 옮기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고성 공사장 사고 환자, 속초의료원에서 먼저 검사

지난 8월 19일 오후 2시 30분께 강원 고성군의 한 상수도 공사현장에서 60대 남성이 토사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는 구조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뒤 왼쪽 골반 골절이 의심되는 중증외상 환자로 판단해 119헬리-이엠에스를 요청했다.

 

환자는 헬기를 기다리며 현장에 머무르지 않았다. 가까운 속초의료원으로 먼저 이송돼 응급처치와 영상검사를 받았다. 

검사에서 수술이 필요한 골반부 골절이 확인되자 의료진이 탑승한 119헬리-이엠에스로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인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에 이송됐다.

 

9월 1일 소방청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환자는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중증외상 전문진료를 받으며 중환자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이 사례의 핵심은 헬기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환자를 기다리게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지역 의료기관에서 필요한 응급처치와 검사를 먼저 시행하고, 검사 결과를 토대로 수술이 가능한 권역외상센터까지 항공으로 연결했다.

 

춘천에서는 병원 간 전원, 강릉에서는 현장에서 바로 이송

모든 중증외상환자가 고성 사례와 같은 경로를 거치는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15일 오후 1시께 춘천에서는 70대 남성이 운전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전신주를 정면으로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119구급대는 환자를 구조해 인근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했다. 

검사 과정에서 복강 내 출혈이 확인됐지만 강원권에서 즉시 수술할 의료기관을 확보하기 어려워 의정부성모병원이 최종 수용병원으로 선정됐다. 

 

이후 119헬리-이엠에스를 이용해 병원 간 전원이 이뤄졌으며, 환자는 도착 후 긴급수술을 받고 회복했다.

 

5월 18일 오후 8시께 강릉에서 발생한 전동킥보드 사고에서는 다른 방식이 적용됐다. 

40대 남성이 안면부 개방성 골절과 의식 저하 증상을 보이자 현장 구급대가 중증외상 환자로 판단해 119헬리-이엠에스를 요청했다.

 

이 환자는 지역 병원을 먼저 거치지 않고 현장에서 헬기로 인계돼 최종 치료병원으로 직접 이송됐다. 

병원 도착 뒤 수술을 받았으며 이후 안정적으로 회복했다.

 

결국 고성에서는 지역 의료기관 1차 처치 후 최종 치료병원 연계, 춘천에서는 병원 간 전원, 강릉에서는 현장 직접 이송이 각각 이뤄진 셈이다.

 

 

강원 의료원 5곳, 중증외상 초기 처치 거점으로 연계

소방청과 강원특별자치도는 도내 의료원 5곳을 중증외상환자의 초기 처치와 검사에 활용하는 연계체계를 협의해 왔다.

대상은 원주의료원, 강릉의료원, 속초의료원, 삼척의료원, 영월의료원이다.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하면 119구급대가 중증도를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헬기가 도착하기 전에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생명 유지에 필요한 응급처치와 검사를 시행한다. 

 

이후 헬기를 이용해 권역외상센터 등 최종 치료병원으로 옮기는 구조다.

고성 사고는 이 같은 연계 방식이 실제 환자 이송에 적용된 사례다.

 

119헬리-이엠에스의 역할도 단순히 육상 구급차보다 빠르게 환자를 옮기는 데만 있지 않다. 

현장 구급대가 환자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단계부터 지역 의료기관의 초기 처치와 검사, 항공 이송, 권역외상센터의 최종 치료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필요한 이동 구간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행정구역보다 ‘어디서 치료할 수 있느냐’가 중요

중증외상환자는 사고가 발생한 지역 안에서 모든 치료를 마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실제 춘천과 고성 사례에서는 강원지역에서 초기 평가와 처치를 받은 뒤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까지 이동했다.

 

조항주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장은 “중증외상환자는 행정구역보다 환자의 상태와 치료 가능성을 중심으로 신속하게 최종 치료기관까지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강원특별자치도와 소방, 지역 의료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중증외상환자가 적시에 최종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광역 외상진료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소방청도 현장 상황과 환자 상태뿐 아니라 지역의 의료자원과 이송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송 방법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중증응급환자는 현장 상황과 환자 상태뿐 아니라 지역별 의료자원과 이송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이송방법을 신속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119헬리-이엠에스가 지역 의료기관과 최종 치료기관을 효과적으로 연결해 중증환자의 황금시간(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강원처럼 의료기관 간 거리가 길고 산악·해안지역이 넓은 곳에서는 헬기 자체의 속도뿐 아니라 환자가 있는 곳과 필요한 치료를 제공할 병원을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 

 

119헬리-이엠에스는 현장 직행만을 고집하지 않고 환자 상태와 의료 여건에 따라 지역 의료기관을 거쳐 최종 치료기관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작성 2026.09.01 11:58 수정 2026.09.0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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