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반찬을 매일 먹는다고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식이섬유는 채소뿐 아니라 잡곡과 통곡물, 콩류, 과일 등 여러 식품을 통해 섭취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도 우리나라 성인의 잡곡과 과일 섭취가 개선이 필요한 식생활 항목으로 나타났다. 중년 이후에는 특정 식품에 의존하기보다 하루 세 끼의 구성을 살펴보는 것이 식이섬유 섭취를 점검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성인 식생활 점수 58.6점…잡곡·과일 섭취 낮아
질병관리청이 2026년 8월 공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제9기(2022~2024년) 식생활평가지수 분석 결과,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58.6점이었다. 남성은 57.6점, 여성은 59.6점이었다.
식생활평가지수는 아침식사와 잡곡, 과일, 채소, 고기·생선·달걀·콩류, 우유 및 유제품 등의 섭취와 나트륨·포화지방산·당 섭취, 에너지 섭취 균형 등을 종합해 평가한다.
항목별 점수를 100점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우유 및 유제품, 잡곡, 총과일, 생과일 섭취 항목은 50점 미만이었다. 질병관리청은 이들 항목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결과를 곧바로 ‘성인의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식생활평가지수는 식이섬유 섭취량만 측정하는 지표가 아니라 전반적인 식생활 지침 준수 정도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식이섬유, 채소만 먹는다고 충분한 것은 아니다
식이섬유를 챙긴다고 하면 먼저 채소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식이섬유는 잡곡과 통곡물, 콩류, 채소, 과일, 해조류 등 여러 식품에 들어 있다.
따라서 한두 가지 채소 반찬만 늘리기보다 하루 식사 전체에서 식이섬유를 공급하는 식품이 얼마나 다양하게 들어 있는지 살펴보는 편이 낫다.
흰쌀 위주의 식사를 한다면 일부를 잡곡이나 통곡물로 바꾸고, 콩이나 두부와 함께 나물·생채·쌈 등 여러 채소를 반찬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해조류 역시 평소 식단에 활용할 수 있는 식품이다.
과일도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다. 과일을 먹을 때는 즙이나 주스보다 원래 형태로 먹는 편이 식이섬유 섭취에 유리하다.
한 끼에 몰아 먹기보다 세 끼에 나눠 구성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기 위해 특별한 음식을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다. 평소 먹는 아침·점심·저녁에 식이섬유를 공급하는 식품을 나눠 배치하는 방법이 실천하기 쉽다.
아침에는 잡곡밥에 두부나 콩 반찬, 채소 반찬을 곁들이는 식으로 구성할 수 있다.
점심에는 잡곡밥과 생선이나 살코기 등 단백질 식품에 나물이나 쌈 채소를 더하고, 저녁에도 곡류와 단백질 식품, 채소류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구성하는 방식이다.
간식이나 후식으로 과일을 먹는다면 과일주스나 과일청보다 생과일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과일 역시 많이 먹을수록 좋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전체 식사량과 개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핵심은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 하나’를 찾는 데 있지 않다. 곡류에서는 잡곡과 통곡물, 반찬에서는 콩류와 채소·해조류, 간식이나 후식에서는 과일처럼 여러 식품에 식이섬유 급원을 나눠 배치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더해서 먹기보다 평소 식품을 바꾸는 방법도
식이섬유를 보충한다고 기존 식사에 잡곡밥이나 고구마, 감자, 과일 등을 계속 추가하는 방식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식품을 더해서 먹으면 전체 식사량과 에너지 섭취도 함께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흰쌀밥을 먹었다면 일부를 잡곡으로 바꾸고, 정제된 곡류 대신 통곡물을 활용하는 식으로 식단을 조정할 수 있다.
간식으로 과자나 달콤한 음료를 자주 먹었다면 개인의 식사량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과일 등 다른 식품으로 바꾸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이처럼 식이섬유 섭취는 새로운 음식을 계속 추가하기보다 기존 식사의 일부를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는 식품으로 바꾸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식이섬유만 챙기다 다른 영양소 놓쳐서는 안 돼
중년 이후에는 식이섬유만 따로 떼어 생각하기보다 전체 식사의 균형도 함께 살펴야 한다.
식이섬유를 챙기느라 식사량이 지나치게 줄거나 단백질 등 다른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식단은 피하는 것이 좋다.
고기와 생선, 달걀, 두부 등 단백질을 공급하는 식품과 곡류, 채소 등을 고르게 구성하는 것이 기본이다. 한 가지 영양소를 많이 먹는 것보다 여러 식품군을 활용해 균형 있게 식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갑자기 많이 늘리면 속이 불편할 수도
식이섬유 역시 많이 먹는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평소 섭취량이 적었던 사람이 갑자기 많은 양을 먹으면 개인에 따라 복부 팽만이나 가스 등 소화기 불편이 나타날 수 있다.
식이섬유가 들어 있는 식품을 평소 식사에서 점차 늘리고 수분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정 질환으로 식사 제한을 받고 있거나 소화기계 질환 또는 수술 병력이 있다면 일반적인 식이섬유 섭취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이 경우 의료진이나 임상영양사와 상담해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는 식사를 정할 필요가 있다.
중년 이후 식이섬유 섭취를 점검하는 출발점은 특별한 건강식품이나 보충제를 찾는 데 있지 않다.
오늘 먹은 세 끼 가운데 잡곡·통곡물, 콩류, 채소, 과일 등 식이섬유를 공급하는 식품이 얼마나 다양하게 들어 있었는지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