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피부도 달라진다.
예전에는 별문제 없이 사용했던 화장품이 따갑게 느껴지거나 세안 후 피부가 당기고, 팔과 다리까지 건조하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럴 때 주름이나 미백 등 이른바 ‘안티에이징’ 기능을 강조한 화장품부터 찾기 쉽지만, 중년 이후 피부 관리에서 먼저 살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피부의 수분을 지키고 외부 자극을 줄이며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기본 관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매년 9월 7일을 ‘화장품의 날’로 지정해 안전한 화장품 사용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있다. 올해도 ‘확신의 K-뷰티, 꽃을 피우다’를 주제로 기념식과 K-뷰티 체험관, 피부 건강과 미용을 주제로 한 세미나 등이 마련된다.
관련 행사는 화장품 산업의 발전뿐 아니라 소비자가 화장품을 안전하게 선택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살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K-뷰티의 성장과 새로운 화장품 기술도 관심거리지만 소비자에게 더 중요한 것은 수많은 화장품 가운데 자신의 피부에 필요한 제품을 제대로 선택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왜 피부가 더 건조해질까
60~70대가 되면 피부는 젊을 때보다 건조하고 자극에 민감해질 수 있다.
미국피부과학회(AAD)는 나이가 들수록 피부가 얇아지고 수분을 유지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건조함과 가려움, 자극 등이 나타나기 쉬워진다고 설명한다.
피부가 쉽게 멍들거나 상처 회복이 느려지는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 복용하고 있는 약이나 건강상태 역시 피부 건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젊었을 때 사용하던 화장품을 계속 사용하는 것보다 현재 피부가 건조한지, 자극에 민감해졌는지 등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세안이나 목욕 후 피부가 심하게 당기거나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고 가려움이 반복된다면 피부의 수분을 유지하는 관리가 우선이다.
시니어 피부관리의 기본은 ‘보습’
화장품을 여러 단계로 바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피부에 부족한 수분을 지켜주는 것이다.
미국피부과학회는 60~70대의 건조한 피부에는 순하고 향이 없는 세정제를 사용하고,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씻는 것을 권한다. 목욕이나 샤워 시간도 5~10분 정도로 짧게 하고 피부를 심하게 문지르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샤워나 세안 후에는 피부의 물기를 완전히 말리기 전에 보습제를 바르면 수분 유지에 도움이 된다.
건조한 피부에서는 가벼운 로션보다 크림이나 연고 형태처럼 보습력이 높은 제품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안티에이징’이라는 문구보다 자신의 피부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보습 수준을 찾는 것이다.
비싼 화장품보다 먼저 챙길 것은 자외선 차단
나이가 들었다고 자외선 차단이 덜 중요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랜 시간 누적된 자외선 노출은 피부 노화와 색소 변화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년 이후에도 꾸준한 자외선 차단이 필요하다.
미국피부과학회는 피부 노화 관리의 기본으로 보습제와 함께 자외선차단제를 꼽는다. 외출할 때는 광범위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SPF 30 이상의 제품을 사용하고, 모자와 긴 옷 등으로 피부 노출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주름이나 색소침착이 걱정돼 여러 기능성 제품을 추가하기 전에 매일 보습하고 자외선을 차단하는 기본적인 습관부터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름·미백·안티에이징’ 제품 많이 바른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화장품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주름 개선, 미백, 탄력, 안티에이징 등을 강조한 다양한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기능성 제품을 한꺼번에 사용하는 것이 반드시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피부가 건조하고 민감해진 상태에서 여러 제품을 동시에 사용하면 오히려 피부 자극이 나타날 수 있다. 새로운 화장품을 사용할 때는 한꺼번에 여러 제품을 바꾸기보다 자신의 피부 반응을 살펴가며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단기간에 젊어진다’거나 화장품만으로 피부 노화를 획기적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식의 과도한 기대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화장품은 피부를 청결하게 하고 보습하거나 외관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의약품과 같은 치료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향이 강한 제품, 민감한 피부에는 자극될 수도
나이가 들면서 이전에는 괜찮았던 향료나 특정 화장품 성분에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피부가 건조하고 가려운 사람이라면 향이 강한 제품보다는 자극 가능성을 줄인 제품을 고려할 수 있다.
미국피부과학회 역시 건조하고 자극받기 쉬운 고령층 피부에는 향이 없는 순한 세정제와 보습제를 권한다.
화장품을 바른 뒤 붉어짐이나 가려움, 따가움, 부종 등이 나타난다면 사용을 중단하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하면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화장품 살 때 ‘앞면 광고’보다 뒷면 표시부터
화장품을 선택할 때 브랜드나 광고문구만 보는 것보다 제품에 표시된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식약처에 따르면 화장품에는 제품명과 책임판매업자 정보, 제조번호를 비롯해 사용기한 또는 개봉 후 사용기간, 사용된 성분, 내용량, 기능성화장품 표시, 사용 시 주의사항 등이 표시된다.
특히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화장품을 다시 꺼내 쓰거나 여러 제품을 번갈아 사용하는 경우라면 사용기한과 개봉 후 사용기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기능성화장품을 구입할 때는 제품 포장에 ‘기능성화장품’이라는 표시가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화장품을 고를 때 화려한 광고문구보다 사용기한과 성분, 기능성 여부, 사용 시 주의사항을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안전한 사용의 출발점이다.
‘내 피부에 맞는가’가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
시니어를 겨냥한 화장품이나 ‘안티에이징’ 제품이 늘고 있지만 나이가 같다고 피부 상태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건조함이 심한 사람도 있고 색소침착이나 주름이 더 고민인 사람도 있으며 특정 성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도 있다.
가격이 비싸거나 기능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더 좋은 화장품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중년 이후 화장품을 선택할 때는 먼저 자신의 피부에서 가장 불편한 문제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건조함이 가장 큰 문제라면 보습을 우선하고, 야외활동이 많다면 자외선 차단을 빠뜨리지 않는 식이다. 새로운 기능성 제품은 피부 상태를 살펴가며 하나씩 추가하는 편이 불필요한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피부가 갈라져 피가 나거나 심한 가려움과 통증, 발진 등이 계속된다면 단순히 화장품을 바꾸는 것만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피부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화장품의 ‘기능’보다 중요한 안전한 사용 습관
식약처가 ‘화장품의 날’을 맞아 기념식과 K-뷰티 체험관, 피부 건강과 미용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마련하는 것은 K-뷰티 산업의 성과를 알리는 동시에 안전한 화장품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다.
행사에서는 화장품 산업과 기술 동향을 살펴보고, 소비자가 직접 K-뷰티 제품과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될 예정이다. 대한화장품학회와 함께 피부 건강과 미용을 주제로 한 세미나도 열려 피부 관리와 화장품 과학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화장품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은 계속 늘고 있다. 하지만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어떤 기능을 더할 것인가보다 현재 자신의 피부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먼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피부가 건조하고 자극에 민감해지기 쉬운 중년 이후에는 복잡한 관리보다 순한 세정과 충분한 보습, 꾸준한 자외선 차단 같은 기본적인 관리가 먼저다.
화장품은 많이 바르는 것보다 자신의 피부에 맞는 제품을 골라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화장대 위 제품의 개수보다 피부 상태를 이해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습관이 건강한 피부관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