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응급실을 찾는 손상환자 가운데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0세 이상 손상환자 비율은 최근 10년 사이 약 3배 증가했으며,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낙상은 입원이나 사망 등 중증 손상으로 이어질 위험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은 26일 2025년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환자의 현황과 특성을 분석한 ‘2025 손상 유형 및 원인 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통계는 2006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조사에 참여한 29개 병원 응급실을 찾은 손상환자는 지난해 총 9만861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3.8%가 입원했고 2.3%가 사망했다. 전체 손상환자 중 남성이 56.0%, 여성이 44.0%였으며, 연령별로는 70세 이상이 19.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80세 이상 손상환자 비율 3.2%→9.5%
손상환자의 고령화 현상은 최근 10년간의 변화를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80세 이상 손상환자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3.2%에서 2025년 9.5%로 약 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70대도 5.7%에서 9.9%로 늘었다. 반면 10세 미만은 24.8%에서 17.2%로 감소했다.
특히 2025년 응급실을 거쳐 입원한 손상환자의 52.9%가 60세 이상이었다. 사망환자 가운데서는 80세 이상이 22.6%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단순한 손상이 입원이나 사망과 같은 중증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고령층의 생활환경과 신체 특성을 고려한 예방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상 원인 1위 ‘추락·낙상’…10년간 지속 증가
전체 손상 원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추락·낙상이었다.
2025년 전체 손상환자의 40.0%가 추락·낙상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이어 운수사고 15.5%, 둔상 14.8% 순이었다. 추락·낙상의 비율은 2015년 29.6%에서 2025년 40.0%까지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운수사고는 17.3%에서 15.5%, 둔상은 22.7%에서 14.8%로 감소했다.
추락과 낙상은 연령에 따라 발생 양상이 달랐다. 높은 곳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추락’은 어린이에게 집중된 반면, 같은 높이에서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낙상’은 고령층에서 두드러졌다.
낙상환자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
2025년 낙상 손상환자는 모두 2만9065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이 19.9%로 가장 많았으며 70대 15.7%, 60대 14.8% 순이었다.
60세 이상을 합하면 전체 낙상환자의 50.4%로 절반을 넘는다.
문제는 고령층의 낙상이 중증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80세 이상은 전체 낙상환자의 19.9%였지만 낙상으로 입원한 환자에서는 33.1%, 사망환자에서는 42.5%를 차지했다.
장기간 추세에서도 고령층의 증가세가 확인됐다. 80세 이상 낙상환자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8.1%에서 2025년 19.9%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70대도 10.9%에서 15.7%로 늘었다.
고령층 낙상 예방, ‘집 안’부터 살펴야
낙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집이었다.
2025년 낙상환자의 45.3%가 집에서 사고를 당했다. 도로가 22.8%, 상업시설이 8.9%로 뒤를 이었다.
집 안에서 발생한 낙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거실이 25.1%로 가장 많았고 화장실 23.5%, 방·침실 22.6% 순이었다. 고령층이 일상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생활공간에서 낙상 위험이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고령자가 생활하는 가정에서는 미끄러운 바닥이나 문턱, 이동 동선을 방해하는 물건 등 낙상 위험요인을 줄이고 거실과 화장실, 침실 등 주요 생활공간의 안전환경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 추락은 60%가 집에서 발생
어린이에게는 낙상보다 추락 위험이 두드러졌다.
2025년 추락 손상환자는 1만419명으로 이 가운데 10세 미만 어린이가 45.4%를 차지했다. 추락 사고의 60.2%는 집에서 발생했으며, 집 안에서는 방·침실이 46.6%, 거실이 22.1%를 차지했다.
10세 미만은 추락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는 많았지만 입원 비율은 8.9%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추락 후 입원과 사망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어르신의 낙상과 젊은 세대의 중독 손상과 같이 연령대별로 손상 양상이 다른 만큼, 그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예방의 출발점”이라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손상 예방관리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통계는 어린이에게는 가정 내 추락 예방이, 고령층에게는 일상생활 공간에서의 낙상 예방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고령층 손상이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돌봄과 의료 이용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생활공간을 중심으로 한 예방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