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은 있지만 은퇴 후 매달 사용할 생활비가 부족한 고령층에게 주택연금의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026년 6월 1일부터 저가주택 우대 확대, 가입 시 실거주 의무 예외 허용, 세대이음 주택연금 도입을 골자로 제도를 개선했다. 이번 개편은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 노후 현금흐름을 확보하려는 고령층의 선택지를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주택연금은 보유주택을 바로 팔아 생활비로 사용하는 제도가 아니다. 55세 이상 고령층이 소유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노후생활자금을 평생 매월 연금 형태로 받는 제도다. 가입자격과 실제 월지급액 산정에는 주택가격과 연령 등 여러 조건이 적용되기 때문에 단순히 현재 집값만 보고 예상 수령액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일반형뿐 아니라 우대형,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세대이음 등 다양한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2026년 개편에서 먼저 주목할 부분은 실거주 의무 예외 허용이다. 기존에는 가입 시 담보주택에 실제 거주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6월 1일부터 부부 합산 1주택자가 입원·요양, 자녀 봉양, 노인주거복지시설 입주 등 불가피한 사유로 집에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 예외가 인정된다. 해당 사유가 지속되는 동안 공사의 승인을 받아 담보주택 전체를 임대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다만 모든 가입자가 자유롭게 집을 비우고 임대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므로 임대차계약 전에 적용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저가주택을 가진 고령층에 대한 지원도 확대됐다. 우대형 주택연금은 부부 중 1명 이상이 기초연금 수급권자이고 부부 합산 시가 2억5천만원 미만의 1주택을 보유한 경우 이용할 수 있다. 현재 한국주택금융공사 안내 기준으로 시가 1억8천만원 이상 2억5천만원 미만 주택은 일반형보다 월지급금을 최대 약 20%, 1억8천만원 미만 주택은 최대 약 25% 더 받을 수 있다. 다만 실제 우대율과 월지급액은 주택 유형과 가격, 가입자의 연령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 개편에서 새로 도입된 ‘세대이음 주택연금’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부모가 받던 연금이 사망 후 자녀에게 그대로 승계되는 방식은 아니다. 주택연금 가입자인 부모가 사망한 뒤 55세 이상 자녀가 동일 주택을 담보로 새롭게 주택연금에 가입하고, 대출한도의 50% 초과~90% 이하 범위에서 목돈을 인출해 부모의 기존 주택연금 대출을 상환한 뒤 나머지를 매월 연금으로 받는 구조다. 부모가 근저당권 방식 주택연금을 이용한 경우에 한해 가입할 수 있다는 조건도 있다.
그렇다고 주택연금이 모든 고령층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다. 가입을 결정할 때는 “매달 얼마를 받을 수 있는가”뿐 아니라 앞으로 해당 주택에서 얼마나 거주할 것인지, 향후 매도나 이주 계획이 있는지, 다른 연금이나 소득으로 생활비가 충분한지, 주택 자체를 자녀에게 남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등을 함께 따져야 한다. 특히 가까운 시일 안에 주택을 처분하거나 이사할 계획이 있다면 장기적인 노후 현금흐름과 함께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은퇴 이후에는 ‘집이 얼마짜리인가’ 못지않게 ‘매달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얼마인가’가 중요해진다. 자산 대부분이 주택에 묶여 있고 별도의 노후소득이 충분하지 않다면 주택연금은 부동산 자산을 생활비로 전환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국민연금·개인연금·임대소득 등으로 필요한 생활비가 충분하다면 가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결국 2026년 주택연금 개편의 핵심은 가입자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이전보다 넓어졌다는 점이다.
주택연금을 고민한다면 현재 생활비가 충분한지, 앞으로 해당 주택에 얼마나 더 거주할 것인지, 주택을 보유하는 것과 노후 현금흐름 가운데 무엇을 우선할 것인지부터 따져보는 것이 좋다. 가입 가능 여부와 실제 예상 월지급금은 개인의 연령과 주택가격, 보유주택 수, 담보대출 등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한국주택금융공사를 통해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문의 : 부싸부 010-2480-64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