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가 시중 월세 주택을 전세로 전환해 공급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지원 사업인 ‘전월세 안심신탁’을 추진한다. 임차인은 월세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전세로 거주하고, 전세금은 공공 성격의 안정화기구가 직접 관리한다. 임대인은 전세금을 직접 받는 대신 안정화기구가 운용한 수익을 매월 지급받는 구조다. 정부는 9월 말 사업공고를 시작으로 연말부터 순차적인 입주를 지원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조치로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근 전세사기 여파에 따른 전세 기피와 임대인의 월세 선호가 맞물리면서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청년 등 주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월세 부담이 커지고,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는 전세 주택을 찾기도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임대인 역시 월세 연체와 공실 위험, 전세금 운용 부담 등으로 임대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이 같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수요 불일치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세를 원하는 임차인과 월세 수익을 원하는 임대인을 공공 전월세 안정화기구가 연결하는 방식이다.
사업에 참여하면 안정화기구와 임대인, 임차인이 3자 간 약정을 체결한다. 임차인은 전세금을 임대인에게 직접 지급하지 않고 안정화기구가 지정한 계좌에 예치한다. 안정화기구는 예치된 전세금을 투자·운용한 뒤 임대인에게 매월 운용수익을 지급한다. 계약이 끝나면 안정화기구가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반환한다.
관련 업무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위탁받아 수행한다. HUG가 전세금의 예치와 운용, 반환을 비롯해 임대인과 임차인 모집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월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 방식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전세금을 안정화기구가 직접 관리하고 반환까지 책임지는 구조여서 정부는 전세사기 위험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금반환보증과 전세대출보증에 별도로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부담 완화 요인이다. 소득 등 요건을 충족하면 주택도시기금의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이나 시중은행 전세대출을 활용할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한 사례를 보면 주택가격 3억원, 전세금 2억원인 서울 연립·다세대주택을 기준으로 월세 전환 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4만원 수준으로 산정된다.
같은 주택에 전월세 안심신탁을 적용하고 전세금 2억원 가운데 최대 80%인 1억6000만원을 대출받는다고 가정하면 월 전세대출 이자비용은 약 53만원이다. 2026년 5월 전세자금대출 신규취급 평균금리 3.97%를 적용한 수치다.
이에 따라 임차인은 월세 74만원을 내는 것과 비교해 매달 약 20만원의 주거비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세금반환보증과 전세대출보증 가입이 필요하지 않아 연간 약 34만원의 보증료도 절감할 수 있다.
임대인에게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한다. 안정화기구가 예치받은 전세금을 운용해 발생한 수익을 매월 임대인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예치된 전세금 등을 기반으로 ‘주택공급활성화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해당 자금은 주택건설사업장의 HUG 보증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에 운용해 연 4%대의 이자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운용사는 8~10월 선정하고, 11~12월 투자자를 모집한 뒤 12월 펀드를 등록해 입주 시점부터 운용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부 자료의 사례에서는 전세금 2억원을 기준으로 수익률 4.35%를 적용할 경우 임대인이 매월 약 73만원의 약정수익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됐다. 기존 월세 74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등록 임대사업자가 사업에 참여하면 임대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의무가 면제된다. 이에 따라 연 0.23~0.27% 수준의 보증료 부담도 줄어든다. 정부는 임대인의 소득에 대한 세제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며 재정경제부와 관련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서울 등 규제지역에 주택을 보유한 임대인이 지방으로 이주할 경우에는 주택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가 제시한 가정에 따르면 전월세 안심신탁을 통해 매월 약 73만원을 받고 주택연금으로 월 47만원을 추가 수령할 경우 월 수령액은 약 120만원이 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수도권 베이비부머가 보유·거주 중인 주택이 전세 매물로 전환되고, 지방 이전 촉진과 고령층 노후소득 확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 대상에는 주택 유형 제한을 두지 않을 방침이다. 소득과 자산 제한 없이 참여를 원하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초기에는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한다.
정부는 시세와 비교해 전세금 규모가 과도한지, 위반 건축물에 해당하는지 등 기본적인 검증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지역이나 주택 유형에는 별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참여 방식은 두 가지다. 임대인이 먼저 참여를 신청하면 안정화기구가 임차인 모집을 지원하는 방식과 임대인과 임차인이 사전에 전세금 수준을 협의한 뒤 함께 사업에 신청하는 방식이다.
LH 매입임대주택 일부도 사업을 통해 시범 공급한다. 정부는 2026년 500호를 우선 공급해 무주택 청년 세대의 주거비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사업 참여는 의무가 아니다. 정부는 임대인이나 임차인에게 전세금 의무 예치나 강제 가입을 요구하는 사업이 아니며, 참여를 희망하는 경우에만 신청하는 자발적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보증부월세 주택도 참여할 수 있다. 다만 보증금과 월세를 전세금으로 환산한 금액이 적정 전세가 범위 안에 들어와야 한다. 환산전세금은 ‘임대보증금+(월세×12÷전월세전환율)’ 방식으로 계산한다.
사업에 참여할 경우 보증금은 전액 예탁하는 것이 원칙이다. 예탁기간은 별도로 제한하지 않고 전세계약 기간과 연동한다. 예를 들어 2년 전세계약이면 2년 동안 예탁하고, 계약이 갱신될 경우 변경 약정을 통해 예탁기간도 연장하는 방식이다.
안정화기구의 투자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에 대한 안전장치도 마련한다. 정부는 예치된 보증금을 주택공급활성화펀드를 통해 HUG 보증부 PF 대출 사업장 등에 투자해 원금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정화기구의 투자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임차인의 전세금은 전액 보장하고 임대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월 수익도 정상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사업 절차와 약정서 내용, 월 수익률 등은 9월 말 예정된 사업공고에서 공개된다. 이후 반기별로 공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업 참여를 원하는 임대인과 임차인은 HUG 홈페이지와 전국 지사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10월부터 사업 신청을 받고, 11월부터 안정화기구와 임대인, 임차인 간 3자 계약과 계약금 예치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12월부터 입주와 임대인에 대한 월 수익 지급을 시작해 연말부터 순차 입주를 지원한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전월세 안정화기구를 통해 임차인은 전세금 반환 위험을, 임대인은 월세 연체 부담을 줄이고 보다 안정적으로 임대차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월세 안심신탁이 성과를 내고 제도가 고도화될 경우 임차인에게는 전세 거주 효과를, 임대인에게는 월세 수익 효과를 제공하는 현재 방식뿐 아니라 임대차시장 건전화를 위한 다양한 계약 방식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월세 안심신탁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지는 참여자의 선택과 수익률, 전세대출 금리, 주택 검증과 전세금 운용의 안정성 등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특히 9월 말 공개될 세부 사업조건과 약정 내용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참여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 참여를 검토하는 임대인과 임차인이라면 9월 말 발표될 HUG 사업공고에서 대상 주택 요건과 약정수익률, 신청 절차를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문의 : 010-7289-2022, 희망을 켜다. 땅ON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