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AI 경쟁, ‘디지털 주권’ 외교전으로 확산

기술 선택이 데이터·안보·동맹 문제로 연결…한국은 개방성과 자율성 함께 확보해야

[미중 AI 경쟁, 외교전으로, 이미지=시노인사이트 제작]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 경쟁이 더 좋은 기술을 만드는 산업경쟁을 넘어 국제정치와 외교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어떤 나라의 반도체와 클라우드, AI 모델을 사용할 것인지가 경제적 선택뿐 아니라 데이터와 안보, 외교적 협력관계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는 8월 19일 각국의 ‘디지털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디지털 주권은 한 국가가 자국의 데이터와 정보통신망, 디지털 제도와 기술정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뜻한다. 중국은 AI 협력국을 특정 진영으로 묶거나 다른 국가에 선택을 요구하는 방식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AI 협력망을 강화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나왔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고 동맹국과 기술 기준을 맞추려 한다. 중국도 자체 반도체와 AI 모델, 데이터 기반시설을 확대하며 다른 국가와 협력을 넓히고 있다.

 문제는 많은 국가가 미국이나 중국 가운데 하나만 선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 기술은 첨단 반도체와 클라우드, AI 연구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중국은 가격 경쟁력과 대규모 시장, 디지털 기반시설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AI 기술을 도입하는 국가는 비용과 성능만 확인해서는 안 된다. 데이터가 어느 나라의 서버에 저장되는지, 서비스가 중단됐을 때 대체할 수 있는지, 개인정보와 국가 기밀을 어떻게 보호하는지 살펴야 한다. 외국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외교 갈등이 발생했을 때 국가의 주요 서비스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기술을 국내에서 독자 개발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AI 모델과 반도체, 데이터센터를 모두 자체적으로 구축하려면 막대한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주권은 외국 기술을 배제하는 구호가 아니라 여러 기술을 비교하고 선택할 능력과 위험을 통제할 제도를 갖추는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

 한국은 미중 AI 경쟁의 한가운데에 있다. 안보와 첨단 반도체 협력에서는 미국과 밀접하지만, 중국은 중요한 생산기지이자 수출시장이다. 한국 기업은 미국의 기술통제 규정을 지키면서 중국 사업도 관리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이 불분명하면 기업이 외교적 위험을 떠안게 된다.

 한국은 기술 분야를 구체적으로 나눠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국가안보와 핵심 개인정보가 걸린 분야는 높은 보호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일반 산업과 연구에서는 국제협력의 통로를 넓혀야 한다. 어느 나라의 기술인지보다 데이터 보호, 투명성, 안전성과 대체 가능성을 공통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제적인 AI 규범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기술 강국이 만든 기준을 나중에 받아들이는 데 그치면 한국 기업과 이용자의 이해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개인정보 보호, 저작권, 알고리즘 책임과 국경을 넘는 데이터 이동에 관한 원칙을 한국이 먼저 제시할 필요가 있다.

 미중 AI 경쟁은 앞으로 동맹과 무역, 개발협력까지 바꾸는 외교 의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목표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단순히 중간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개방적인 국제협력을 유지하면서도 핵심 데이터와 기술을 스스로 관리할 능력을 갖추는 일이다. 진정한 디지털 주권은 고립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힘에서 나온다.

근거 자료와 출처

중국어 번역 中美AI竞争扩大到“数字主权”外交

技术选择关系到数据、安全和外交,韩国需要开放与自主

  中美人工智能竞争正在从产业领域扩大到国际政治和外交。一个国家使用哪国的芯片、云服务和AI模型,也会影响数据安全和外交合作。

  中国外交部8月19日表示,各国的数字主权应该得到尊重。数字主权是一个国家自己决定数据、网络、数字制度和技术政策的权利。

  美国正在与可信伙伴加强AI合作,并对向中国出口先进芯片和设备进行限制。中国也在发展自己的芯片、AI模型和数据基础设施,并扩大与其他国家的合作。

  很多国家很难只选择美国或中国。美国在先进芯片、云服务和AI研究方面拥有很强的能力。中国则拥有价格、大市场和数字基础设施建设经验等优势。

  一个国家采用AI技术时,不能只看价格和性能。它还要确认数据保存在哪里、服务中断以后有没有替代办法,以及怎样保护个人信息和国家机密。

  但是,完全不使用外国技术也不现实。建设全部自主的芯片、模型和数据中心需要很高的成本。数字主权不是排斥外国技术,而是拥有比较、选择和管理风险的能力。

  韩国与美国在安全和先进芯片领域合作密切,中国又是韩国的重要市场。韩国需要按照数据保护、透明度、安全性和替代能力评价技术,而不能只看技术来自哪个国家。

  真正的数字主权不是孤立,而是在保持国际合作的同时,拥有自己选择和管理核心技术的能力。

작성 2026.08.22 08:33 수정 2026.08.2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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