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A는 혜택 되돌리고 부동산세는 당정 테이블로 세제개편 막판 조율
비거주 1주택자 종부세 양도세 강화 놓고 여당서 보완론
23일 첫 고위당정협의회 주목 ISA 납입한도 이월 계약기간 제한은 사실상 원점 재검토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국회 제출을 앞두고 막판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논란이 커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은 정부가 당초 축소하려던 혜택을 상당 부분 되돌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반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개편은 법률을 고쳐야 하는 사안인 만큼 당정 협의와 국회 심의가 최종 변수로 떠올랐다.
2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가 마련한 11개 세법 개정 법률안에 대한 입법예고가 이날 종료된다. 정부는 입법예고 기간 접수된 의견을 검토한 뒤 다음 달 1일 국무회의에 개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이후 같은 달 3일 이전 국회에 제출한다는 일정이다.
이번 세제개편의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다.
정부안은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대신 비거주 1주택자에게는 9억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현행 150%에서 200%로 높이는 내용이 담겼다.
양도소득세 역시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제 혜택을 차등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1주택자가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씩, 합산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정부안은 비거주 1주택자에게 적용하던 보유기간 공제를 폐지하고 실제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공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바꾸도록 했다.
정부가 '실거주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의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그러나 정책 취지와 별개로 현실적인 사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직장 변경이나 자녀 취학,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이유로 자신의 집에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의 세 부담까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의식해 시행령을 통해 비거주 예외 사유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종부세 기본공제와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핵심 내용은 법률 개정 사항이다. 정부가 시행령만으로 손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여당과의 협의와 국회 입법 과정에서 수정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김 대표도 당대표 후보였던 지난 14일 정부 세제개편안의 큰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는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기간 공제를 폐지하는 방안에 우려를 나타냈다.
김 대표는 "시가 12억원 이상 1주택 비거주자들에게 사실상 증세인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 부담 증가가 집주인에게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월세 시장으로 번질 가능성도 거론했다. 임대료 조정이나 임차인 퇴거 요구 등 연쇄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종부세 개편 방식에도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낮추기보다는 실거주자의 기본공제만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이다.
부부 공동명의 문제도 보완 과제로 꼽았다. 정부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부부 공동명의로 1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단독명의 1주택자보다 세제상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오는 23일 열리는 고위당정협의회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번 회의는 김 대표 취임 이후 열리는 첫 고위당정협의회다. 기본적으로 상견례 성격이 강하지만 주요 국정 현안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세제개편안과 주택 공급 대책 등이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특히 김 대표가 비거주 1주택자 과세 강화 방안의 보완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만큼 종부세 기본공제와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부부 공동명의 문제가 실제 당정 논의로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다만 여당 내부의 의견이 한 방향으로 모인 것은 아니다. 민주당 안에서는 정부 원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내세운 실거주 중심 과세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정책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어느 수준까지 예외를 인정할 것인지를 놓고 당정 간 세밀한 조율이 필요할 전망이다.
반면 ISA 개편안은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이후 정부가 당초 축소하려던 혜택을 상당 부분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처음 내놓은 개편안은 일반 ISA의 계약기간을 최대 5년으로, 생산적 금융 ISA는 최대 10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사용하지 않은 납입한도를 다음 기간으로 넘길 수 있는 이월 제도도 폐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정부는 두 상품 모두 미사용 납입한도의 이월을 다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계약기간 역시 사실상 무기한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 거론된다. 당초 개편안에서 축소하려 했던 핵심 혜택을 상당 부분 원상회복하는 셈이다.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논쟁은 이제 국회로 무대를 옮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이날 결산 심사를 위한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다. 공식 안건은 결산이지만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상대로 부동산 세제개편과 관련한 질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다음 주 열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결산 심사에서도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비거주 1주택자 과세 강화와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세제개편을 둘러싼 논란은 정책 내용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누구에게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는지를 둘러싼 공방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반발이 커진 ISA 개편안과 이른바 '주가누르기 방지법' 등 일부 세제개편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재경부를 질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책임 소재를 둘러싼 지적도 나온다. 통상 세제개편안은 공식 발표에 앞서 대통령실에 수차례 보고하고 협의하는 절차를 거치는 만큼 비판 여론이 커진 뒤 재경부에만 책임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와 여당의 보완 요구가 동시에 나오면서 정부가 마련한 세제개편안에 대한 수정 압박은 한층 커지게 됐다.
결국 ISA는 혜택 축소 방안을 상당 부분 되돌리는 쪽으로 기울고 있고, 부동산 세제는 당정과 국회의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와 양도세 개편은 단순한 세 부담 문제를 넘어 전월세 시장과 실수요자의 주거 문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정부 세제개편안이 원안의 정책 목표를 지키면서도 시장에서 제기된 부작용을 얼마나 정교하게 걷어낼 수 있을지, 오는 23일 고위당정협의회와 이어지는 국회 심의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문의 : 031-563-2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