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질 생산력' 드라이브와 내수 디플레이션의 그늘… ‘15·5 계획’ 원년 맞은 중국 경제의 이중주

[이미지=시노인사이트]

  2026년 8월, 중국 경제가 질적 전환을 향한 과감한 체질 개선과 내수 부진이라는 구조적 그늘 사이에서 위태로운 외줄 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본격적인 막을 올린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의 원년을 맞아 중국 당국은 인공지능(AI), 첨단 반도체, 신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한 ‘신질 생산력(新质生产力)’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미시 경기와 가계 소비는 여전히 찬바람이 매섭다.

   

  첨단 기술과 외수가 이끄는 상반기 성장… '신질 생산력' 결실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와 정책 동향을 살펴보면 공급 측면의 기술 고도화 속도는 거침이 없다. 중국 인민은행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등 주요 부처의 정책 지원에 힘입어 첨단 제조업 분야는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AI 연산 인프라 구축, 전기차, 리튬 배터리, 태양광 등 이른바 ‘신삼양(新三样)’ 품목과 우주·항공, 반도체 부품 국산화 부문의 수출 성장률이 전체 외수를 강력히 견인하는 양상이다.

중국 당국은 미·중 기술 패권 갈등과 서방의 ‘디리스킹(위험 제거)’ 압박에 맞서 주요 핵심 부품의 자립도를 극대화하는 한편, 글로벌 사우스(아세안·아프리카·남미)로 수출 판로를 발 빠르게 다변화해 외수 타격을 상쇄하고 있다. 실제로 장쑤·저장·상하이 등 주요 산업 거점인 창장삼각주 지역의 화물무역 수출입 규모는 올해 들어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부동산 침체와 '출혈 경쟁'의 그늘… 식지 않는 디플레이션 우려

  그러나 화려한 첨단 산업의 성적표 뒤편에는 짙은 내수 부진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수년째 이어지는 부동산 시장의 부진은 자산 가치 하락과 가계 대차대조표 훼손을 야기해 민간 소비 심리를 단단히 억눌렀다. 주택 재고 해소 기간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하면서 지자체와 건설업계의 금융 부담 역시 누적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업종 내 지나친 가격 파괴 경쟁, 이른바 ‘네이卷(내권·출혈 경쟁)’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등 디플레이션 압력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상반기 서비스업 증가율이 소폭 개선세를 보이고 여름철 소비가 일부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으나, 가계 소득 증가율이 완만해 전반적인 총수요 수축을 완벽히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형 부양책' 대신 '구조 개혁' 선택한 베이징의 셈법

중국 당국은 무분별한 토목 공사나 섣부른 경기 부양책 대신 정책의 체질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중기대출제도(MLF) 등을 통해 시장에 온건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밀 타격형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한편, 초장기 특별 국채 발행을 통해 시중의 유휴 부동산을 매입해 보장성 주택(공공임대)으로 전환하는 수급 불균형 해소책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제15차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중국 경제의 성패는 단순한 GDP 숫자 부풀리기가 아닌, 첨단 기술 중심의 산업 고도화 효과가 소득 증대와 내수 활성화로 선순환되는 ‘구조적 재균형’을 얼마나 연착륙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이 양적 성장의 유산을 털어내고 질적 전환이라는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전 세계 자본시장의 시선이 베이징으로 쏠리고 있다.

작성 2026.08.20 06:00 수정 2026.08.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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