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정세가 다시 대화와 긴장관리의 갈림길에 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 간 적대와 충돌을 줄이고,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북한의 체제를 존중하면서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고,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도 포함됐다.
한국전쟁이 1953년 정전협정으로 멈춘 지 73년이 지났지만 한반도는 법적으로 전쟁이 완전히 끝난 상태가 아니다. 정전협정은 교전을 중단하기 위한 군사적 합의로, 평화협정과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평화체제 전환은 남북한의 합의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정전협정의 주요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 북핵 문제와 국제제재를 다루는 국제사회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번 구상이 주목받은 또 다른 이유는 미국의 한미연합훈련 조정 가능성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의 규모를 대폭 줄이도록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중국 외교부는 8월 17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는 것은 각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평화와 안정, 비핵화, 대화를 통한 해결’을 일관된 원칙으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중국의 실제 이해관계는 보다 복합적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는 동북아 군비경쟁과 미국 전략자산의 역내 전개를 촉진하기 때문에 중국에도 부담이다. 반대로 북한 체제가 급격히 불안정해지거나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이 중국 국경 가까이 확대되는 상황 역시 원하지 않는다.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뿐 아니라 체제안전과 단계적 대화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의 우선순위는 북한 문제의 단기간 해결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나 체제붕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가깝다. 한국이 평화체제 논의를 추진할 때 중국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중국의 목표가 한국의 목표와 완전히 같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한국에도 어려운 선택이 놓여 있다. 연합훈련을 조정하면 북한을 대화로 끌어낼 여지가 생길 수 있지만, 북한의 핵능력이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준비태세가 약화됐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훈련의 중단·축소·분산·지휘소훈련 전환은 서로 다른 조치다. 대화를 위한 정치적 신호와 군사적 억지력을 어떻게 조화할지가 핵심이다.
북한은 한국의 대화 제안을 여러 차례 거부했고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해 왔다. 핵무력을 체제보장의 핵심으로 간주하는 북한이 단기간에 비핵화 협상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따라서 평화체제 논의는 선언보다 작은 합의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선 군 통신선 복구, 우발충돌 방지, 비무장지대와 서해에서의 군사행동 통보, 이산가족과 재난·보건 협력처럼 검증 가능한 사안을 추진할 수 있다. 북한이 호응하지 않더라도 한국은 제안의 내용과 조건을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대화 제안이 일방적인 양보로 오해받지 않는다.
한중관계 차원에서는 고위급 전략대화와 한반도 실무협의를 분리해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 정상회담 때마다 포괄적 원칙을 반복하는 데서 벗어나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 국경지역 비상사태 등 구체적 상황에 대응하는 소통망을 마련해야 한다. 대북제재 이행과 인도적 지원의 범위도 사실에 근거해 논의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대중국 협상의 카드로 사용해서도, 중국의 협력을 얻기 위해 동맹의 신뢰를 훼손해서도 안 된다. 미국에는 대화와 억지를 병행하는 한국의 구상을 설명하고, 중국에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 실질적 역할을 요구해야 한다. 일본·러시아와의 이해관계까지 고려한 다층적 외교도 필요하다.
평화체제는 한 번의 정상회담이나 공동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군사적 긴장 완화, 북핵 위험 관리, 경제·인도적 교류와 국제적 보장이 단계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대화는 평화를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대화 그 자체가 평화는 아니다. 합의가 실제 행동으로 이행되고 다시 긴장이 높아져도 소통이 유지될 때 비로소 제도로 정착할 수 있다.
한국이 다시 연 ‘평화의 문’이 성과를 내려면 북한의 호응, 미국의 조율과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함께 필요하다.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갖겠다는 것은 혼자 해결한다는 뜻이 아니다. 여러 강대국의 이해를 조정하면서도 한국인의 안전과 평화를 중심에 두는 외교적 능력을 갖춘다는 의미여야 한다.

再启和平之门
韩国的对话构想与中国的半岛考量
朝鲜半岛局势再次站在对话与管控紧张局势的十字路口。韩国总统李在明在2026年8月15日发表的光复节庆祝讲话中表示,将推动有关对话,以减少韩朝之间的敌对与冲突,并推动停战体制向和平体制转变。讲话还传递出尊重朝鲜现行体制、不寻求吸收统一,并将继续采取措施缓和军事紧张局势的信息。
自1953年《朝鲜停战协定》使朝鲜战争停火以来,已经过去73年,但从法律层面来看,朝鲜半岛仍未完全结束战争状态。停战协定是停止交战的军事协议,其性质与和平协定不同。因此,和平体制的建立很难仅凭韩朝双方达成协议来完成。作为停战协定主要相关方的美国和中国,以及处理朝核问题与国际制裁事务的国际社会,都需要共同参与。
此次构想受到关注的另一个原因,是外界提到了调整韩美联合军演的可能性。有报道称,美国总统唐纳德·特朗普已指示大幅缩减韩美联合军演规模。对此,中国外交部8月17日表示:“维护半岛和平稳定、推动半岛问题政治解决,符合各方共同利益。”
中国在朝鲜半岛问题上一直坚持“维护和平稳定、实现半岛无核化以及通过对话解决问题”的原则。然而,中国的实际利益考量更加复杂。朝鲜不断提升核武器和导弹能力,会刺激东北亚地区的军备竞赛,并推动美国战略武器在该地区部署,这同样会给中国带来压力。另一方面,中国也不希望看到朝鲜政权突然陷入不稳定,或美国的军事影响力进一步扩展至靠近中国边境的地区。
这也是中国不仅强调朝鲜半岛无核化,同时重视朝鲜安全保障和分阶段对话的原因。与其说中国希望在短期内彻底解决朝鲜问题,不如说其优先目标更接近于防止朝鲜半岛发生战争或出现政权崩溃。韩国推动和平体制讨论需要中国的合作,但不能因此认为中国的目标与韩国完全一致。
韩国同样面临艰难选择。调整联合军演可能为推动朝鲜重返对话创造空间,但在朝鲜核能力依然存在的情况下,也可能引发韩美战备能力受到削弱的担忧。联合军演的中止、缩减、分散实施以及转为指挥所演习,是性质不同的措施。如何协调推动对话的政治信号与维持军事威慑力,将成为核心问题。
朝鲜曾多次拒绝韩国提出的对话建议,并将韩朝关系定义为“敌对的两个国家关系”。朝鲜将核武力视为保障其体制安全的核心手段,短期内重返无核化谈判的可能性也不高。因此,和平体制的讨论应从能够落实的小规模协议开始,而不能停留在政治宣言层面。
首先可以推动恢复军事通信线路、防止意外冲突、建立非军事区和西海军事行动通报机制,并在离散家属团聚、灾害应对和公共卫生等领域开展合作。即使朝鲜不作回应,韩国也应向国际社会透明地说明有关提议的具体内容和条件。只有这样,韩国的对话建议才不会被误解为单方面让步。
在韩中关系层面,有必要将高级别战略对话与朝鲜半岛工作层磋商分开,并推动两种机制实现常态化。双方不能只在每次领导人会晤时重复原则性立场,而应建立针对朝鲜核试验、导弹发射和边境地区突发事件等具体情况的沟通机制。对朝制裁的落实情况和人道主义援助范围,也应以事实为依据展开讨论。
韩国既不应把韩美同盟作为对华谈判的筹码,也不能为了获得中国的合作而损害同盟互信。韩国应向美国说明同时推进对话与威慑的政策构想,并要求中国为遏制朝鲜进一步挑衅发挥实质性作用。同时,还需要开展兼顾日本和俄罗斯利益的多层次外交。
和平体制不可能通过一次领导人会晤或一份联合宣言建立。缓和军事紧张局势、管控朝核风险、开展经济与人道主义交流以及提供国际保障,必须分阶段相互衔接。对话是实现和平的必要条件,但对话本身并不等于和平。只有协议得到实际履行,并且在紧张局势再次升高时沟通渠道仍能保持畅通,和平机制才能真正实现制度化。
韩国再次开启的“和平之门”要取得成果,需要朝鲜作出回应、美国参与协调以及中国发挥建设性作用。韩国掌握朝鲜半岛问题的主导权,并不意味着独自解决所有问题,而应意味着韩国具备协调多个大国利益,同时始终将韩国民众的安全与和平置于核心位置的外交能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