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소형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를 매입할 때 세금 산정 과정에서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특례를 2028년 말까지 연장한다. 등록임대사업자의 비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완화한다. 아파트에 집중된 주택 수요를 분산하고 단기간 공급이 가능한 비아파트와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13일 발표된 ‘8·13 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비아파트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세제와 금융, 건축 규제를 함께 손질한다.
시장 관심이 가장 높은 대목은 ‘주택 수 제외 특례’ 연장이다.
전용면적 60㎡ 이하이면서 취득가격이 수도권 6억원 이하, 지방 3억원 이하인 신축 오피스텔과 빌라를 구입하면 각종 세금을 산정할 때 해당 주택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특례가 적용된다. 당초 이 특례는 2027년 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정부는 적용 기한을 2028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소형 신축 빌라와 오피스텔의 투자 및 매입 수요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주택 수 포함 여부가 세금 부담과 연결되는 만큼 그동안 추가 주택 취득을 꺼렸던 수요자들에게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빌라와 오피스텔이 자동으로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면적과 취득가격, 신축 여부 등 정책이 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매입에 앞서 적용 요건을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등록임대사업자 주담대 규제도 완화…규제지역 LTV 30%
비아파트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 규제도 완화된다.
정부 대책에 따르면 이달 31일부터 신축 비아파트를 매입하거나 비아파트를 새로 짓기 위해 노후 주택을 매입하는 등록임대사업자는 규제지역에서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30%를 적용받게 된다. 현재 해당 조건에서는 LTV 0%가 적용되고 있다.
신축 비아파트의 경우 준공 후 1년 이내 최초 매수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노후 주택을 매입해 새로 짓는 경우에는 대출 실행일로부터 1년 이내 기존 주택을 철거해야 한다.
이번 조치는 비아파트 공급 과정에서 사업자들이 겪었던 자금 조달 부담을 일부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규제지역에서 사실상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하기 어려웠던 등록임대사업자에게 LTV 30%를 허용한다는 점에서 공급 측면의 변화가 예상된다.
빌라 건축 규제도 완화…다가구주택 4개 층까지 허용
건축 규제도 손질한다.
빌라 건축면적 제한은 기존 660㎡에서 1000㎡ 미만으로 완화한다. 다가구주택의 층수 제한도 현행 3개 층에서 4개 층까지 확대한다.
정부가 비아파트 관련 세제·대출뿐 아니라 건축 규제까지 동시에 완화한 것은 공급 속도와 관련이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사업 추진부터 입주까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지만 빌라와 다가구주택 등은 상대적으로 공급 기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가 비아파트 시장을 다시 주목하는 배경에는 전월세 공급 확대라는 목적이 자리하고 있다.
LH, 2030년까지 수도권 공공 매입임대 14만 채 착공
공공 부문의 임대주택 공급도 확대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공공 매입임대사업을 활용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4만 채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수도권 규제지역에서는 매입가격을 산정할 때 공사비 상승분을 반영할 수 있도록 원가법을 일부 적용한다.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낮아진 민간 사업자의 참여 여건을 개선하고 공공이 매입할 수 있는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는 조치다.
새로운 형태의 공공임대주택도 등장한다.
정부는 다양한 계층이 최장 2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는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을 신설한다. 전체 물량 가운데 50% 이상을 무주택 청년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민간 분양 과정에서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잔여 물량, 이른바 ‘줍줍’ 물량을 LH 등이 우선 매입한 뒤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민간임대 시장 활성화 정책도 병행한다. 정부는 20년 이상 운영하는 신규 공공지원 민간임대 모델을 도입하고 이에 맞는 장기 모기지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아파트 일변도 공급정책 변화…비아파트 시장 다시 움직일까
이번 대책은 정부가 아파트 공급만으로 주택과 전월세 시장의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소형 빌라와 오피스텔의 주택 수 제외 특례를 2028년까지 연장하고 임대사업자의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비아파트 시장의 거래와 공급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아파트는 청년과 1~2인 가구의 주거 선택지이자 도심 임대주택 공급의 한 축이다. 최근 주택시장에서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빌라와 다세대·다가구주택 시장은 위축돼 왔다. 공급 감소가 장기화될 경우 임대차 시장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세금과 대출, 건축 규제를 동시에 손질한 이유도 공급자의 사업성을 개선하면서 매입 수요를 함께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책 효과가 실제 거래 활성화로 연결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비아파트 시장에서는 세제와 대출 조건뿐 아니라 전세사기 이후 떨어진 소비자 신뢰, 주택가격 전망, 임대수익률 등이 매입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이 단순히 투자 수요를 늘리는 데 그칠지, 아니면 신규 비아파트 착공과 안정적인 임대주택 공급 확대로 연결될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특히 빌라·오피스텔 매수를 고려하는 실수요자나 투자자라면 ‘주택 수 제외’라는 표현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전용면적, 취득가격, 준공 시점 등 세부 적용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등록임대사업자 역시 LTV 30% 적용을 받기 위한 신축·철거 요건 등을 사전에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의 이번 규제 완화가 침체된 비아파트 시장의 공급 물꼬를 트고 전월세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AI부동산신문 용산지부장 오정옥
문의 : tel:010-8949-5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