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한 주 사기가 ‘하늘의 별 따기’…유니트리 IPO에 978만 계좌 몰렸다

개인투자자 청약 경쟁률 8,288배·당첨률 0.018%…중국 증시 휩쓴 ‘휴머노이드 로봇 열풍’

 

[중국 로봇기업 유니트리가 개발한 G1 휴머노이드 로봇. 사진=유니트리 공식 홈페이지]

사람처럼 걷고 뛰며 춤추는 로봇이 중국 증권시장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중국의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宇树科技·Unitree Robotics)의 기업공개에 약 978만 개 투자계좌가 몰리면서 청약 경쟁률이 8,000배를 넘어섰다. 인공지능 열풍이 가상공간을 넘어 실제로 움직이는 ‘몸을 가진 AI’에 대한 투자 광풍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니트리는 지난 10일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科创板) 상장을 위한 일반투자자 청약을 진행했다. 온라인 청약에 참여한 계좌는 약 978만4,600개, 유효 신청 주식은 536억3,700만 주에 달했다. 초기 청약 경쟁률은 8,288.82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신청이 폭주하면서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됐던 일부 주식이 개인투자자 몫으로 전환됐지만 최종 온라인 당첨률은 0.01809759%에 불과했다. 투자자 약 1만 명 가운데 두 명 정도만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커촹반 역사상 당첨되기 가장 어려운 신규 상장 주식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유니트리의 공모가는 주당 150.80위안으로 결정됐다. 이번에 발행하는 신주는 약 4,044만 주이며, 전체 발행주식의 10%에 해당한다. 공모 규모는 약 61억 위안, 한화로 약 1조2,000억 원에 이른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기업가치는 약 610억 위안이다.

 문제는 높은 기업가치다. 유니트리의 공모가 기준 주가수익비율은 약 219배로,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주가에 대폭 반영돼 있다. 시장에서는 유니트리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상장 후 기대만큼 빠른 매출 성장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16년 항저우에서 설립된 유니트리는 로봇개로 불리는 4족 보행 로봇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G1·H1·R1 등 휴머노이드       로봇을 잇달아 공개하며 테슬라와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세계적인 로봇 기업의 경쟁자로 부상했다.

 유니트리의 강점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빠른 제품화 능력이다. G1 휴머노이드 로봇의 판매가는 1만3,500달러부터 시작한다. 회사는 강화학습과 모방학습을 적용해 로봇의 보행과 균형 유지, 손을 이용한 물체 조작 능력을 향상하고 있다. 다만 회사도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아직 초기 탐색 단계에 있으며 기술적 한계가 존재한다고 밝히고 있다. 

유니트리는 2025년 매출 17억 위안과 순이익 5억9,000만 위안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세계의 여러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과 달리 이미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 전체 매출의 40% 이상이 해외시장에서 발생한다는 점도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는 요인이다.

 중국 대형 기술기업들도 유니트리의 성장 가능성에 일찌감치 투자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메이퇀, 앤트그룹, 차이나모바일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딥시크와 연계된 투자 주체도 이번 IPO 전략배정에 약 1억4,080만 위안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니트리의 로봇 하드웨어와 딥시크의 AI 기술이 결합하면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체화지능(具身智能)’ 개발이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번 IPO는 유니트리 한 기업의 상장을 넘어 중국 자본시장의 투자 중심이 부동산과 소비재에서 인공지능·반도체·로봇 등 첨단기술 분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기술주 중심의 커촹50지수는 올해 들어 27% 이상 상승해 같은 기간 1% 안팎 오른 CSI300지수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기대가 클수록 위험도 작지 않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직 공장과 가정에서 사람을 대신할 정도로 충분한 작업 능력과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높은 연구개발비와 불확실한 대량수요, 해외시장 규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219배에 달하는 공모가 기준 주가수익비율은 향후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주가가 크게 조정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유니트리 IPO에 나타난 8,000배의 청약 열기는 중국 투자자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동시에 이번 상장은 ‘몸을 가진 AI’가 실제 산업과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첫 번째 대규모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노인사이트 편집부 기자 bats21@naver.com
작성 2026.08.12 19:34 수정 2026.08.12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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