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수도관과 가스관, 하수관, 난방관 등 도시 지하관망을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로 관리하는 ‘스마트 인프라’로 전환하고 있다. 낡은 관로를 교체하는 전통적인 토목공사에서 벗어나 도시 지하공간의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디지털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각 도시는 지하관망에 지능형 감지장비를 설치하고 관로의 압력과 유량, 온도 등의 데이터를 24시간 수집하고 있다. 수집된 정보는 통합관리 시스템을 통해 분석되며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자동으로 경보를 내리고 관리기관이 원격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상하이는 도시 전체의 지하관로 정보를 통합한 지리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지금까지 총 18만㎞에 달하는 관로 데이터를 시스템에 연결했다.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지하관망 정보를 하나로 모아 공사와 유지보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관로 훼손과 중복 굴착 등의 문제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선전은 전문가와 기술, 장비 및 사고 사례 정보를 결합한 이른바 ‘지하관망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한 관로를 단순히 보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문적인 진단과 유지관리, 안전점검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허페이는 도시 지하 인프라 관리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허페이 도시생명선 안전운영 모니터링센터에는 약 9만2천 개의 감지장비가 연결돼 있으며 가스·난방 등 8개 분야의 기반시설을 24시간 감시한다. 하루 평균 처리하는 데이터는 100억 건이 넘고, 허페이 시와 산하 현 지역의 지하관망 7,316㎞를 관리하고 있다.
실제 사고 예방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허페이의 한 간선도로 부근에 설치된 고주파 압력계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자 관제센터는 수도관 파열과 도로 침하 가능성을 판단해 위험경보를 발령했다. 관리기관은 현장을 확인한 뒤 보수작업을 진행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차단했다.
스마트 관리체계 도입으로 지하관망의 고장 대응시간도 기존의 수 시간에서 수 분 단위로 단축되고 있다. 과거에는 누수나 가스 유출, 도로 침하가 발생한 이후 현장을 확인하고 원인을 찾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센서가 미세한 압력 변화와 이상 움직임을 먼저 찾아내 사고 가능성을 예측하게 된다.
중국은 도시 지하관망을 국가 현대화 기반을 구성하는 주요 인프라로 보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노후 관로 교체와 함께 사물인터넷, 디지털 트윈, 인공지능 순찰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건설산업의 중심도 단순 시공에서 데이터 기반의 운영·관리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중국 건설업계가 표현하는 ‘토방공정(土方工程)에서 수지기건(数智基建)으로의 전환’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한다. 도시의 보이지 않는 지하공간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사업이 향후 중국 도시재생과 건설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