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중과 임박…고령층 “내년까지 팔아야 하나”
2028년부터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중과세율 20%p로 상향
5억원 토지 매각 시 양도세 약 8762만원→1억6787만원…“환금성 낮아 처분 쉽지 않아”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세 부담이 오는 2028년부터 대폭 강화되면서 은퇴자와 고령층의 토지 처분 고민이 커지고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가 폐지되고 양도소득세 중과세율도 기존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유휴 토지의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시장에 나온 토지가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토지를 노후 자금이나 임대 수익 목적으로 보유한 고령층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0대 은퇴자 A씨는 15년 전 퇴직금 2억원을 들여 지방 도로변 잡종지를 매입했다. 이후 지역 야적장 업체에 장기 임대해 매달 100만원의 임대료를 받으며 노후 생활비로 활용했다. 최근 해당 토지 시세가 5억원까지 오르자 A씨는 매각 후 병원비와 노후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매각 시점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번 개편으로 오는 2028년부터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과세 기준이 강화된다. 비사업용 토지는 소유자가 농지 본래의 목적대로 직접 농사를 짓지 않거나, 농지가 있는 지역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투기 목적으로 보유하는 것으로 세법상 간주되는 토지를 말한다. 재촌과 자경 여부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이다. 일반적으로 잡종지와 나대지,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농지, 거주지와 떨어진 임야 등이 해당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비사업용 토지라도 3년 이상 장기간 보유하면 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최대 30%까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2028년 1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는 이 공제가 폐지된다. 토지를 10년 보유했든 20년 보유했든 장기보유에 따른 공제율이 0%가 되는 것이다.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율도 높아진다. 개인이 비사업용 토지를 매각해 얻은 양도차익에는 기본 양도소득세율 6~45%에 더해 중과세율이 적용되는데, 이 가산세율이 기존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상향된다. 이에 따라 과세표준 최상위 구간에서는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최고 세율이 71.5%까지 높아진다. 국세 기준으로는 65%,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71.5%다. 일반적인 중간 소득 구간에서도 세 부담이 60% 안팎까지 올라갈 수 있다.
A씨 사례를 보면 세 부담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A씨가 보유한 토지를 현행 제도가 적용되는 2027년 말까지 매각하면 양도세는 약 8762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반면 매각 시점이 2028년으로 넘어가면 양도세가 약 1억6787만원으로 증가한다. 약 8025만원의 세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토지를 5억원에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세금을 제외하고 A씨가 실제 손에 쥐는 금액도 크게 달라진다. 2027년 말까지 매각할 경우 실지급액은 약 4억1200만원대지만, 2028년 이후에는 약 3억3200만원대로 감소한다. 세제 개편이 토지 보유자의 매각 시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다.
특히 국내 토지 자산 상당 부분을 보유한 고령층이 개편안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5년 말 토지 소유 현황 통계’에 따르면 국내 개인 소유 토지 면적의 67.1%를 60대 이상 고령층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70대 이상이 보유한 토지 비율은 증가하는 반면 50대 이하의 보유 비율은 감소하는 추세다.
개인이 보유한 토지는 지목별로도 임야와 농경지에 집중돼 있다. 전체 개인 소유 토지의 57.6%가 임야였으며 농경지가 34.4%를 차지했다. 두 유형을 합치면 개인 소유 토지의 92%에 달한다.
고령층이 토지를 보유하는 이유는 단순한 투기 목적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파트나 상가처럼 관리가 까다로운 건물 대신 지방 잡종지나 공장 부지를 매입해 물류창고, 주차장, 야적장 등으로 임대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건물 없는 월세’ 투자다. 매달 일정한 임대 수익을 확보하면서 토지 가치 상승까지 기대하는 방식이다.
은퇴 후 전원생활이나 주말농장을 위해 토지를 미리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건강 문제나 가족의 반대 등으로 실제 거주하지 못하거나 직접 경작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토지가 비사업용으로 분류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상속으로 토지를 물려받은 고령층도 있다. 고향의 농지나 임야를 상속받았지만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하는 경우다.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가 상승 가능성이 있는 지방 개발 예정지 인근 임야를 매입해 보유하는 사례도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토지를 단기간에 처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지방 토지는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에 비해 환금성이 낮아 매수자를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장기 임대차 계약이 체결된 토지라면 계약 기간 때문에 매각 시기를 자유롭게 정하기도 어렵다.
업계에서는 세제 개편의 취지와 별개로 고령층이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와 달리 지방 토지는 환금성이 떨어져 매수자를 찾는 데만 수년이 걸리는 데다 기존 임차인과의 계약 기간에 발이 묶여 2027년 내 처분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유예 기간이나 사업용 인정 요건을 현실에 맞게 완화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세제 개편은 생산 활동과 관계없이 보유되는 토지에 대한 세 부담을 높여 투기 수요를 줄이고, 유휴 토지가 시장에 공급되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토지를 실제 임대 수익이나 노후 자금 목적으로 보유해 온 고령층까지 높은 세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제도 보완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2028년 시행을 앞두고 비사업용 토지 보유자들은 자신이 보유한 토지가 사업용 토지에 해당하는지,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와 중과세율 인상이 실제 세 부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천땅집사 허선자 기자 <천안역라이크텐금탑공인중개사 041-574-05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