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투자 18% 감소에도 핵심도시 토지시장 ‘과열’

상반기 주택 판매·신규 착공 두 자릿수 감소

 중국 부동산시장이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개발투자와 주택 판매, 신규 착공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1선 도시의 핵심 지역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이 토지 확보 경쟁을 벌이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시장을 금융·지방부채와 연결된 주요 위험 분야로 보고 시장 안정 방침을 재확인했다. 대규모 개발 중심의 과거 성장 방식으로 돌아가기보다 미분양 해소와 도시 재개발, 완공주택 판매, 부실 사업장 정리를 통해 점진적인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상반기 부동산 개발투자 18% 감소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부동산 개발투자는 3조8천74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0% 감소했다. 이 가운데 주택 개발투자는 2조9천300억 위안으로 17.8% 줄었다.

개발업체가 공사를 진행 중인 전체 건축면적은 55억4천49만㎡로 12.5% 감소했다. 주택 시공면적도 12.9% 줄었다.

신규 건설사업의 감소 폭은 더 컸다. 상반기 신규 착공면적은 2억3천239만㎡로 23.4% 감소했고, 주택 신규 착공면적은 24.1% 줄었다. 준공면적도 23.7%, 주택 준공면적은 25.3% 감소했다.

신규 착공과 준공이 동시에 급감했다는 것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여력이 부족하고, 기존 사업장 공사도 정상적인 속도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택 판매면적 12.4% 감소

주택 구매심리도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 올해 1∼6월 중국의 신규 분양주택을 포함한 상품건물 판매면적은 4억140만㎡로 전년 동기보다 11.6% 줄었다. 주택 판매면적은 12.4% 감소했다.

상품건물 판매액은 3조7천945억 위안으로 13.6% 감소했고, 주택 판매액도 13.7% 줄었다. 판매면적보다 판매액 감소 폭이 더 크다는 것은 거래량뿐 아니라 평균 판매가격에도 하락 압력이 계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6월 말 기준 중국의 미분양 상품건물 면적은 7억6천315만㎡에 달했다. 전년 동기보다 0.9%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3선 이하 중소도시에서는 인구 감소와 청년층의 대도시 이동, 이미 공급된 주택의 누적 등으로 미분양 해소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1선 도시 집값은 소폭 반등

전국 부동산 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1선 도시에서는 일부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국가통계국이 조사한 70개 주요 도시의 6월 주택가격을 보면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1선 도시의 신규주택 가격은 전월보다 평균 0.1% 상승했다.

상하이와 선전은 각각 0.3%, 광저우는 0.2% 올랐지만 베이징은 0.3% 하락했다. 1선 도시의 기존주택 가격은 평균 0.3% 상승했다.

2선 도시의 신규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보합세를 보였고, 3선 도시는 0.3% 하락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도시 등급에 관계없이 여전히 가격이 하락했지만 하락 폭은 다소 줄어들었다. 

중국 경제매체들은 부동산시장이 전국적으로 반등했다기보다 구매 수요가 많은 핵심 도시와 지역에서만 가격이 회복되는 ‘구조적 안정’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 토지경매 299억 위안

이러한 지역별 차이는 최근 열린 토지경매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7월 28일 베이징·상하이·광저우가 동시에 주택용 토지를 매각한 결과, 5개 필지의 총 낙찰가는 298억7천만 위안에 달했다. 상하이 외곽의 한 필지를 제외한 4개 필지는 모두 예정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가장 관심을 모은 곳은 상하이 양푸구 바다이터우 부지였다. 이 부지는 219차례의 입찰 경쟁 끝에 바오리와 화룬 연합체가 161억2천만 위안에 낙찰받았다.

낙찰가는 예정가격보다 35.83% 높았고, 토지면적을 건축가능 연면적으로 나눈 바닥면적 기준 가격은 ㎡당 10만2천 위안에 달했다. 양푸구 주택용 토지 가격이 ㎡당 10만 위안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상하이 쉬후이구 캉젠가도 부지도 96차례의 경쟁 끝에 바오리발전이 70억6천만 위안에 확보했다. 낙찰가율은 예정가격보다 24.51% 높았다.

베이징 차오양구 주셴차오 재개발 부지는 248차례의 응찰 끝에 중국해외발전이 46억8천140만 위안에 낙찰받았다. 예정가격 대비 프리미엄은 25.84%였다.

광저우 리완구 화디다다오 동부 부지는 뤼청중국이 16억8천600만 위안에 확보했다. 낙찰가는 예정가격보다 41% 높았다. 

 

국유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토지 확보

이번 토지경매에서는 바오리와 화룬, 중국해외발전, 뤼청 등 자금력이 비교적 안정적인 대형 개발업체들이 핵심 부지를 확보했다.

민간 개발업체들이 부채 문제와 유동성 부족으로 신규 투자를 줄이면서 국유기업과 대형 우량기업이 토지시장의 주요 구매자로 떠오르고 있다. 여러 업체가 연합체를 구성해 공동으로 토지를 매입한 것도 위험을 분산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핵심 부지에 대형 건설사의 입찰이 집중된 것은 주택시장 전체의 회복이라기보다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300개 도시의 상반기 주택용 토지 거래면적은 전년 동기보다 23.7% 감소했고,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도 31.2% 줄어 5천946억 위안에 그쳤다. 일부 1선 도시의 토지경매 열기와 달리 전국 토지시장은 여전히 침체돼 있는 셈이다.

 

중앙정치국 “부동산시장 안정시켜야”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7월 30일 시진핑 총서기 주재로 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제정책을 논의하면서 부동산시장 안정을 주요 과제로 다시 제시했다.

정치국은 부동산을 지방정부 부채와 중소 금융기관 위험 등과 함께 경제의 안전성을 좌우하는 분야로 분류했다. 시장의 단기적인 가격 상승보다 개발업체 부채와 미완공 사업, 지방정부 토지수입 감소가 금융시스템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으로는 도시별 구매제한 완화, 주택공적금 대출 한도 확대,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기존주택 매각과 신규주택 구매를 연계하는 ‘이구환신’, 지방정부의 미분양주택 매입 등이 꼽힌다.

정부가 미분양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이나 보장성주택으로 활용하면 재고를 줄이고 저소득층과 청년층의 주거 문제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지방정부의 재정이 약화한 상황에서 대규모 매입을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도시 재개발이 건설산업의 새 성장축

중국 정부는 신규 주택단지를 대규모로 건설하던 기존 모델을 도시 재개발과 노후주택 개선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노후 아파트와 위험건축물 개조, 성중촌으로 불리는 도시 내 낙후지역 정비, 지하 배관망 개선, 공공시설 확충,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이다.

도시 재개발은 신규 부동산 개발보다 토지와 주택의 추가 공급 부담이 작다. 동시에 건설·건자재·가전·인테리어 분야의 수요를 창출할 수 있어 경기 부양과 생활환경 개선을 함께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은 분양 단계에서 건설비를 조달하는 선분양 방식의 위험도 줄일 계획이다. 공사가 완료된 주택을 확인한 뒤 구매하는 완공주택 판매를 확대하고, 분양대금 관리와 부실 개발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대상 명단인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면 회복보다 장기 구조조정 가능성

최근 1선 도시의 집값과 토지시장에서 나타난 회복 신호만으로 중국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개발투자와 신규 착공, 준공, 주택 판매가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핵심도시와 중소도시 사이의 수요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인구 감소와 가구 형성 둔화라는 구조적인 요인도 남아 있다.

앞으로 중국 부동산시장은 전국적인 가격 상승보다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주요 도시와 우량 입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회복되는 형태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중소도시에서는 미분양 정리와 노후주택 재개발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을 다시 경제성장의 중심축으로 활용하기보다 금융위험을 통제하면서 도시 재개발과 주거복지를 새로운 건설 수요로 전환할 수 있을지가 하반기 시장의 주요 관전 요소다.

시노인사이트 편집부 기자 bats21@naver.com
작성 2026.07.31 04:06 수정 2026.07.31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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