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에서 시작된 AI 교과서, 유엔 무대에 서다…한국 교육모델 국제사회 주목

교사와 교과서가 턱없이 부족한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시작된 한국의 AI 기반 교육 프로젝트가 유엔 공식 회의에서 소개되며 새로운 교육혁신 사례로 주목받았다. 교육 소외지역에 인공지능을 활용해 학습 기회를 넓힌 사례가 국제사회에 공유된 것이다.


이태석재단은 지난 15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고위급 정치포럼(HLPF)에서 '남수단 AI 교과서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전 세계 100여 개 비정부기구(NGO)가 참가를 신청한 가운데 최종 19개 단체만 선정된 공식 세션에서 이뤄졌다. 한국 NGO 가운데 발표 기회를 얻은 곳은 이태석재단이 유일했으며,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재단은 남수단 교육 현장의 현실에서 프로젝트를 출발시켰다. 교사와 교재가 부족하고 인터넷 환경도 열악한 지역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AI 기술을 접목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했다.


AI 교과서는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태블릿만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고(故) 이태석 신부를 AI 아바타로 구현해 학생들이 질문을 하면 답을 들으며 학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남수단 학생들에게 이태석 신부는 낯선 인물이 아니다. 그의 삶과 봉사 정신은 현지 초·중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 학생들은 교과서 속 인물을 AI를 통해 직접 만나 대화하며 지식 습득과 함께 나눔과 봉사의 가치도 자연스럽게 배우고 있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시범수업에서는 학생들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AI를 활용해 교육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남수단 정부도 사업 확대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임스 와니 이가 제2부통령은 프로젝트 추진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쿠올 아볼 쿠올 교육부 장관은 시연을 참관한 뒤 이태석재단과 AI 교과서 보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정부와 국립주바대학교, 정보기술 기업, 국제기구 관계자 등이 참석한 정책 세미나에서는 AI 교과서를 활용한 교육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당초 한 시간으로 예정됐던 세미나는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세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은 "AI는 교사를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한 아이들에게 또 한 명의 선생님이 될 수 있는 도구"라며 "이태석 신부가 남긴 나눔과 봉사의 정신을 AI 교육으로 이어가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남수단에서 시작한 작은 교육 실험이 유엔 무대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은 매우 뜻깊은 성과"라며 "앞으로 아프리카 여러 나라로 AI 교과서 사업을 확대해 더 많은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작성 2026.07.29 10:15 수정 2026.07.2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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