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랗던 아이 입술에 다시 붉은빛이…” 인천시, 20년간 아시아 어린이 175명에게 ‘새 생명’ 선물

- 2007년 출범한 ‘아시아권 교류도시 의료지원사업’ 올해로 20년째 결실

- 현지진료 6,792명, 초청수술 175명… 키르기스스탄 심장병 환아 4명 완치 후 28일 출국

- 인천시·길병원·민간단체 3박자 협력… 국경 넘어선 ‘사람 중심 도시외교’ 모범

27일 가천대 길병원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초청치료 완치행사에서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환아 및 보호자들과 의료진, 관계기관 인사들이 하트 포즈를 취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인천광역시]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말을 처음에는 믿지 못했어요. 지난해 수술을 받은 아이 가족에게 몇 번이나 확인하고서야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건강해진 아이를 보니 신이 우리 아이를 선택해 주신 것 같습니다.”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온 여섯 살 악졸(Akzhol)의 어머니 제엔꿀 씨는 가천대 길병원에서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건강을 되찾은 아이를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출생 직후 심실중격결손과 폐 질환을 진단받았으나 가정 형편으로 수술을 미뤄왔던 악졸은 인천시의 의료지원 덕분에 생명의 기회를 얻었다. 수술 후 악졸은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며 수영선수를 꿈꿀 만큼 활력을 되찾았다.

 

함께 입국한 두 살 리낫(Rinat) 역시 팔로 사징후로 인해 입술과 손가락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을 겪었으나, 이번 초청 치료를 통해 청색증이 사라지고 건강한 혈색을 찾았다. 어머니 미르굴 씨는 “아이에게 새로운 심장과 삶의 기회를 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며 감격을 전했다.

 

■ 20년 동안 이어온 국경 없는 나눔… 175명 초청 수술, 6,792명 현지 진료

 

두 아이가 한국에서 새 삶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인천시가 추진하는 ‘아시아권 교류도시 의료지원사업’ 덕분이다. 인천시가 아시아 교류도시의 의료취약계층을 지원하고 도시 간 우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7년 시작한 이 사업은 올해로 20년을 맞이했다.

 

인천시의 의료지원 체계는 현지 방문 진료에서 출발한다. 의료진이 직접 교류도시를 찾아 환자를 진료한 뒤, 국내 치료가 시급한 중증 환자를 인천으로 초청해 수술과 입원 치료를 진행한다.

 

인천시는 항공료와 교통비 등 행정·재정적 지원을 맡고, 가천대 길병원 등 지역 의료기관은 수술 및 입원비를 부담하며 전문 의료진을 투입한다. 밀알심장재단과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 등 민간단체는 대상자 발굴과 후원을 밀착 지원한다.

 

이러한 공공-의료기관-민간의 끈끈한 삼각 협력체계를 통해 지난 20년간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몽골 등지에서 총 175명의 환자가 인천에서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의료진이 현지를 방문해 진료한 인원만도 6,792명에 달한다.

 

■ 키르기스스탄 환아 4명 완치… ‘사람 중심 도시외교’의 결실

 

올해 첫 지원 대상지인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는 지난 5월 길병원 의료진이 55명의 심장질환 환아를 진료했으며, 이 중 중증도와 회복 가능성을 고려해 4명을 최종 초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7월 9일 입국해 수술과 치료를 마친 환아와 보호자들은 27일 인천시가 마련한 완치 축하 행사에 참석한 뒤 28일 고국으로 돌아간다.

수술을 집도한 최창휴 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과거 이 사업으로 수술받은 아이가 성인이 되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성장한 모습을 볼 때 가장 가슴이 뭉클하다”라며 “인천시와 민간단체가 힘을 모아 아이들에게 건강한 삶을 되찾아주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지난 20년간 이어온 의료지원사업은 인도적 지원을 넘어 국경을 초월한 생명의 가치를 나누는 ‘사람 중심 도시외교’의 대표적 결실”이라며 “한 아이의 생명을 살리는 일은 곧 한 나라의 미래를 살리고 굳건한 연대의 뿌리를 내리는 일인 만큼, 앞으로도 국제도시로서 책임과 나눔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작성 2026.07.28 13:42 수정 2026.07.2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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