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자살예방센터, 성소수자 자살예방상담 아카데미 15차 성료

보건소·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실무자 59명 참여…51명 수료

정체성 이해부터 트라우마·상담 윤리·청소년 상담까지 다뤄

2021년부터 누적 792명 참여…하반기 16차 과정 이어갈 예정

사진=서울시자살예방센터 제공

 

서울시자살예방센터(센터장 최남정)는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20일까지 매주 월요일 총 4회에 걸쳐 진행한 ‘우리사회 Minority 자살예방 상담 아카데미’ 15차 과정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아카데미는 성소수자의 정체성과 삶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살 위기 상담과 복지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자의 상담 역량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시 내 자치구 보건소와 정신건강복지센터, 광역 자살예방센터 등에서 근무하는 상담·복지 분야 실무자 59명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51명이 전 과정을 수료했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는 성소수자 내담자를 만나는 상담자들이 정체성에 대한 이해 부족과 상담 경험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2021년부터 해당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첫 교육 이후 15차 과정까지 누적 참여 인원은 792명에 이른다.

 

성소수자 청년의 정신건강 문제는 개인적 어려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 가족과 공동체의 거부, 학교와 직장에서의 차별 경험이 반복되면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정체성과 생활환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접근할 경우 도움을 주려는 말과 행동도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다움이 국내 만 19세부터 34세까지의 성소수자 청년 39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022년 발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1.5%가 최근 1년 동안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청년 30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 조사에서는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2.74%로 나타났다. 두 조사는 조사 시점과 표본, 문항 등에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에는 주의가 필요하지만 성소수자 청년을 위한 정신건강 지원과 자살예방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교육은 성소수자와 관련한 개념이나 용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담자가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질문과 표현, 위기 개입 방법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성소수자 내담자를 별도의 특별한 대상으로 구분하기보다 한 사람의 삶과 관계, 현재 처한 환경과 위험 요인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데 교육의 초점이 맞춰졌다.

 

첫 강의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소속 이호림 보건학박사가 ‘성소수자의 정체성과 삶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진행했다. 이 박사는 성소수자가 사회적 낙인과 차별, 거부와 배제 속에서 경험하는 소수자 스트레스 이론을 설명하고 가족의 지지와 안전한 인간관계, 성소수자 커뮤니티와의 연결이 정신건강을 지키는 보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뜻밖의상담소 박도담 심리상담사는 ‘상담자를 위한 성소수자와 트라우마 이해 및 개입’을 주제로 강의했다. 사회적 차별과 관계 단절, 정체성 공개 이후의 갈등, 전환치료 경험 등 성소수자 내담자가 겪을 수 있는 다양한 트라우마 유형을 살펴보고 상황별 상담 개입 방법을 제시했다.

 

한국상담심리학회 LGBTQ+ 상담연구회 손희제 상담심리전문가는 상담자의 자기탐색과 인식 점검을 중심으로 상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딜레마를 다뤘다. 상담자가 자신의 가치관과 편견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개인의 종교적 신념이나 가치관이 상담 윤리와 충돌할 때 내담자의 권리와 안전을 우선해 판단하는 방법을 안내했다.

 

마지막 강의는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의 선호찬 사무국장이 맡았다. 선 사무국장은 ‘청소년 성소수자의 이해와 상담’을 주제로 청소년 성소수자가 가정과 학교, 또래 관계와 지역사회에서 겪을 수 있는 차별과 고립을 설명했다.

 

특히 청소년 내담자에게 정체성 공개를 성급하게 권하기보다 가정과 학교 환경이 안전한지, 정체성이 알려졌을 때 폭력이나 퇴거, 관계 단절 등의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결정을 대신하기보다 스스로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지지체계를 연결하는 접근도 함께 다뤘다.

 

교육에 참여한 실무자들은 실제 상담 과정에서 마주할 수 있는 질문과 대응 사례를 구체적으로 다룬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참가자는 “성소수자에 대해 편견이 없다고 생각해 왔지만 성소수자를 무조건 특별하게 배려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 역시 또 다른 편견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교육을 통해 상담자로서 자신의 인식과 태도를 돌아보게 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상담 중 무심코 사용할 수 있는 표현과 실수하기 쉬운 상황을 강사가 구체적으로 짚어준 점이 도움이 됐다며 현장에서 성소수자 내담자를 만났을 때 교육 내용을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성소수자 내담자가 호소하는 어려움을 정체성 자체의 문제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도 공감했다. 내담자가 겪는 우울감이나 불안, 자살 위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체성뿐 아니라 가족관계와 경제적 상황, 학교·직장생활, 차별과 폭력 경험, 주변의 지지 여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최남정 서울시자살예방센터장은 수료식에서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실무자들이 얻은 성소수자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와 실천 방향은 결국 상담실 안에서 내담자 한 명 한 명에게 가 닿는 존중의 언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명의 상담자가 바뀌면 그가 만나는 수많은 내담자의 경험도 달라질 수 있다”며 “이번 교육이 상담 현장을 넘어 우리 사회 전반의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 변화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는 하반기에도 ‘우리사회 Minority 자살예방 상담 아카데미’ 16차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센터는 상담과 사회복지 현장의 실무자들이 성소수자 내담자의 특성과 위기 신호를 정확히 이해하고, 필요한 정신건강 서비스와 지역사회 자원을 연결할 수 있도록 상담 역량 강화 교육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작성 2026.07.27 19:00 수정 2026.09.2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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