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교육·청소년 교류 다시 활기…미래세대가 관계 회복의 가교로

청년 우호증진단·학교 방문·학술회의 잇따라…일회성 행사 넘어 지속 가능한 교육협력 체계 마련해야

 

[코로나 이전 참가했던 북경국제청소년 캠프 일정 중에서].     

한동안 위축됐던 한국과 중국 간 교육·청소년 교류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양국 정부가 관계 개선과 인적 교류 확대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청년 대표단의 상호 방문과 대학생 교류, 중국어 교육 관련 학술회의 등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외교적 이해관계를 넘어 미래세대의 상호 인식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5월 ‘제4회 한중 청년 미래 우호증진단’ 활동을 통해 양국 청년들의 일상과 관심사를 공유하는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사업에는 국내에 거주하는 한국 및 중국 국적 청년들이 참여해 문화와 사회, 진로, 환경 등 공동 관심사를 주제로 소통했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청년 간 교류를 확대해 양국 국민의 상호 이해와 우호 정서를 높이고 미래세대의 신뢰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 7월에는 한국 청년 우호사절단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 정부의 한반도 업무 관계자들과 만났다. 중국 측은 청년 교류가 한중 관계의 사회적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통로라고 평가했다. 이는 정부 간 외교가 경제·안보 현안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청년 교류는 양국 국민 사이에 축적된 거리감과 부정적 인식을 줄이는 공공외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중화권 청소년의 한국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마카오 청소년 외교지식경연대회 수상 학생과 교사 등 54명은 7월 6일부터 10일까지 경주와 부산, 서울을 찾았다. 방문단은 경주박물관과 APEC 관련 시설을 둘러보고 부산 동아대학교 공자학원과 서울대학교를 방문했다. 특히 한국 대학생들과 직접 대화하며 양국의 문화와 대학생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교육 분야의 전문 교류도 확대되는 추세다. 7월 22일에는 한국에서 ‘국제중문교육 중국어 수준 등급 기준’ 시행 5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중국어 교육의 평가 기준과 교수법, 국제 중국어교육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양국 교육자와 연구자 사이의 학술 협력이 다시 활성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교류 방식

코로나19 이전의 한중 청소년 교류는 대규모 방문단과 문화유적 견학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순한 관광형 방문에서 벗어나 토론·공동 조사·진로 탐색·대학생 간 대화 등 참여형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

교류 주제도 전통문화 체험에 머물지 않고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 기후변화, 콘텐츠 산업, 창업과 취업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 청소년은 중국의 빠른 산업 변화를 직접 살펴볼 수 있고, 중국 청소년은 한국의 교육과 문화콘텐츠, 첨단산업 현장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교육 효과가 기대된다.

무엇보다 대면 교류의 회복은 온라인 공간에서 형성된 상대국에 대한 편견을 완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양국 청년층 사이에서는 역사와 문화, 음식의 기원, 스포츠 판정 등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됐다. 상대국을 직접 방문하고 또래 학생과 생활과 고민을 나누는 경험은 이러한 단편적인 인식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중국어 교육에도 새로운 기회

청소년 교류의 확대는 국내 중국어 교육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학교 현장에서 중국어 학습의 필요성이 과거보다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실제 교류 프로그램과 진로·산업 분야를 수업에 연결한다면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높일 수 있다.

중국어 수업도 교과서 중심의 회화 연습에서 벗어나 중국 학생과의 온라인 공동수업, 한중 학교 간 프로젝트 학습, 문화콘텐츠 공동 제작, 지역 문제 비교 조사 등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중국어를 단순한 시험 과목이 아니라 실제 사람과 사회를 이해하는 의사소통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양국 정부뿐 아니라 교육청과 학교, 대학, 민간 교육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다층적인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 특히 교류 기회가 일부 대학생이나 수도권 학교에 집중되지 않도록 중·고등학생과 지방 학교까지 참여 대상을 넓혀야 한다.

 

일회성 방문 넘어 지속 가능한 교류로

한중 교육·청소년 교류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려면 일회성 방문이나 기념사진 중심의 행사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전 온라인 수업과 현지 방문, 공동 결과물 제작, 귀국 후 후속 활동을 하나의 과정으로 설계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정치·외교적 상황에 따라 교류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정례적인 제도도 마련해야 한다. 청소년 교류 인원을 양국이 공동으로 관리하고, 학교 간 자매결연과 교사 교류, 공동 교재 개발, 학점 인정 등을 연계한다면 교육협력의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

한중 관계의 회복은 정상회담이나 경제협정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청소년들이 직접 만나 상대방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 보는 경험이 축적돼야 한다.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교육·청소년 교류가 양국 관계의 일시적인 해빙을 넘어 새로운 30년을 여는 사회적 기반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시노인사이트 편집부 기자 bats21@naver.com
작성 2026.07.27 11:46 수정 2026.07.2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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