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연구팀, 위장관 장벽 넘는 ‘다단계 약물 전달 마이크로로봇’ 개발

마이크로로봇·혈소판막 나노입자 결합…장기·세포 수준 표적 전달 구현

대장 모사 미세유체칩서 암 조직 나노입자 잔류량 4.6배·독성 효과 4.3배 향상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게재…향후 동물모델서 생체 내 이동·치료 효과 검증 계획

 

 건국대학교 연구팀이 위장관의 복잡한 생리적 장벽을 단계적으로 통과해 목표 조직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마이크로로봇 기술을 개발했다.

 

 건국대학교는 생물공학과 김준영 교수 연구팀이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사우스햄튼대학교 등 국내외 연구진과 공동으로 개발한 ‘다단계 약물 전달 마이크로로봇’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 15일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외부 자기장을 이용해 위장관 내부에서 이동하는 마이크로로봇과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생체모방 나노입자를 하나의 약물 전달 플랫폼으로 결합한 것이다.

 

 연구팀은 마이크로로봇 내부에 항암제가 탑재된 혈소판막 코팅 나노입자를 넣고, 마이크로로봇 표면에는 pH 반응형 보호막을 적용했다. 위장관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약물을 보호한 뒤 장에 도달하면 보호막이 분해되고 나노입자가 방출되도록 설계했다.

 

 방출된 나노입자는 혈소판막 단백질을 활용해 대장암세포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로봇이 장기 수준에서 목표 위치까지 약물을 운반하고, 나노입자가 세포 수준에서 암세포를 인식하는 순차적인 약물 전달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경구 약물은 복용 이후 위산과 소화효소, 점액층, 장운동, 유체 흐름 등 다양한 장벽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약물이 목표 조직까지 충분히 도달하도록 하는 데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다.

 

 기존 나노입자 기반 약물 전달 시스템은 특정 세포를 인식하는 데 장점이 있지만 장기 내부에서 원하는 위치까지 능동적으로 이동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마이크로로봇은 외부 자기장을 통해 이동 경로를 제어할 수 있지만 세포 단위의 정밀한 표적화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두 기술의 장점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한계를 보완했다. 특히 위장관 내부의 pH 변화와 유체 흐름 등 생리적 환경을 약물 전달 과정에 활용해 장기 수준의 이동과 세포 수준의 표적화를 단계적으로 구현했다.

 

 약물 전달 성능은 정상 대장 상피세포와 융모 유사 구조, 유체 흐름, 대장암세포 구상체 등을 구현한 대장 모사 미세유체칩을 통해 평가했다.

 

 그 결과 두 개의 마이크로로봇을 이용해 나노입자를 전달했을 때 나노입자만 투여한 경우보다 암 조직 모사체 내 나노입자 잔류량이 약 4.6배 증가했다. 대장암세포에 대한 독성 효과 역시 최대 4.3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장기와 유사한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돼지의 위와 장 조직을 활용한 체외 실험에서 여러 개의 마이크로로봇을 사슬 형태로 조립해 이동 성능을 확인했다.

 

 조립된 마이크로로봇은 평평한 표면뿐만 아니라 부드럽고 굴곡진 위·장 조직 표면에서도 외부 자기장에 따라 안정적으로 이동했다. 이를 통해 실제 위장관 환경에서 마이크로로봇을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서로 다른 크기의 생물학적 장벽을 하나의 약물 전달 과정에서 순차적으로 극복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마이크로로봇의 능동적인 위치 제어와 혈소판막 나노입자의 세포 표적 기능을 결합함으로써 기존 단일 규모 약물 전달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했다는 설명이다.

 

 김준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로봇의 능동적인 위치 제어와 혈소판막 나노입자의 암세포 표적 기능을 순차적으로 결합해 서로 다른 크기의 생물학적 장벽을 극복하는 새로운 약물 전달 전략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동물 모델에서 생체 내 이동과 약물 분포,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검증해 정밀 경구 약물 전달 기술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건국대학교를 비롯해 옥스퍼드대학교,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사우스햄튼대학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참여했다. 건국대 김준영 교수와 영국 사우스햄튼대학교 루지에 선(Rujie Sun) 교수, 옥스퍼드대학교 이쉬안 렁(Yixuan Leng)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옥스퍼드대학교 몰리 스티븐스(Molly M. Stevens)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연구재단, 영국 왕립학회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팀은 향후 동물 모델을 활용해 마이크로로봇의 생체 내 이동과 약물 분포,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체외 환경에서 확인한 약물 전달 가능성을 실제 정밀 경구 약물 전달 기술로 확장할 수 있을지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작성 2026.07.27 09:23 수정 2026.07.2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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