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노인사이트=종합】 동아시아 중국어권에서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산업 재편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중국 본토와 대만, 홍콩은 서로 다른 경제적 기반을 갖고 있지만 AI 기술 개발과 산업 적용, 인재 양성을 미래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된 흐름을 보인다.
중국은 지난 7월 17일부터 20일까지 상하이에서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 및 AI 글로벌 거버넌스 고위급회의’를 개최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대회를 통해 AI 기술의 안전한 발전과 국제협력, 개발도상국의 기술 접근성 확대 등을 강조했다. 2018년 시작된 이 대회에는 지금까지 8천여 명의 전문가와 기업인이 참여하고 3천여 개 기업이 전시에 나서는 등 중국을 대표하는 AI 국제행사로 성장했다. 중국은 앞으로도 개방형 기술 생태계와 국제적인 AI 관리 체계 구축을 주요 의제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에서는 AI와 반도체 산업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와 에너지 확충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대만 경제부가 7월 2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승인된 기업 투자 계획은 AI 기반 생산과 반도체, 에너지 절감 분야에 집중됐으며 투자 규모는 100억 대만달러를 넘어섰다. 같은 날 발표된 경제 동향에서는 올해 2분기 수출이 2천209억 달러, 수입이 1천764억 달러로 모두 분기 기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관련 수요 확대가 정보·전자 산업의 생산과 수출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녹색에너지 정책도 강화되고 있다. 대만 경제부는 해상풍력발전 3단계 개발계획을 공개하고, 2039년까지 전체 설비용량을 27.9GW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대만에는 해상풍력발전기 508기가 설치돼 있으며 총설비용량은 4.9GW에 이른다. 반도체와 AI 산업의 경쟁력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탄소 감축 능력에 달렸다는 판단이 반영된 조치다.
홍콩도 금융과 물류 중심지라는 기존 강점에 AI를 결합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홍콩 혁신과학기술산업국은 7월 23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서 AI를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고 ‘AI+’ 정책을 통해 산업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세 개의 100억 홍콩달러 규모 지원계획을 운용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공공부문의 AI 활용도 확대하고 있다.
마카오에서는 여름 관광 성수기를 맞아 문화·공연·스포츠를 결합한 관광산업 활성화가 진행되고 있다. 국제아동예술제와 국제청년무용제, 세계여자배구리그 결선 등이 잇따라 열리면서 카지노 중심의 관광 구조를 문화·가족·스포츠 관광으로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마카오 관광 당국은 올해 여름 방문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의 움직임은 동아시아 중국어권 경제가 단순한 제조업이나 관광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AI·반도체·녹색에너지·디지털 서비스가 결합된 형태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본토가 AI 기술과 국제 거버넌스를 강조하고, 대만이 반도체 공급망과 에너지 기반을 강화하며, 홍콩과 마카오가 각각 금융·서비스와 문화관광 분야의 혁신을 추진하는 가운데 지역 간 경쟁과 협력은 앞으로 더욱 복합적인 양상을 띨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