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LG AI 모듈러 주택, 승부처는 AI 아닌 ‘부지 확보’ 토지 확보가 시장 확대 가른다
가전사는 AI 스마트홈 구축, 건축은 전문업체가 담당 30평대 기본형 1억6000만원 안팎
도심은 높은 토지가격이 걸림돌 전원주택 세컨드하우스 시장이 성장 무대로 부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 기술을 접목한 모듈러 주택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국내 주택시장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AI 가전과 스마트홈을 결합한 미래형 주거공간이라는 점에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업계는 시장 확대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AI 기술보다 '부지 확보'를 꼽는다.
실제 사업 구조를 들여다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택을 직접 짓는 것은 아니다. 토지 확보부터 건축 인허가, 기초공사, 모듈 제작과 현장 시공까지는 전문 모듈러 건축업체가 맡는다. 이후 완성된 주택에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로봇청소기 등 AI 가전과 스마트홈 플랫폼을 적용하는 단계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참여하는 방식이다.
결국 이번 AI 모듈러 주택은 건설과 가전, AI 기술이 결합한 협업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모듈러 주택은 규격화된 기획형과 소비자 맞춤형 상품으로 구분된다. 가격은 설계와 옵션에 따라 달라지지만 기획상품 기준 전용면적 84㎡(약 30평) 기본형은 1억6000만원 안팎이다. 일반 단독주택 건축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가격이다.
다만 이 금액은 순수한 주택 제작비에 해당한다. 토지 매입비를 비롯해 기초공사와 건축 인허가 비용 등은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실제 총사업비는 토지 가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보인 AI 모듈러 주택은 고층 아파트가 아닌 1~2층 규모의 단독주택이다. 기존처럼 현장에서 철근과 콘크리트를 이용해 건물을 짓는 방식이 아니라 공장에서 규격화된 모듈을 제작한 뒤 현장에서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다.
공장에서 대부분의 공정을 마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인 만큼 일반 건축보다 공사 기간을 70~80% 단축할 수 있다.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모듈러 주택의 시작은 공장이 아니라 토지다.
소비자가 먼저 건축할 부지를 확보하면 전문 모듈러 업체가 해당 토지의 건축 가능 여부를 검토한다. 이후 인허가와 기초공사를 진행한 뒤 공장에서 제작한 모듈을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한다. 마지막 단계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AI 가전과 스마트홈 플랫폼을 선택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의 기술이 적용된다.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기업 공간제작소 관계자는 "모듈러 주택은 토지 위에 바로 설치하는 구조가 아니라 반드시 기초공사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며 "기초공사는 전문업체와 협업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수요는 서울보다 경기와 충남, 충북 지역이 많으며 대부분 실거주 목적"이라며 "서울은 토지가격이 높아 단독주택보다 상가나 다가구, 다세대 등 수익형 건축이 선호되는 만큼 모듈러 주택 수요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많이 찾는 규모는 20평대 후반이며 기획상품은 평당 약 550만원(부가세 포함)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AI 기능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실제 시장 확대 여부는 토지 가격이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
무리 주택 제작비가 낮더라도 토지 가격이 전체 사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은 단독주택용 부지가 부족하고 토지가격이 높아 경제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반면 전원주택이나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꾸준한 지역에서는 모듈러 공법의 장점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모듈러 주택에 대한 관심은 계속 커지고 있지만 실제 보급 확대는 공법보다 토지 가격과 부지 확보가 더 중요한 변수"라며 "도심은 토지가격이 높고 단독주택용 부지가 제한적이어서 공급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원주택이나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있는 지역에서는 공사 기간이 짧고 시공 효율이 높은 모듈러 주택의 경쟁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결국 AI 모듈러 주택은 당분간 도심보다 전원주택과 세컨드하우스 시장을 중심으로 입지 여건에 따라 선택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문의 : 031-563-2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