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집 마련, 지금 아니면 늦는다” 경매시장 주도권, 30대로 넘어갔다
서울 집값 고공행진·대출 규제 강화 영향 30대 매수 비중 36.7%로 1위, 40대는 19%까지 하락
서울 아파트값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부동산 경매시장의 주역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한때 은퇴 이후 자산 증식을 노리던 40대와 50대의 무대였던 경매시장이 이제는 내 집 마련에 나선 20대와 30대의 새로운 기회로 자리 잡고 있다.
치솟는 집값과 갈수록 높아지는 대출 문턱이 청년층을 일반 매매시장 대신 경매시장으로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임의경매를 통해 집합건물(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을 매수한 사람 가운데 30대 비중은 36.7%로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경매 낙찰자 3명 중 1명 이상이 30대인 셈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40대가 전체 매수인의 28.9%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40대 비중이 19%까지 떨어지며 30대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경매시장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대의 참여 확대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상반기 4.8%였던 20대 임의경매 매수인 비중은 올해 상반기 6.2%로 상승했다. 반면 기존 경매시장의 핵심 수요층이었던 중장년층의 존재감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 같은 기간 50대 비중 역시 22.5%에서 19.1%로 감소했다.
청년층이 경매시장으로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급등한 아파트 가격이다. 올해 상반기 임의경매를 통해 낙찰된 집합건물 가운데 약 40%는 아파트였다. 빌라와 오피스텔, 상가를 모두 합친 것보다 높은 비중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7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일반 매매시장에서는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입이 가능한 경매시장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금융환경 변화도 청년층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강화되는 대출 규제로 일반 매매를 통한 주택 구입이 어려워지면서 조금이라도 비용을 아끼려는 실수요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주택은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갭투자가 가능한 측면이 있다”며 “은행권의 대출 한도 축소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우선 세입자를 둔 상태라도 미리 주택을 확보하려는 20·30대의 경매시장 참여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급등한 집값과 금융 규제가 맞물리면서 경매시장이 더 이상 투자자만의 영역이 아닌 실수요자들의 새로운 내 집 마련 통로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자산 형성의 출발선에 선 청년층에게 경매는 선택이 아닌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당분간 이러한 흐름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의 : 031-563-2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