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보유 주택에 직접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세제 혜택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초고가주택과 장기 비거주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2026년 7월 19일 현재 세율과 적용 대상, 시행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왜 지금 실거주 중심 과세가 거론되나
정부가 실거주 중심의 부동산 세제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똘똘한 한 채’ 선호와 초고가주택 집중 현상이 있다. 현행 세제는 주택 수와 보유기간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이 때문에 주택을 한 채만 장기간 보유하면 실제 거주하지 않더라도 일정한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서울 강남권과 용산 등 일부 지역에서 초고가주택 선호가 이어지면서 주택 수만으로 실수요와 투자 수요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커졌다. 한 채를 보유했더라도 실제 거주 여부와 주택 가격에 따라 혜택을 달리해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직장 발령과 해외 파견, 자녀 교육, 부모 봉양, 질병 치료 등으로 불가피하게 거주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최종 제도에는 예외 사유와 인정 기간이 구체적으로 담겨야 한다.
‘비거주 1주택자’는 누구인가
비거주 1주택자는 일반적으로 주택을 한 채 보유하고 있지만 해당 주택에서 실제 생활하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서울 아파트를 임대한 뒤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거나 직장 발령으로 보유 주택을 떠난 경우가 대표적이다. 해외 근무나 자녀 교육, 치료 등의 사유로 일정 기간 거주하지 못한 사례도 포함될 수 있다. 일상적으로 쓰는 ‘비거주 1주택자’와 세법상 ‘비거주자’는 다른 개념이다. 세법상 거주자 여부는 국내 주소와 가족관계, 생활 근거, 체류기간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보유한 집에 직접 살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세법상 비거주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논의에서 말하는 비거주는 국외 비거주자보다 ‘보유 주택에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에 가깝다. 정확한 적용 대상은 향후 법률안과 시행령에서 확인해야 한다.
무엇이 달라질까
종부세 공제 조정 가능성
현행 종합부동산세 제도에서는 일정 요건을 갖춘 1세대 1주택자에게 별도의 기본공제가 적용된다. 장기간 주택을 보유했거나 일정 연령 이상이면 장기보유 세액공제와 고령자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 현재 이들 공제는 실제 거주 여부와 직접 연계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보유 주택에 거주하지 않는 고가주택 소유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를 줄이거나 초고가주택의 공제 한도를 조정하면 일부 고가주택 보유자의 종부세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라고 해서 모두 종부세를 내는 것은 아니다. 종부세는 공시가격과 기본공제,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세액공제를 종합해 계산한다. 주택 가격이 과세 기준에 미치지 않으면 세 부담 변화가 없을 수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여부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서 공제금액을 뺀 뒤 실제 과세표준에 반영하는 비율이다. 이 비율이 오르면 세율이 같아도 과세표준이 커진다. 최근 보유세 조정 수단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는 방안이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종부세율을 바꾸는 법률 개정보다 상대적으로 조정 절차가 단순하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구체적인 인상 폭과 적용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같은 비율이 적용되더라도 주택 가격에 따라 체감하는 부담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가능성
비거주 1주택자가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다. 현행 고가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을 각각 반영한다. 요건을 충족하면 두 공제를 합산해 최대 80%까지 적용할 수 있다. 정부는 단순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 비중을 낮추고 실제 거주기간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보유했더라도 직접 살지 않았다면 공제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오랫동안 보유한 비거주 고가주택을 매도할 때 양도세가 달라질 수 있다. 개편 전 취득한 주택에 새 기준을 적용할지, 기존 보유기간을 얼마나 인정할지는 향후 쟁점이다.
초고가주택 기준도 관건
초고가주택의 보유세 부담을 높이거나 공제 혜택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핵심은 초고가주택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가다. 공시가격을 사용할지, 시가나 양도가액을 활용할지에 따라 적용 대상은 크게 달라진다. 기준을 지나치게 낮게 정하면 일반 1주택 실수요자까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너무 높으면 고가주택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상속이나 장기 실거주 과정에서 집값이 오른 고령자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현금 흐름이 부족한 납세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시장은 어떻게 볼까
시장에서는 제도가 바뀌면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고가주택 밀집 지역의 절세 전략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고가주택 보유자는 주택 수와 보유기간을 중심으로 종부세와 양도세를 관리해 왔다. 앞으로 거주기간의 비중이 커지면 장기 보유만으로 충분한 공제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임대 중인 고가주택의 계약이 끝난 뒤 직접 입주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세 부담과 거주 여건을 비교한 일부 보유자는 매도를 선택할 수 있다. 지방과 수도권 외곽의 중저가 1주택자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종부세 과세 기준에 미치지 않는 주택은 공제 방식이 바뀌더라도 보유세 변화가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거주 요건 강화가 임대차시장에 미칠 영향도 변수다. 집주인의 직접 입주가 늘면 일부 지역에서 전월세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 결국 시장 반응은 초고가주택 기준과 시행 시기, 예외 규정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직장 발령·해외 근무자는 어떻게 되나
실거주 중심 과세가 강화될 경우 가장 큰 논란은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다. 직장 발령과 해외 파견, 자녀 교육, 부모 봉양, 질병 치료,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에 따른 임시 거주는 투자 목적과 거리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사례까지 일률적으로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면 실수요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인정 사유와 기간, 입증 자료, 기존 거주기간 합산 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전입신고만으로 실거주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세법상 실제 거주 여부는 주민등록과 가족 거주지, 임대차계약, 전기·수도·가스 사용 내역 등 여러 사실관계를 종합해 판단할 수 있다.
전문가 진단
세무업계는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이 일률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세액은 주택 가격과 공제 기준, 취득가액, 보유기간, 거주기간, 시행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기존 보유자에게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가 핵심 변수다. 과거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을 얼마나 인정하는지에 따라 세액 차이가 커질 수 있다. 종부세도 특정 공제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세액공제가 함께 적용되기 때문에 개별 조건을 따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정책이 확정되기 전에 세금만 보고 주택을 매도하거나 증여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매도와 증여에는 양도세나 증여세 외에도 취득세와 중개보수, 법무비용 등이 발생한다.
기자 분석
이번 논의의 핵심은 1주택자에게 주어지는 혜택의 기준을 ‘보유’에서 ‘거주’로 옮기는 데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한 채를 오랫동안 보유한 사람이 실수요자로 인정받기 쉽다. 그러나 초고가주택 한 채를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는 사례가 늘면서 주택 수만으로 실수요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드러났다. 향후 제도는 몇 채를 보유했는지보다 어디에서 실제 생활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판단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거주 기준을 지나치게 강화하면 직장과 교육, 돌봄, 치료 등을 이유로 거주지를 옮긴 가구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결국 제도의 성패는 공제 축소 자체보다 투자 목적의 비거주와 불가피한 비거주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분하느냐에 달려 있다.
주소 이전·조기 매도는 신중해야
세제개편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주택을 서둘러 팔거나 주소를 옮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2026년 7월 19일 현재 관련 방안은 논의 단계다. 최종 법안과 시행 시기, 기존 보유자에 대한 적용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주소만 옮기고 실제로 생활하지 않으면 세제상 실거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사실과 다른 주소 이전은 다른 법적·행정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우선 취득가액과 예상 양도가액, 필요경비, 보유기간, 실제 거주기간을 기준으로 현행 세법상 세액을 계산해야 한다. 이후 공식 개편안이 나오면 변경 전후의 부담을 비교하는 것이 순서다.
정부 발표 뒤에도 국회 심의 확인해야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더라도 곧바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세율과 공제 요건처럼 법률 개정이 필요한 내용은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적용 대상과 공제 한도, 시행일이 달라질 수 있다. 시행령으로 조정 가능한 항목도 정부의 최종 결정과 공포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언론 보도에 나온 검토안을 확정된 세법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정부의 공식 발표와 국회 통과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을 순서대로 확인해야 한다.
실수요자 체크리스트
1. 공시가격 확인
보유 주택의 최신 공시가격과 종부세 과세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2. 취득일·취득가액 정리
매매계약서와 취득세, 중개보수, 법무비용 등 취득 관련 자료를 챙겨야 한다.
3. 보유기간 계산
정확한 취득일부터 예상 매도일까지의 보유기간을 확인해야 한다.
4. 실제 거주기간 확인
전입·전출 기록뿐 아니라 실제 생활한 기간과 관련 자료를 정리해야 한다.
5. 비거주 사유 증빙
직장 발령과 해외 파견, 치료, 교육, 부모 봉양 등의 사유가 있다면 증빙을 보관해야 한다.
6. 임대차계약 점검
임대차 만료일과 갱신 여부를 확인해 입주나 매도 가능 시점을 살펴야 한다.
7. 예상 양도세 비교
현행 제도와 개편 시나리오에 따른 예상 세액을 각각 계산해야 한다.
8. 공동명의·세대 구성 확인
공동명의 여부와 세대원의 주택 보유 현황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9. 매도·증여 비용 계산
세금뿐 아니라 취득세와 중개보수, 법무비용, 시장가격 변동도 고려해야 한다.
10. 정부 최종안 확인
언론 보도보다 정부 발표 자료와 국회 통과 법안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세금은 아직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1주택자의 혜택을 가르는 기준이 ‘보유’에서 ‘실거주’로 이동할 가능성은 지금부터 읽어야 한다.
문의: 헬리오홈톡 윤성현기자 (010-5291-10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