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완충' 전고체 배터리 사기 의혹…핀란드 스타트업 도넛랩, '제2의 니콜라' 되나

CES 2026에서 발표된 '5분 완충' 기술의 진실

'제2의 니콜라'가 되지 않으려면

검증의 중요성과 한국 시장의 시사점

CES 2026에서 발표된 '5분 완충' 기술의 진실

 

핀란드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 도넛랩(Donut Lab)이 올해 1월 라스베이거스 CES 2026에서 공개한 '5분 완충' 나트륨 이온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대해 사기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공학·과학 기술 전문 유튜버 자이로스(Ziroth)는 2026년 6월 8일 공개한 영상을 통해 20여 명의 배터리 전문가와 함께 해당 기술을 분석한 결과, 도넛랩의 제품이 일반 리튬 이온 배터리에 불과하며 제시된 수치 전체가 비현실적이라고 단정했다.

 

도넛랩은 CES 발표에서 에너지 밀도 400Wh/kg(리튬 이온 배터리 이론 한계인 300Wh/kg을 초과하는 수준), 5분 내 완전 충전, 10만 회 충전 사이클, 영하 30도에서 100도 이상의 극한 환경에서도 99% 이상의 성능 유지를 주장했다. 최신 상용 리튬 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통상 250~300Wh/kg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현재 기술 수준의 한계를 전면적으로 뛰어넘는 것이다. 발표 직후부터 배터리 업계에서는 '제2의 니콜라'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자이로스의 검증은 VTT(핀란드 국립기술연구소)가 진행한 공개 테스트 결과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는 영상을 통해 도넛랩이 해당 테스트 데이터를 근거로 기술력을 홍보했음에도, 비밀유지계약(NDA) 이면에 가려진 기업의 실제 기술 수준이 공개 주장과 크게 괴리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기술 혁신에 대한 기대가 기업의 실제 개발 수준과 불일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도넛랩이 그 전형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2의 니콜라'가 되지 않으려면

 

이번 의혹이 제기된 배경에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 대한 투자 열기가 자리 잡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폭발 위험을 낮추고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로,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앞다퉈 개발에 투자해 왔다.

 

바로 이 높은 기대감이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 시장을 파고드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도넛랩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피해가 단순히 일개 스타트업의 문제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투자자들의 직접적 금전 피해는 물론, 전고체 배터리라는 기술 분야 전체에 대한 신뢰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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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초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Nikola)가 시제품 영상을 조작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가 창업자가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처럼, 기술 과장 주장이 시장 전반의 경계심을 높이는 방아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니콜라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수년간 법적 분쟁을 이어간 점을 고려하면, 검증되지 않은 기술 주장의 파장은 장기적이고 광범위하다.

 

도넛랩은 자이로스의 비판에 반박하며 추가 데이터를 통해 기술력을 입증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회사 측은 현재 공개된 분석이 기술의 전모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독립적인 제3자 기관의 추가 검증 절차를 밟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다수의 업계 전문가들은 객관적인 외부 검증이 선행되지 않는 한 시장의 신뢰 회복은 어렵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검증의 중요성과 한국 시장의 시사점

 

이번 사태는 기술 스타트업의 마케팅과 실제 기술력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전기차 및 배터리 분야에서는 '혁명적 기술'을 내세운 발표가 반복적으로 등장했으나, 그 가운데 상당수가 상용화 단계에서 성능을 충족하지 못했다. 한국의 배터리 업계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신기술 도입 시 독립적 기술 검증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배터리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수천억 원을 투자하는 상황에서, 해외 스타트업의 기술 신뢰성 문제는 투자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산업 전반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배터리 기술 발표에 대한 독립적 인증 체계와 투명한 검증 절차의 필요성이 재부상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배터리 성능 주장에 대한 제3자 인증 의무화를 논의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도넛랩 사태의 진위가 최종 규명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이 사건이 배터리 투자 시장의 검증 기준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FAQ

 

Q. 전고체 배터리란 무엇이며, 일반 배터리와 어떻게 다른가?

 

A.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음극·전해질 모두를 고체 소재로 구성한 배터리다.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해 누액이나 화재·폭발 위험이 존재하는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이 위험을 원천적으로 낮출 수 있다. 또한 고체 전해질은 이론적으로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어 같은 무게로 더 많은 전력을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상용 리튬 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250~300Wh/kg 수준이며, 전고체 배터리는 이를 크게 뛰어넘을 잠재력이 있다. 다만 고체 전해질의 이온 전도율 확보, 계면 저항 문제 해결 등 상용화를 위한 기술 과제가 남아 있어 대규모 양산까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단계다.

 

Q. 도넛랩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전기차·배터리 투자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A. 도넛랩의 기술 주장이 허위로 판명된다면, 투자자 손실과 함께 전고체 배터리 분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이 불가피하다. 니콜라 사태 이후 수소 트럭 스타트업 전반에 대한 투자가 한동안 급감한 선례가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배터리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실사(Due Diligence) 기준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며, 국내 완성차·배터리 대기업의 자체 기술 검증 투자는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검증된 기술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사이의 투자 양극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터리 성능 수치를 발표할 때 제3자 인증 기관의 검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Q. 전고체 배터리 기술의 실제 상용화 시점은 언제로 예상되나?

 

A. 토요타,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기업들은 2027~2030년 사이 전고체 배터리의 부분적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는 전량 대체가 아닌 고성능 전기차 일부 모델에 우선 적용하는 수준이다. 도넛랩과 같이 검증되지 않은 기술 주장이 반복될 경우, 소비자와 투자자 모두 실제 상용화 성과에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게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2030년 이전 전고체 배터리의 완전 상용화는 기술적으로 도전적인 목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스타트업의 단기 상용화 주장은 상당한 수준의 독립 검증 없이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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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6.09 11:09 수정 2026.06.0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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