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유원영기자]11월 서울과 과천의 미술관이 굵직한 전시로 겨울 시즌을 연다. 미국 모더니즘 회화의 상징 조지아 오키프부터 신진 뉴미디어 작가들, 덴마크 건축그룹 BIG까지 세 전시를 소개한다. 대부분 내년 초까지 이어져 연말연시 일정에 맞춰 둘러보기에도 좋다.
1. 꽃과 사막의 화가를 만나다 — 《조지아 오키프와 미국 모던아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 2026. 11. 21 ~ 2027. 3. 21

미국 시카고미술관(Art Institute of Chicago)과 협력해 꾸린 대규모 특별전으로, 20세기 미국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화가 조지아 오키프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전시는 뉴욕 시절 초기작부터 뉴멕시코의 광활한 풍경을 담은 후기작까지 오키프의 전 생애를 따라간다. 대형 꽃 연작과 사막 풍경 등 대표작이 한자리에 모이는 드문 기회다.
오키프 한 사람에 그치지 않는다. 사진작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화가 찰스 더무스, 마스던 하틀리 등 같은 시기 미국 모더니즘을 이끈 작가들의 작품을 사진·영상 자료와 함께 소개해, 당대 미국 고유의 모더니즘을 읽도록 구성했다.
2.서울과 홍콩, 편지로 이어진 두 작가 — 《탈피하지 못하는 뱀은》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1층 제3전시실 외 | 2026. 11. 5 ~ 2027. 2. 28

올해 3월 문을 연 서서울미술관이 처음 여는 뉴미디어 신진작가전이다. 한국의 노오경과 홍콩의 세렌 후이, 두 작가가 가족을 통해 전해진 기억의 조각과 삶의 흔적을 각자의 방식으로 오늘의 감각 속에 불러낸다. 대물림된 기억이 끝내 닿지 못한 존재와 경험, 과거와 현재 사이에 남은 부재와 거리가 전시의 중심에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두 작가가 전시를 준비한 방식이다. 이들은 '펜팔 교류'로 서로의 작업에 담긴 경험과 문제의식을 주고받았고, 상대의 질문에 답하며 익숙했던 소재와 표현을 다시 들여다본 끝에 신작을 구상했다. 전시에는 신작과 함께 이 편지 교류의 흔적도 나온다.
제목의 '탈피'는 이 과정을 비유한다. 몸을 지켜 주던 뱀의 껍질은 자라면서 더는 머물 수 없는 경계가 되고, 그 껍질을 벗는 순간 안에 잠재돼 있던 것이 새로운 모습으로 드러난다. 두 작가는 과거에서 이어져 온 것들을 새로운 표현에 옮겨 놓으며, 그동안 보이지 않던 존재와 경험에 다가갈 길을 찾는다.
개막일인 11월 5일 오후 5시에는 노오경의 오프닝 퍼포먼스 〈돌과 속삭임을 가로지르기〉가 열린다.
3. 열 가지 재료로 읽는 건축 — 비야케 잉겔스 그룹(BIG) 국내 첫 기획전 MATERIALISM|머티리얼리즘
서울도시건축전시관 | 2026. 11. 6 ~ 2027. 2. 28

덴마크 건축가 비야케 잉겔스가 세운 건축그룹 BIG의 국내 첫 기획전이다. BIG는 발전소 지붕을 스키장과 공원으로 바꾼 코펜하겐 '코펜힐', 피라미드 모양의 뉴욕 주거건물 '비아 57 웨스트'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전시는 돌, 흙, 콘크리트, 금속, 목재 등 10가지 건축 재료를 축으로 전시물과 모형을 배치했다. 재료를 통해 건축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건축을 함께 생각해 보자는 구성이다.
개막 전날인 11월 5일에는 잉겔스가 직접 '미래 도시건축'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11월 7일에는 BIG 소속 이진호 건축가가 글로벌 프로젝트 경험을 들려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