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학교의 AI 경쟁, 학생이 할 수 있게 된 일부터 평가하자

난징 특수교육 사례가 던진 질문…도입 대수보다 학습의 변화가 먼저다

 학교의 인공지능 도입을 평가하는 질문을 바꿀 때다. 기기가 몇 대 들어왔고 어떤 프로그램을 구독했는지부터 묻는 방식으로는 교육의 변화를 알기 어렵다. 학생이 수업에서 무엇을 더 이해하고 어떤 활동을 스스로 하게 됐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기술을 들여오는 일과 배움을 남기는 일은 저절로 이어지지 않는다.

 중국 교육부(教育部)가 10월 30일 공개한 난징(南京) 특수교육 사례는 이 문제를 생각할 계기다. 자료는 통합교육과 교사 협력, 디지털 기록, AI 활용 시범사업을 함께 소개했다. AI를 교실 전체의 지원 체계 안에 놓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만 사례를 소개한 자료만으로 모든 학습 효과가 입증됐다고 볼 수는 없다. 이 글은 해당 정책을 다룬 사실 보도를 바탕으로 평가의 방향을 제안하는 칼럼이다.

 필자는 학교 AI의 성과를 학생의 변화, 교사의 시간, 지원의 공정성이라는 세 기준으로 살펴야 한다고 본다. 새로운 기술을 쓰지 말자는 주장이 아니다. 기술이 맡을 일이 분명해야 도입의 의미도 설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프로그램의 이름보다 해결하려는 수업의 문제를 앞에 놓아야 한다.

 첫 번째 기준은 학생의 변화다. 학생이 설명을 듣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어떤 부분에서 막히는지 찾아야 한다. 글의 내용이 어려운지, 화면을 읽기 어려운지, 과제의 순서를 이해하기 어려운지에 따라 필요한 지원이 다르다. 문제를 나누지 않고 AI가 알아서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하면 결과도 막연해진다.

 변화의 기준은 수업 전에 정할 수 있다. 긴 지시를 작은 단계로 나눈 뒤 학생이 과제를 시작할 수 있는지, 그림과 소리를 함께 제시했을 때 필요한 정보를 찾는지 살펴보는 식이다. 이는 평가 방법을 설명한 예시다. 학생마다 필요한 지원이 다르므로 모두에게 같은 지표 하나를 강요할 필요는 없다.

 정답률만 볼 때 놓치는 변화도 있다.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됐는지, 친구와 대화를 시작했는지, 자신의 답을 다시 살피는지 등이다. 이런 활동이 수업 목표에 포함돼 있다면 그에 맞게 살펴야 한다. 배우는 학생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적으면 기술이 어디에서 도움이 됐는지 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반대로 사용 시간이 늘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학습 성과가 아니다. 화면을 오래 봤지만 과제를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클릭 횟수가 많아도 필요한 내용을 찾지 못해 반복했을 수 있다. 이용 기록은 상황을 이해하는 단서지만 해석이 필요하다. 숫자가 자동으로 만들어진다고 그 뜻까지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 기준은 교사의 시간이다. AI가 반복적인 자료 정리를 돕는다면 교사가 학생을 살피고 대화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결과를 확인하고 잘못된 설명을 고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들 수도 있다. 도구가 줄인 업무와 새로 만든 업무를 함께 봐야 교사의 부담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 수 있다.

 도입 보고서에 준비 시간을 적을 때도 전체 흐름을 살펴야 한다. 초안을 만드는 시간만 줄었다고 전체 수업 준비가 쉬워졌다고 말하기 어렵다. 문장의 정확성과 학생 수준을 확인하고 자료의 이용 조건을 검토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학교가 이런 검토를 지원하지 않고 교사 개인에게 맡기면 기술의 편리함 뒤에 일이 쌓일 수 있다.

 교사 협력의 시간을 확보하는 일도 도구 구입만큼 중요하다. 같은 반의 학생을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고, 어떤 설명이 도움이 됐는지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일반교사와 특수교사가 함께 자료를 고치는 시간은 프로그램이 대신 마련해 주지 않는다. 기술 예산과 수업 지원 인력을 따로 떨어뜨려 생각하기 어려운 이유다.

 세 번째 기준은 지원의 공정성이다. 같은 도구를 모두에게 나눠 줬다고 필요한 도움이 똑같이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사용법을 익히기 어려운 학생도 있고 다른 형태의 자료가 필요한 학생도 있다. 가정에서 다시 사용하도록 설계한 활동이라면 기기와 통신 환경, 보호자의 지원 여건도 달라질 수 있다.

 이 차이를 살피는 일은 기술 도입의 부차적인 점검이 아니다. 학교 교육의 목적과 연결된 핵심 질문이다. 도움이 가장 필요한 학생이 쓰기 어렵다면 평균 이용률이 높아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남는다. 전체 평균과 지원이 필요한 집단의 경험을 함께 봐야 정책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

 개인 정보의 수집도 목적과 연결해야 한다. 학생을 돕기 위해 어떤 기록이 꼭 필요한지 먼저 정하고, 그 자료를 누가 어떤 기간에 볼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성과를 보여 주려고 불필요한 정보를 더 모으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 학생은 좋은 수업을 받을 권리와 자신의 정보를 존중받을 권리를 함께 가진다.

 학교가 공개할 성과 보고서는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무슨 문제를 해결하려 했는지, 어떤 도구와 지원을 썼는지,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이 남았는지를 차례로 설명하면 된다. 어려운 기술 용어와 큰 숫자를 많이 적는다고 근거가 단단해지는 것은 아니다. 학부모와 학생도 읽고 질문할 수 있는 언어가 필요하다.

 효과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결과도 가치가 있다. 어떤 학생과 어떤 과제에서 어려움이 남았는지 알면 다음 수업을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시범사업이 성공해야 한다는 분위기에서는 이런 정보가 가려지기 쉽다. 시행착오를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공개하는 일이 다음 도입의 실패를 줄이는 근거가 된다.

 난징의 사례를 한국에 그대로 옮기자는 뜻은 아니다. 제도와 인력, 학생 지원 환경은 다르다. 다만 학생을 먼저 보고 수업과 교사, 환경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질문은 우리 학교에도 적용할 수 있다. 남의 사례는 정답지가 아니라 비교하고 질문하는 자료여야 한다.

 학교 AI의 다음 경쟁은 가장 새 기능을 먼저 보여 주는 경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무엇이 학생의 배움에 남았는지 근거를 보여 주는 경쟁이어야 한다. 도입한 기기의 수는 시작을 설명한다. 학생의 변화와 교사의 시간, 지원의 공정성은 그 시작이 교육으로 이어졌는지를 설명한다. 필자가 제안하는 평가의 출발점은 여기에 있다.

[참고자료]
중국 교육부, 2026년 10월 30일 발표 난징의 통합교육·교사 협력·AI 시범사업 사례.


   评论:评价学校AI,应先看学生的变化
 教育部10月30日介绍南京特殊教育改革,将AI试点与融合教育、教师协作和数字化支持一并讨论。本文提出三项评价视角:学生是否更能理解和参与,教师的整体工作时间如何变化,支持是否覆盖真正需要帮助的学生。设备数量、点击次数和使用时长不等于学习效果。评价还应说明数据用途,记录未解决的问题,并让学生和家长能够理解、提问。这些是评论建议,不是已经验证的政策成效。

[어휘풀이]
评论 / pínglùn / 논평·칼럼
视角 / shìjiǎo / 관점
理解 / lǐjiě / 이해하다
覆盖 / fùgài / 포괄하다·미치다
点击次数 / diǎnjī cìshù / 클릭 횟수
时长 / shícháng / 시간 길이
提问 / tíwèn / 질문하다
验证 / yànzhèng / 검증하다

시노인사이트 편집부 기자 bats21@naver.com
작성 2026.11.01 11:56 수정 2026.11.01 11:56

RSS피드 기사제공처 : 시노인사이트 SINOINSIGHT / 등록기자: 시노인사이트 편집부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