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강변에서는 같은 길을 달려도 방향에 따라 운동의 느낌이 달라진다. 출발할 때는 발걸음이 가벼웠는데, 반환점을 돌아서자 갑자기 숨이 차고 다리가 무거워지기도 한다. 바람의 방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런 날에는 시계에 표시되는 속도만 보고 컨디션을 판단하기 쉽다. 그러나 바람의 영향을 받는 야외 러닝에서는 같은 속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힘도 달라진다. 평소 기록을 맞추려고 무리하기보다 그날의 환경에 맞춰 달리는 요령이 필요하다.

맞바람에 느려졌다고 체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맞바람을 받으면 몸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더 큰 공기 저항을 받는다. 바람이 없는 날과 같은 속도로 달리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편안하게 달리기로 한 날이라면 맞바람 구간에서 페이스가 느려지는 것을 받아들이는 편이 좋다. 평소 숫자를 지키려고 속도를 끌어올리면 계획했던 가벼운 달리기가 힘든 훈련으로 바뀔 수 있다.
풍속에 따라 무조건 몇 초씩 늦춰야 한다는 공식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 바람의 방향과 세기, 지형과 개인 체력에 따라 영향이 달라지므로 자신의 호흡과 몸의 부담을 함께 살펴야 한다.
시계를 보기 전에 말 한마디를 해보자
편안한 러닝을 계획했다면 달리면서 짧은 문장을 말해보자. 평소보다 말이 자주 끊기고 숨을 고르기 어려워졌다면 속도를 낮추는 판단에 도움이 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운동 강도를 가늠하는 방법으로 ‘대화 테스트’를 소개한다. 중강도 활동에서는 대화가 가능하지만 노래하기는 어렵고, 고강도 활동에서는 숨을 고르지 않고 몇 마디 이상 말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것은 강도를 살피는 참고 기준이다. 모든 러너가 같은 속도로 달리거나 같은 호흡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늘의 목적이 가벼운 달리기라면 바람 때문에 호흡이 거칠어질 때 속도를 줄이거나 잠깐 걸어도 된다.
멀리 나가기보다 돌아오기 쉬운 코스를 고르자
바람이 있는 날에는 출발 전 풍향과 돌풍 예보를 함께 확인하자. 평소 익숙한 길이라도 탁 트인 강변이나 교량에서는 바람의 영향을 더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
일상적인 바람 속에서 왕복 코스를 달린다면, 나갈 때 맞바람을 받고 돌아올 때 뒷바람을 받는 방향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달리는 동안 풍향이 바뀔 수 있으므로 이를 확실한 귀환 조건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바람의 변화가 크다면 출발점 근처의 짧은 순환 코스가 실용적이다. 몸 상태와 날씨에 따라 일찍 마칠 수 있고, 멀리 나갔다가 강한 맞바람을 맞으며 돌아오는 상황도 줄일 수 있다.
어깨에 힘을 빼고 보폭을 억지로 늘리지 말자
맞바람을 이기려고 상체를 과하게 숙이거나 보폭을 크게 늘리면 달리는 동작이 불편해질 수 있다. 어깨와 손의 힘을 풀고,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범위에서 속도를 조절하자.
뒷바람 구간에서도 무조건 속도를 올릴 필요는 없다. 편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들더라도 원래 계획한 운동 강도를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옆바람이나 돌풍으로 몸이 흔들린다면 우선 속도를 낮춰야 한다. 보행자와 자전거를 피할 여유가 있는지 확인하고, 균형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달리기를 멈추는 것이 좋다.
바람막이는 달리는 중에도 조절하자

복장은 기온뿐 아니라 바람과 땀까지 고려해 준비한다. 얇은 바람막이를 활용하되, 달리면서 더워지면 안전한 곳에 잠시 멈춰 지퍼를 열거나 겉옷을 벗는 등 조절한다.
처음부터 두꺼운 옷을 여러 겹 입고 끝까지 버티기보다 운동 중 변하는 체감에 대응하는 편이 실용적이다. 달리기를 마친 뒤에는 땀에 젖은 상태로 바람을 오래 맞으며 머무르지 않도록 귀가 동선도 생각해두자.
강풍이 예보됐다면 훈련 장소를 바꾸자
일반적인 바람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는 것과, 위험한 강풍 속에서 달리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강풍특보가 있거나 나뭇가지와 주변 물체가 날릴 정도라면 야외 러닝을 미루고 실내 운동으로 바꾸자. 달리는 도중 바람이 갑자기 강해지면 나무 아래나 임시 시설물 주변에 머무르지 말고 안전한 실내로 이동해야 한다.
바람 부는 날의 러닝 목표는 그날의 조건에 맞는 강도로 계획한 운동을 마치는 것이다. 기록을 비교할 때도 거리와 시간 옆에 바람의 방향과 체감 강도를 함께 남겨두면 다음 훈련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출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미국 국립기상청(NWS), Davies의 달리기 공기 저항 연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