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지 않아도 느끼는 수원화성…시각장애인 위한 문화유산 체험

수원시, 화성행궁서 무장애 세계유산 체험 '수원화성 여민동락' 시범운영

궁중다과·고궁산책 등 오감 활용…2027년 정규 프로그램 확대 추진

수원시가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수원지회 회원들과 진행한 무장애 세계유산 체험 프로그램 참석자들 기념촬영/제공=수원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역사와 문화를 눈으로 보는 대신 소리와 촉감, 향기 등 다양한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수원시는 지난 8일 화성행궁 일원에서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수원지회 회원들과 함께 무장애 세계유산 체험 프로그램인 '수원화성 여민동락'을 시범운영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문화유산을 향유할 수 있는 관광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열린 관광지+' 사업과 연계해 기존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을 장애인도 불편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시범운영에는 시각장애인 10명을 비롯해 인솔자와 헨켈코리아 관계자 등 모두 20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시각에 의존하는 일반적인 관람 방식에서 벗어나 청각과 촉각, 후각, 미각 등을 활용한 해설과 체험을 통해 화성행궁의 역사적 의미와 전통문화를 접했다.


프로그램은 기존 '수원화성 태평성대'를 시각장애인의 특성에 맞도록' 구성하고 시가 지난해 유네스코독일위원회와 독일 헨켈 재단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세계유산 활용 콘텐츠다. 


화성행궁을 배경으로 역사적 이야기를 체험과 결합해 방문객들이 전통문화를 보다 친숙하게 이해하도록 구성됐다.


대표 프로그램은 조선시대 궁중문화를 경험하는 '혜경궁 궁중다과 체험'과 지역 주민들이 직접 배우로 참여하는 '주민 배우와 함께하는 고궁산책'이다.


궁중다과 체험은 정조의 화성행차를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에 등장하는 다과상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궁중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전통 다과를 맛보며 당시의 생활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고궁산책은 주민 배우들의 이야기를 따라 화성행궁을 둘러보는 참여형 야간 해설 프로그램이다. 역사적 공간에 담긴 이야기를 공연과 해설로 풀어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시는 이번 시범운영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이러한 콘텐츠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감각 중심의 해설과 체험 방식을 적용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헨켈코리아가 초청한 시각장애인 단체와 함께 진행돼 국제협력으로 시작된 문화유산 활용사업을 무장애 관광으로 확장했다는 의미도 있다.


수원시는 그동안 행궁마을협동조합 등 지역공동체와 협력해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 역량을 강화해 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해에는 국가유산청이 선정한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 우수 사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시는 이번 시범운영에서 확인된 개선사항을 바탕으로 무장애 콘텐츠 운영 매뉴얼과 현장 안내체계를 보완할 방침이다.


아울러 '2026~2027 수원화성 방문의 해'와 연계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 관광 콘텐츠로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2027년부터는 '수원화성 태평성대'에 무장애 전용 체험 회차를 정규 편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세계유산 수원화성의 역사적 가치를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방문객이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라며 "국제협력을 통해 개발한 프로그램이 시각장애인들의 실제 문화유산 체험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계기로 지역의 역사문화 자원과 K-컬처 콘텐츠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겠다"며 "누구도 관광에서 소외되지 않는 열린 관광도시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작성 2026.10.09 12:22 수정 2026.10.0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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