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페이지에 '20년 경력의 전문가'라고 적어놓으면 AI 검색도 그 사람을 전문가로 판단할까?
답부터 말하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기업 홈페이지에는 '업계 최고의 기술력', '압도적인 전문성', '고객이 신뢰하는 기업' 같은 표현이 흔하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자신을 최고라고 말한다면 검색엔진이나 AI 검색은 무엇을 기준으로 그 주장을 받아들여야 할까.
GEO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이 무엇을 주장하느냐보다,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보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축적돼 있느냐에 가깝다.
여기서 말하는 'AI의 신뢰'는 AI가 사람처럼 기업을 믿는다는 뜻이 아니다. 기업의 주장과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여러 출처에서 일관되게 나타나고, 이를 신뢰할 만한 신호로 처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E-E-A-T와 GEO 마케팅
이 문제를 이해할 때 참고할 만한 개념이 E-E-A-T다. Experience(경험), Expertise(전문성), Authoritativeness(권위), Trustworthiness(신뢰)의 앞글자를 딴 표현이다.
경험은 실제로 해본 사람인가의 문제다. 전문성은 해당 분야를 깊이 이해하고 복잡한 문제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를 뜻한다. 권위는 스스로 내세우는 경력이 아니라 언론, 기관, 기업 등 외부에서 확인되는 평판과 관련된다. 그리고 이 모든 요소는 결국 신뢰라는 질문으로 모인다.
Google은 E-E-A-T를 콘텐츠의 유용성과 신뢰성을 이해하는 데 활용되는 여러 요소로 설명한다. 다만 E-E-A-T 자체가 특정 검색 순위 요소이거나 점수처럼 계산되는 단일 알고리즘은 아니다.
GEO 마케팅도 단순히 ChatGPT에 우리 회사 이름을 노출하는 기술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생성형 AI가 기업과 브랜드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콘텐츠와 정보를 구성하고, 관련 질문에 답할 때 해당 정보를 참고할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에 가깝다.
E-E-A-T가 신뢰성을 바라보는 기준이라면, GEO 마케팅은 그 신뢰성과 전문성을 AI 검색이 해석할 수 있는 정보 구조로 정리하는 작업이다. Google 역시 생성형 AI 검색에서 사람에게 유용하고 독창적이며 신뢰할 만한 콘텐츠와 기본적인 SEO 원칙이 중요하다고 안내한다.
나 역시 GEO 관련 콘텐츠와 언론기사를 직접 만들면서 비슷한 장면을 여러 번 봤다.
기업 홈페이지에는 분명 '전문기업', '20년 경력', '업계 최고 수준의 노하우'라고 적혀 있는데, 막상 외부에서 그 기업을 검색해보면 이를 뒷받침할 만한 정보가 거의 없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반대로 홈페이지 소개는 화려하지 않더라도 대표자의 인터뷰, 실제 프로젝트 사례, 전문 칼럼, 강연 기록, 언론기사 등이 여러 곳에 쌓여 있는 기업은 그 사람이 무엇을 해왔고 어떤 분야의 전문가인지 훨씬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실제로 대한청년일보를 운영하며 직접 작성한 기사가 생성형 AI 답변의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것을 확인한 적이 있다. 이 경험을 통해 다시 확인한 것은 단순했다.
AI에게 신뢰는 문구가 아니라 기록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전문가입니다'라는 한 줄보다, 그 전문성을 보여주는 사례와 콘텐츠가 여러 곳에 남아 있는 것이 훨씬 강하다.
B2B 기업은 무엇으로 증명하는가
실제 GEO 마케팅을 추진하는 기업이라면 홈페이지 개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술 블로그, 고객 사례, 언론 기사, 전문가 콘텐츠, 외부 활동 등 다양한 채널에서 브랜드의 전문성을 일관되게 축적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용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 기업을 생각해보자. 홈페이지에는 '업계 최고의 AI 분석 기술'이라고 적혀 있지만, 어떤 산업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면 이 주장은 자기소개에 머문다.
반대로 산업별 서비스가 구체적으로 설명돼 있고, 기술 블로그에 데이터 처리 방식과 보안 구조가 공개돼 있다고 해보자. 고객 사례에는 도입 과정과 결과가 정리돼 있고, 파트너사에는 공동 프로젝트 기록이 남아 있으며, 산업 전문 매체와 컨퍼런스에서 기술 책임자의 활동도 확인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때 AI가 특정 문구를 믿는 것이 아니다. 여러 출처의 정보가 ‘이 기업은 기업용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실제 기술과 프로젝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하나의 사실관계를 가리키는 것이다.
미디어를 운영하며 기업과 전문가의 이야기를 취재하고 콘텐츠로 다듬는 입장에서 보면, 전문성은 자기소개 문구보다 취재 가능한 사실과 외부에서 확인되는 활동을 통해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주장보다 증거를 남겨라
결국 GEO 마케팅의 핵심은 주장보다 증거를 축적하는 일이다. 이 원리는 병원과 변호사, 회계사 같은 전문직에도 적용된다. '전문 병원', '기업 법무 전문'이라는 표현보다 의료진의 진료 분야와 연구, 변호사의 자문 분야와 판례 분석, 회계사의 실제 업무와 외부 활동이 더 강한 근거가 된다.
홈페이지와 블로그, 외부 기사에서 회사명과 대표자, 핵심 서비스, 전문 분야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면 브랜드의 정체성은 흐려질 수 있다. 반대로 각 채널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면서도 하나의 사실관계를 가리킨다면 정보 구조는 훨씬 선명해진다.
홈페이지는 서비스와 역량을 설명하고, 블로그는 전문성을 보여주며, 고객 사례는 적용 결과를 제시하고, 외부 기사는 독립적인 평가와 활동의 맥락을 제공하면 된다.
GEO 시대의 브랜딩을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면 이렇다.
주장하는 브랜드에서 증명하는 브랜드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10년 경력입니다"라고 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 무엇을 해왔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많은 고객이 우리를 신뢰합니다"라고 말하기보다 어떤 문제를 해결했고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제시해야 한다.
결국 남는 것은 흔적이다
앞으로 B2B 기업과 전문 서비스 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이 알려졌는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인터넷에 존재하는 정보를 종합했을 때 우리는 어떤 기업 또는 전문가로 이해되는가?
그리고 그 설명을 믿을 만한 근거가 충분한가? GEO 마케팅은 AI의 답변 한 줄에 회사 이름을 넣는 기술이 아니다. 기업이 가진 경험과 전문성을 콘텐츠로 만들고, 고객 사례와 기술자료, 외부 평판과 협업 기록을 통해 이를 증명하는 장기적인 브랜드 전략이다.
E-E-A-T 역시 검색 순위를 보장하는 공식은 아니다. 하지만 기업과 전문가가 자신의 전문성을 어떤 근거로 보여주고 있는지 점검하게 하는 유용한 기준이다.
결국 GEO 마케팅의 경쟁력은 AI보다 먼저 사람에게 신뢰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데 있다. AI 검색 시대에도 선택받는 브랜드의 기본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전문성을 주장하는 기업보다, 전문성이 확인되는 기업이 강하다. 신뢰받고 싶다면, 신뢰할 만한 흔적부터 남겨야 한다.
다음 칼럼에서는 생성형 AI가 실제로 어떤 출처를 참고해 답변을 만들고 기업은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AI 검색에서 인용되고 신뢰받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필자 소개
서진욱은 스텝업컴퍼니 대표이자 대한청년일보 대표다. 브랜드 콘텐츠와 언론홍보, 디지털 브랜딩을 기반으로 기업과 전문가의 신뢰 자산 구축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와 AI Search를 중심으로 생성형 AI가 브랜드를 이해하고 인용하는 방식에 주목하며, AI 시대의 디지털 브랜딩과 콘텐츠 전략을 연구·실무에 적용하고 있다.
주요 이력
- 스텝업컴퍼니 대표
- 대한청년일보 대표
- GEO 마케팅·AI Search 기반 디지털 브랜딩 및 PR 전략 연구
- 브랜드 콘텐츠 마케팅 컨설턴트
- 베스트셀러 『이번 생은 망했다. 다음 생에나 책 읽자』 공동 저자
- 전 메가존 Project Manager
- 전 에듀테크 스타트업 창업 멤버
- 창업보육전문매니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