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 힘들어할 때 우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괜찮아질 거라고 말하는 것도, 힘내라고 격려하는 것도 때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저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주는 것이 더 큰 위로가 되는 순간도 있다.
Simon & Garfunkel의 ‘Bridge Over Troubled Water’는 바로 그런 마음을 노래한 작품이다.
그런데 이 세계적인 명곡의 출발점에는 오래된 흑인 가스펠 음악이 있었다.
1960년대 후반 Paul Simon은 미국 가스펠 그룹 The Swan Silvertones의 음악을 즐겨 들었다. 특히 ‘Mary Don’t You Weep’이라는 곡에서 리드 싱어 클로드 지터가 즉흥적으로 부른 ‘깊은 물 위의 다리’라는 이미지가 그의 귀에 남았다.
폴 사이먼은 훗날 그 가스펠 음악이 당시 자신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 작은 언어적 이미지가 씨앗이 되어 완전히 새로운 노래의 중심 은유로 발전했다.
중요한 것은 두 노래가 같은 노래라는 뜻이 아니라는 점이다.
폴 사이먼은 가스펠에서 만난 하나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어려움에 빠진 사람에게 자신이 건너갈 수 있는 다리가 되어주겠다는 새로운 노래를 만들었다. 관련 기록에 따르면 그는 나중에 클로드 지터에게 직접 그 영향을 인정하기도 했다.
노래는 처음부터 지금처럼 웅장하지 않았다.
사이먼이 처음 쓴 곡은 두 절뿐인 비교적 짧은 작품이었다. 그는 이 노래를 일종의 작은 찬가처럼 생각했다. 하지만 아트 가펑클과 프로듀서 로이 할리는 곡이 더 크게 발전할 가능성을 느꼈고, 결국 세 번째 절이 추가됐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이 노래를 쓴 사람은 폴 사이먼이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대표적인 목소리는 Art Garfunkel이다.
사이먼은 가펑클의 맑고 높은 목소리가 곡에 잘 어울린다고 판단해 리드 보컬을 맡겼다. 오히려 가펑클은 처음에는 사이먼이 직접 부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망설였지만 결국 제안을 받아들였다.
피아노 역시 곡의 분위기를 결정했다.
세션 연주자 Larry Knechtel이 연주한 피아노는 가스펠의 정서를 품으면서 조용하게 시작한다. 그래미 공식 기록에도 크네히텔은 이 곡의 편곡 수상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올라 있다.
처음에는 한 사람을 위로하는 듯 작게 시작하지만 노래가 진행될수록 악기와 목소리가 더해지며 거대한 위로처럼 확장된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이토록 따뜻한 노래가 담긴 앨범은 두 사람의 마지막 정규 스튜디오 앨범이 됐다.
《Bridge Over Troubled Water》 이후 사이먼과 가펑클은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함께 만든 마지막 앨범의 중심에 “힘들 때 내가 네 곁에 있겠다”는 노래가 놓였다는 사실은 그래서 더욱 묘한 여운을 남긴다.
1971년 제13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이 노래와 앨범은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Bridge Over Troubled Water’는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를 수상했고, 동명의 앨범은 올해의 앨범을 차지했다. 공식 그래미 기록에는 편곡과 엔지니어링 등 관련 부문 수상도 함께 남아 있다.
폴 사이먼 공식 사이트는 이 곡이 그해 다섯 개의 그래미를 받았으며, 1998년에는 그래미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다고 기록한다.
그러나 이 노래가 반세기가 넘도록 살아남은 이유는 트로피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거친 물’을 만난다.
실패일 수도 있고, 이별일 수도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일 수도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혼자서는 건너기 힘든 시간이 찾아온다.
그때 필요한 것은 반드시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다.
함께 건너주는 사람이다.
오래된 가스펠에서 흘러나온 하나의 이미지가 폴 사이먼의 마음에 머물렀고, 아트 가펑클의 목소리와 피아노를 만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위로의 노래 가운데 하나가 됐다.
그래서 ‘Bridge Over Troubled Water’는 사랑 노래이면서 우정의 노래이고, 가족의 노래이면서 누군가를 끝까지 지켜주겠다는 약속의 노래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인생에서 내가 다리가 되어준 적이 있는가.
그리고 내가 무너졌을 때 말없이 다리가 되어준 사람은 누구였는가.
이 노래가 끝난 뒤에도 오래 마음에 남는 질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