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달걀 소비가 동물복지와 친환경 사육, 품질 중심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우리 고유 품종인 토종닭을 활용한 프리미엄 달걀 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고기 생산에 집중돼 있던 토종닭 산업의 활용 범위를 산란 분야까지 확대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농촌진흥청은 자체 육성한 산란용 토종닭을 중심으로 생산과 유통이 연계되는 산업 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국토종닭협회와 협력해 씨닭 공급망을 마련하고 경북 영양군을 중심으로 사육과 달걀 생산, 유통이 연결되는 지역 기반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프리미엄 달걀 시장에서 토종닭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국내 토종닭 산업은 백숙과 삼계탕 등 계절성 소비가 강한 육계 시장에 집중돼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이러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토종닭 계통을 단계적으로 교배하고 산란 능력을 체계적으로 검정해 달걀 생산에 적합한 교배 체계를 확립했다.
시험 사육 결과도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산란용 토종닭은 최고 산란율 96%를 기록했으며 생후 64주에도 70% 이상의 산란율을 유지해 장기간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확인했다. 평균 달걀 무게는 56g으로 시중에서 유통되는 L 규격에 해당하는 수준을 보였다.
품질 측면에서도 차별성이 확인됐다. 성분 분석 결과 일반 갈색 달걀과 비교해 노른자의 비중과 단일불포화지방산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사업은 연구 성과를 실제 산업으로 연결하는 데 의미가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씨닭 생산과 공급, 농가 사육, 품질관리, 유통까지 이어지는 통합 보급 체계를 구축해 농가가 안정적으로 생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토종닭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씨닭 생산 거점 농장 선정과 운영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종자와 사육 기술을 지원하고, 협회는 생산 농가 조직화와 유통망 확보, 공동 브랜드 개발 등을 담당해 산업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도 확대된다. 경북 영양군은 산란용 토종닭을 지역 특화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소규모 산란계 농가 50곳을 육성하고, 지역에서 생산된 달걀을 선별·포장해 출하하는 공공형 유통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은 현장 실증을 통해 생산성과 경제성, 품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이를 토대로 표준 사육기술과 품질관리 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산란 능력은 꾸준히 향상시키면서도 토종닭 달걀만의 고유한 특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품종 개량을 추진해 차별화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조용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은 "이번 사업은 연구실에서 개발한 산란용 토종닭을 실제 농가와 소비시장으로 연결하는 산업화 단계"라며 "씨닭 생산부터 농가 사육, 유통까지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현장에서 생산성과 경제성을 충분히 검증해 지속 가능한 산업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산란용 토종닭 산업화는 고기 중심이던 토종닭 산업을 프리미엄 달걀 시장으로 확대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개발 성과를 현장에 적용하고 생산·유통 체계를 함께 구축함으로써 농가의 소득 다변화와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프리미엄 식품에 대한 소비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산란용 토종닭은 국내 고유 품종의 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생산 기반과 유통 체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될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와 토종닭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