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분리해도 소용없다?”… 명목뿐인 분리수거와 ‘재활용 잔혹사’

“열심히 분리해도 소용없다?”… 명목뿐인 분리수거와 ‘재활용 잔혹사’

“열심히 분리해도 소용없다?”… 명목뿐인 분리수거와 ‘재활용 잔혹사’

수거 체계 혼선·이물질 오염으로 실제 재활용률 착시 현상 심화 배달 용기·복합 소재 급증에 선별장 과부하… 선별원 인력난까지 겹쳐 전문가 “생산 단계부터 단일 소재화 의무화 및 선별 인프라 선진화 시급”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쓰레기 분리배출 참여율’을 자랑한다. 하지만 시민들이 가정에서 열심히 씻고 분류해 배출한 재활용품이 선별장으로 들어간 뒤 실제 고품질 자원으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 문화 확산에 따른 일회용품 폭증과 복합 소재 용기 범람, 그리고 엉성한 수거·선별 체계가 맞물리면서 쓰레기 분리수거 제도가 거대한 ‘착시 효과’에 갇혀 있다는 비판이다.

분리수거 현장의 실태와 핵심 문제점, 개선 방향을 짚어본다.

■ 1. ‘재활용 불능’ 배달 용기 폭증과 이물질 오염

배달 음식 소비 정착으로 플라스틱 용기 사용량은 급증했으나, 정작 배출되는 용기의 상당수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음식물 양념이 깊게 배어 씻기지 않거나, 스티커 및 테이프가 그대로 붙어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오염된 플라스틱이 한두 개만 섞여도 전체 재활용품의 품질을 떨어뜨려 선별장에서 소각되거나 매립지로 직행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 2. ‘분리 불가능’ 복합 소재의 함정

제품 생산 단계부터 재활용을 고려하지 않은 구조적 문제도 크다. 페트병과 라벨의 소재가 달라 분리가 어렵거나, 알루미늄·플라스틱이 겹겹이 합성된 포장재, 색상이 들어간 유색 페트병 등은 현재 선별 기술로 분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비자가 아무리 성의 있게 분리수거를 해도 제품 자체가 '재활용 불능'으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아 구조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 3. 선별장 과부하와 열악한 인프라

전국 재활용품 선별장은 쏟아지는 쓰레기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과부하 상태다. 자동화 정밀 선별 설비를 갖춘 곳이 부족해 여전히 사람의 손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은데, 작업 환경이 열악하고 인력난이 심해 선별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선별장을 거친 후에도 상당량의 재활용품이 잔재물(쓰레기)로 재분류되어 버려지고 있다.

■ 4. 지자체·주거 형태별 분리배출 기준 혼선

투명 페트병 별도 배출제 등 제도는 늘어나고 있으나,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아파트), 지자체별로 수거 방식과 품목 기준이 제각각이다. 명확하지 않은 배출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시민들은 혼란을 겪고 있으며, 잘못된 정보로 배출된 쓰레기가 선별 작업을 더욱 방해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 전문가 조언: “생산자 책임 강화와 선별 시스템 체질 개선 필요”

자원순환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생산-배출-선별-재활용 전 과정의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강화 및 단일 소재화: 기업이 제품 설계 단계부터 단일 소재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재활용이 어려운 복합 소재 포장재 생산 시 높은 환경 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

선별장 자동화 인프라 투입: 광학 선별기, AI 로봇 선별기 등 첨단 기술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부 및 지자체 지원을 확대하여 선별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

직관적인 통일 가이드라인 제공: 지자체별로 상이한 배출 요령을 통일하고, 직관적이고 알기 쉬운 분리배출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버려지는 쓰레기가 진정한 자원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단순한 ‘버리기’를 넘어 제품의 생산부터 재사용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확립이 시급한 시점이다.

작성 2026.10.02 12:21 수정 2026.10.0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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