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집값 86주째 상승 ‘역대 최장’ 강남서 시작된 냉기, 용산까지 번졌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5주 연속 축소 용산 22주 만에 하락 전환
서울 전체는 0.09% 올라 86주 연속 상승 중하위권 지역이 상승세 떠받쳐
서울 주택시장의 온도 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86주 연속 오르며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새로 썼지만, 시장을 이끌던 강남 3구에 이어 용산구마저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전체의 상승 폭도 5주 연속 둔화하면서 장기간 이어진 상승장의 흐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넷째 주(9월 28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상승했다.
그러나 지역별로 들여다보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용산구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1% 하락했다. 용산구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22주 만이다.
용산구까지 하락 대열에 합류하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아파트값이 떨어진 지역은 4곳으로 늘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지난 8월 둘째 주부터 8주 연속 하락했다. 송파구 역시 지난달 첫째 주부터 4주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특히 강남구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한 주 동안 0.56% 떨어졌다. 전주 하락률 0.42%보다 낙폭이 더 커졌다.
이는 2019년 1월 넷째 주 기록한 0.59% 하락 이후 7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해온 강남권에서 가격 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강남 3구에서 시작된 약세가 용산구를 거쳐 이른바 ‘마용성’을 비롯한 한강벨트 핵심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성동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 0.12%에서 0.07%로 낮아졌다. 마포구는 0.08% 상승하며 전주보다 상승 폭이 0.02%포인트 확대됐지만, 상승률 자체는 높지 않은 수준이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핵심 지역의 가격 흐름과 달리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보다 0.09%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공표 기준으로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6주 연속 상승이다. 역대 최장 상승 기록도 새로 썼다.
종전 최장 기록은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 이어진 85주 연속 상승이었다. 이번에 86주를 기록하면서 기존 기록을 넘어섰다.
다만 과거 상승기와는 시장의 내부 흐름이 다르다. 강남권과 용산 등 고가 주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반면 중하위권 지역의 가격 상승이 서울 전체 아파트값을 떠받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전체의 상승률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9%로 전주 0.13%보다 0.04%포인트 축소됐다. 상승 폭은 5주 연속 둔화했다. 지난 3월 넷째 주 0.06% 상승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시 서울 주택시장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세 부담을 줄이려는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이 8만건을 넘어서는 등 매물이 빠르게 쌓이던 시기였다.
이번에는 세제 개편에 따른 보유 부담과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이 시장을 누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가격 수준이 높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조정 폭이 커지면서 서울 전체 상승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 3구가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이 큰 만큼 이들 지역의 하락세 확대는 전반적으로 서울 가격 상승률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세제 개편 등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 심리도 위축돼 거래 둔화와 가격 약세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매매와 전월세 시장의 매물 부족은 향후 집값 흐름을 좌우할 또 다른 변수다. 공급되는 매물과 실제 매수 수요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남권에서 시작된 가격 조정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할지, 중하위권 지역의 상승세가 서울 집값을 계속 떠받칠지가 향후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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