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는 날 없이 일해도 적자"… 벼랑 끝으로 내몰린 자영업자의 눈물
[리드] 서울 마포구에서 10년째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52) 씨는 매일 새벽 재료를 준비해 밤늦게 문을 닫는다. 쉬는 날 없이 하루 14시간 넘게 일하지만 손에 쥐는 돈은 사실상 '0원'에 가깝다. 치솟은 식자재비와 임대료, 가스·전기요금에 매달 돌아오는 대출 이자를 빼고 나면 적자를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씨는 "알바생보다 못한 버이로 근근이 버티다 이젠 빚 갚을 길조차 막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본문 1] "버틸수록 손해"… 역대급 폐업 한파와 희망의 단절
대한민국 골목상권을 받쳐오던 자영업자들의 삶이 한계 상황을 넘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내수 경기 침체 장기화로 소비 심리는 나날이 냉각되는 반면, 원자재비·인건비·임대료 등 고정비용은 급등하면서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고비용·저수익 구조가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버티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이제는 폐업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처지다. 점포를 비울 때 들어가는 철거비와 원상복구 비용, 상가 권리금 보전 문제 때문에 적자를 감수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문을 열어두는 '지옥의 레이스'를 이어가는 자영업자가 부지기수다.
[본문 2] '빚으로 버틴 시간의 역습'… 대출 폭탄과 다중채무 부실화
자영업자들을 가장 무겁게 짓누르는 것은 '대출 채무의 굴레'다. 팬데믹 시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끌어쓴 소상공인 대출과 정책자금의 상환 시기가 도래하면서 자영업자들의 금융 부담은 시한폭탄으로 변했다.
특히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고, 1금융권 문턱을 넘지 못해 저축은행·카드론·대부업 등 고금리 2·3금융권으로 내몰린 '생계형 대출'이 급증했다. 버는 돈으로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면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으며, 이는 자영업자 개인의 파산을 넘어 금융권 전체의 리스크로 전이되고 있다.
[본문 3] 플랫폼 수수료 이중고… 변화된 유통 생태계의 그늘
오프라인 자영업자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은 배달 앱과 온라인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 부담이다.
소비 패러다임이 배달과 온라인 쇼핑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플랫폼 입점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하지만 높은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노출 광고비 부담으로 인해 "매출은 늘어도 남는 게 없다"는 하소연이 쏟아진다. 거대 플랫폼의 독과점적 지위 속에서 자영업자는 자율적인 가격 결정권조차 잃은 채 플랫폼 노동자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론] 임봉책 넘어선 '채무 재조정과 구조적 재기 지원' 절실
'자영업자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대출 연장이나 현금성 지원을 넘어서는 구조적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선 한계 상황에 다다른 한계 차주에 대해 성실 상환자에 대한 이자 감면, 장기 분할 상환 전환, 과감한 채무 조정(워크아웃) 정책을 통해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 또한 폐업을 결정한 자영업자가 절망에 빠지지 않고 임금 노동자로 전환하거나 새로운 영역으로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 '정교한 재취업·재창업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소상공인 전문가는 "자영업자의 위기는 단순한 개인의 경영 실패가 아닌, 한국 내수 경제 생태계 전체의 구조적 경고 신호"라며 "플랫폼 불공정 행위 근절, 내수 진작책 마련과 함께 과당경쟁에 내몰린 자영업 구조를 개편하는 대수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