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이 법령상 근거가 없는 현금 격려금을 대법관들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해 온 사실이 드러나며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에서 열린 질의에서 대법관들이 매달 평균 200만 원, 많게는 300만 원 이상의 현금을 격려금 명목으로 받아온 것이 확인됐다. 법원행정처장은 해당 금액을 연구관 및 직원들과 함께 사용했다고 해명했으나, 감사원 감사 결과 현금으로 일률적으로 지급되어 실제 사용처를 증빙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 문제로 지적됐다. 이미 대법관들은 특정업무경비로 매월 512만 원(카드 482만 원, 현금 30만 원)을 지원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현금 쌈짓돈을 조성했다는 강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감사원의 지적에 따르면 대법원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대법관들에게 지급한 격려금 총액은 약 14억 원에 달한다. 대법원 예산 집행 지침에는 법령상 근거가 없는 격려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하거나 업무와 관련 없는 내부 직원 격려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법원행정처장은 현금 지급 자체는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여 빈축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대법원 측은 2026년 7월부터 정부 기획예산처 지침에 맞춰 일률적 지급을 중단하고 실적과 업무 내용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뒤늦게 변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구체적인 지출 내역 보고는 여전히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금 격려금 외에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집행 관행도 질타를 받았다. 50만 원 이상의 업무추진비를 결제할 경우 주된 상대방의 소속과 성명을 정확히 기재해야 하지만, 대법원이 이를 회피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의혹이다.
질의 과정에서는 10명이 식사한 후 7만 5천 원짜리 단가를 낮추기 위해 참석자를 38명이 2만 원씩 먹은 것으로 허위 기재한 정황이 폭로되었다. 행정처장은 다른 정부 부처도 동일하게 대표 한 명만 기재하고 있다고 변명했으나, 세금으로 조성된 국가 예산을 원칙 없이 사적으로 남용하고 빠져나간다는 날 선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대한민국 최고 사법기관이 예산 지침을 위반하고 특권 의식에 빠져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산업신문, 이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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